매년 풍성한 계획을 세워 보지만 연말이면 기억도 가물하고 이룬 것도 신통치 않다. 그래도 다가오는 희망의 한 해를 꿈꾼다. 이번 호에서는 신년에 준비하고 다짐해야 하는 몇 가지를 꼽아서 정리해 보았다. 어느 국내 학자가 새로운 연구를 위해 노력하던 중 우연히 관련 분야 도서목록을 보다가 자신이 목표한 연구 내용이 거의 모두 책으로 출간됐음을 발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시대를 초월해 지혜의 절대 보고(寶庫)는 책이다.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위용은 아직도 건재하다. 그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모았다. 행복한 인생을 위한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교만하지 않은 인간 본연의 모습에는 감사함이 가득하다. 감사편지로 인해 인생이 바뀐 사례를 소개한다. 인생 100세, 이제는 멀지 않은 시대라고 말한다. 일본의 100세 ‘청춘’ 시인의 삶의 울림을 들어 본다. 정신이 명징해도 육체가 받쳐주어야 온전한 한 몸이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채식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 실천하는 의사들의 체험담을 모아 보았다.
책에서 얻는 개인·기업의 미래와 성공
40여 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흑자행진을 이어온 포스코의 ‘창의적 사고’의 원천은 무엇일까. 불모의 땅에서 세계 일류의 철강제국을 일궈낸 포스코의 혁신정신은 어떻게 꽃을 피웠을까. 이 모든 질문을 아우르는 답은 바로 책에 있다. 수많은 전략과 실행 지침들이 포스코를 키운 성장 동력이었지만 그 힘의 뿌리는 지식과 아이디어의 보고인 책에서 나온 것이었다.
포스코의 책 읽는 분위기는 좀 다르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읽고 좋다 싶으면 직원들에게 넌지시 권하는 식이다. 경제경영서부터 인문교양서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포스코 직원들은 그중에서 필요한 책을 골라 읽거나, 아니면‘CEO도 이런 책들에서 아이디어를 얻는구나’ 하며 각자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그 공유 매개체가 포스코신문의 ‘CEO가 추천하는 한 권의 책 ’ 코너다.
<미래 10년 독서 1, 2>(고두현 지음·도어즈)는 포스코신문에 소개된 책 150여 권 가운데 83권을 가려 뽑아 그 속에 담긴 메시지들을 1, 2권으로 나눠 엮었다. 1권은 경제경영서 중심의 ‘아이디어 서재’, 2권은 인문교양서 위주의 ‘크리에이티브 서재’로 나뉘어 있다. 책마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와 기업인들의 경영 사례, 주제, 저자, 트렌드 등에 따른 관련 도서까지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
1권에 실린 책은 ‘좋은 기업,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키우는 방법, 마케팅, 협상’ 등 비즈니스맨들이 꼭 알아야 할 경제경영서들이다. 2권에서는 시대를 가로지르는 지혜와 폭넓은 시야, 인간 중심의 가치실현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인문교양서들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인간이 만든 창조품 가운데 ‘지혜’가 담긴 것은 ‘책’이 유일할 것이다. 저자는 책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재차 강조한다.
“요즘은 책이 넘쳐나서 귀한 맛이 덜한 것 같지만, 사람이나 기업이나 사회나 국가나 ‘정신의 곳간’이 풍요로워야 발전하고 품격이 높아진다고 했다. 빌 게이츠도 ‘도서관이 나를 키웠다고 하지 않았던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와 부자들은 금고가 아니라 서재를 넓힌 사람이었다.”
어록에서 배우는 스티브 잡스의 인생과 경영
2011년 10월 5일,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티브 잡스가 5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세상에 알렸다. 전 세계적으로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퍼져 나갔고, 생전에 그가 이룩한 업적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쏟아졌다. 이제 그는 단순한 혁신가이거나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목, 최고의 CEO를 넘어 인류 전체의 삶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한 사람이 됐다.
1976년부터 잡스는 그의 생각을 매체를 따지지 않고 활발히 전했다.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든 확실한 것은, 그가 60억 인구에게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촌철살인의 명언들을 남겼다는 점이다.
(조지 빔 지음·쌤앤파커스)는 그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범인(凡人)의 지혜를 뛰어 넘는 앞선 혜안과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잡스의 어록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가 남긴 말을 천천히 다시 음미하면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그의 탁견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본문은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생과 길, 혁신과 비범함, 열정과 탁월함, 비즈니스와 성공, 기술과 미래’의 각 주제에 대한 어록을 게재했다.
2005년 6월 12일에 진행된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은 그 내용뿐 아니라 영상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다. 성인이 되면 직장 또는 창업을 통해 일을 시작하는데, 이 연설에서는 ‘일의 가치관’에 대해 강조한다.
“여러분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일은 여러분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진심으로 만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위대한 일을 한다고 자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이 그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요? 계속해서 찾으세요. 현실에 안주하지 마십시오. 진심을 다하면 그것을 찾았을 때 알게 될 겁니다.”
또한 잡스의 이력서 일부를 볼 수 있는데 ‘목표’항목에는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음’이라고 게재돼 있다. 그는 세계적인 통찰력의 대가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지혜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어 보인다. “소크라테스와 함께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맞바꾸겠다.”(뉴스위크·2001년 10월 28일).
생존에 대한 절박함과 간절함도 느낄 수 있다. “우리 분야에서 ‘승리’는 ‘살아남기’라고 쓰인다.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여기서 벗어나 우리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타임·2003년 2월 5일)
365일 감사함이 인생을 바꾼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작은 로펌을 운영하며 고군분투하는 변호사이자 사업가다. 2007년 겨울, 삶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렸다. 사무실 임대계약이 끝나가고 있지만 오랜 적자로 임대료를 낼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이혼 때문에 가정 문제도 크게 엉켜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내년에는 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예고다.”
<365 Thank You>(존 크랠릭 지음·한국경제신문사)는 로스앤젤레스(LA) 주 대법원 판사인 저자가 인생의 최악이라고 생각되던 시기에 감사할 거리를 찾고, 감사편지를 쓰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삶과 마음의 변화를 담았다. 그는 지인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감사의 편지를 받고 그 속에서 삶의 중요한 것을 깨닫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365 감사편지’를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직장 동료, 가게 점원, 대학 친구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손수 쓴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저자는 감사할 거리를 찾고 또 그것을 표현하는 동안 스스로의 삶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게 됐다. 그 결과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고 놀랄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편지를 쓰는 시간이 명상이나 요가보다 더 나은 성취감을 주었다고 고백한다.
책의 마지막에 ‘감사편지 쓰는 법’을 전한다. 저자는 3×5cm 크기의 작은 카드를 사용했는데, 이유는 작은 크기는 분위기를 잡을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여유 공간이 많으면 본래 의도했던 ‘감사쪽지’가 아니라 ‘긴 감사 글’이 될 위험이 있다. 작은 카드의 간결성은, 더 복잡하고 덜 감탄스러운 다른 생각들로부터 글쓴이의 진정한 감사함이 훼손되는 것을 막아준다. 저자는 책이 출간되고 나서 세계 곳곳의 많은 독자들로부터 감사편지를 받기 시작했다는 수백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는 에필로그에 지금부터라도 ‘감사편지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비과학적이고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는 감사편지를 쓰는 것은 좋은 일이며 세상을 더 착한 곳으로 만들어 준다고 감히 말한다. 그것은 나 역시도 더 착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성공 또는 물질적 성취를 넘는 그 이상의 경험, 이것이 내가 추구했던 것이다.”
100세 시인이 들려주는 100년 인생의 울림 몇 년 전 명리학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대학 때부터 동양사상에 관심이 많았던 바 호기심이 발동해 그와의 맞대결을 상상했다. 각자 전문 영역으로 대결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던 차에 ‘낯빛’이 떠올랐다. 낯빛은 마음먹는다고 1~2년 사이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곧게 살아야 은은한 낯빛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낯빛은 개인사에 대한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 신카와 가즈에는 99세에 펴낸 시바타 도요의 첫 시집 <약해지지 마>의 100만 부 돌파 축하 모임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예로부터 마흔 살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책임을 지라고 했습니다. 시바타 씨는 90년에 걸쳐 신문광고 등에서 자주 크게 다뤄지고 있는 지금의 얼굴을 만드셨습니다. 무가(武家)에서 자란 듯한 품격과 부드러운 바람에 날리며 핀 꽃 같은 저 미소.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시도 사랑받고 존경받을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저는 시바타 씨의 저 얼굴이야말로 시바타 씨 최대의 걸작이라고 감탄하면서 뵙고 있습니다.”
<100세>(시바타 도요 지음·지식여행)는 저자의 두 번째 시집으로, 100세를 맞이해 일상 속에서 읊었던 마음의 시 20편을 담았다. 저자는 터질 듯한 기분을 시로 옮겨 인생의 마지막을 크게 꽃 피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시작법(詩作法)에 대해 이렇게 전한다.
“저는 시를 쓸 때 항상 마지막에 전체를 다듬는 작업을 합니다. 어려운 말을 일절 쓰지 않고 쉬운 말로 쓰고 있습니다. 필요 없는 문구는 전부 생략하고 필요한 말, ‘내용을 담은 말’만 갖고 만들어 갑니다.”
‘길-당신에게’에서는 인생길에서 힘들면 쉬어가라고 말하면서 힘내라는 용기도 준다.
‘좋아하는 길이라면/ 울퉁불퉁한 길이라도/ 걸어갈 수 있어/ 힘들어지면/ 잠시 쉬며 하늘을 보고/ 쭉/ 걸어가는 거야// 따라오고 있어/ 당신의 그림자가/ 힘내/ 하고 말하면서’
저자는 지금 ‘현재’가 가장 행복하며 상냥하게 살라고도 조언한다. “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상냥히 대한다. 그리고 남이 상냥하게 대해준 걸 잊지 않는다. 이것이 100년 역사에서 배운 것입니다.”
이어서 ‘상냥함’이란 제목의 시 한 편을 전한다.
‘나이가 들면/ 상냥함을/ 원하게 돼/ 그걸 영양분 삼아/ 기운을 차리지// 하지만 가짜 상냥함을 먹었을 때는 토하고 말아// 진실한 상냥함/ 손수 만들 요리를/ 먹게 해주길’
현직 의사들이 전하는 채식 건강법
“본격적으로 현미밥 채식을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났다. 몸무게가 4~ 5kg 줄었다. 딱 고등학교 시절 몸무게다. 혈압이나 혈중 지방 농도는 당연히 낮게 나온다. 하지만 채식을 하면서 느끼게 된 몸의 변화는 이것만이 아니다. 우선 식후 나른함이 줄었고, 전반적인 피로감도 줄었다. 화장실도 하루에 1~2번 가게 됐다. 뱃살이 줄고, 허리가 2인치가량 줄어 바지를 새로 사야 할 형편이 됐다. 피부에는 잡티가 없어졌다. 그리고 몸이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느낌을 여기저기 얘기하고 싶어졌다.”
<채식이 답이다>(베지닥터 지음·스토리플래너)는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 회원들의 채식 실천 경험담을 담은 건강 지침서다. 먼저 각종 성인병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절식과 아울러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목이 아닌 기계적인 축산을 하고 있고 성장호르몬, 항생제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되는데 이런 물질들이 고기에 축적되면 그 성분들이 가져올 장기적 폐해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소화기관과 구강구조는 초식동물의 것과 거의 같다고 설명하면서 육식으로 인한 인간의 질환은 고기의 오염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육식 자체가 인간의 몸 구조와 맞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채식은 채소에 기초한 곡식류, 잎채류, 열매, 과일, 견과류 등을 포함한다. 채식은 살아 있는 에너지가 가득한 채소와 과일을 주 식단으로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섭생법이다. 영양성분을 분석해 보면 필수적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모두 들어 있다. 채식이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같은 성인병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이미 여러 임상에서 확인되고 있다.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미밥 채식’을 소개한다. 밥을 100% 현미로 먹고 고기, 달걀, 우유,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제외한 채소, 과일, 버섯류, 콩류, 견과류, 해조류를 골고루 먹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황제내경>(黃帝內徑)에서 유일하게 완전식품이라고 언급된 것이 ‘현미’다. 현미는 음양오행의 기운을 조화롭게 갖추고 있어 훌륭한 주식이 될 수 있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ktkang21@han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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