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달리 상승 기대를 안고 출발했던 2011년 중국 주식시장은 두세 차례 상승국면이 나타나긴 했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연초 대비 1.6% 하락했다. 지난해 시장을 짓누르던 공급 물량은 줄었지만, 2분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워낙 커져 강도 높은 통화긴축이 지속된 데다, 성장률도 하락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맞이하는 하반기 첫날(7월 1일)을 전후해 보다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하반기에 경기회복 움직임 기대에 맞춰 반등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잠재 위협요인이 지속되는 한 중장기적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하반기에 경기회복 움직임 기대에 맞춰 반등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잠재 위협요인이 지속되는 한 중장기적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중국 부동산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

시장 전망이 비관에서 다소 낙관적으로 변화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인플레가 잡힐 것 같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만간 5%대까지 치솟던 물가상승률이 한풀 꺾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인플레에 영향을 주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 때문이다.

첫째, 중국과 같이 시장에서 금리효과가 취약한 국가에서는 통화량과 신용대출의 증가와 인플레의 상관관계가 특히 높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해온 통화증가율이 금년 들어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6월 M1·M2 증가율이 모두 바닥에 근접했다.

은행의 신규 신용대출도 5~6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고 2분기 신용대출 총액도 시장 기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적어도 통화증발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한 인플레 압력은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둘째,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 둔화도 인플레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다. 5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그 증가율이 지난해 초의 20~21%에서 13%대로 크게 하락했고, 6월 구매자지수(PMI)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50.9까지 떨어져 호경기와 불경기의 구분 기준인 50에 근접한 상황이다.

셋째, 최근 국제 상품시세 하락도 중국의 수입 인플레 압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비축된 원유 공급으로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각종 농산물 가격도 경작 면적과 재고량이 시장전망치를 초과해 시카고와 뉴욕 상품거래소의 농산물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고삐를 바짝 죄던 정부 정책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책 변화에는 통화와 신용대출, 재정정책, 매매는 물론 가격 제한도 불사해온 부동산 정책도 포함된다. 그동안 말이 많던 중국의 부동산 정책이 조심스럽지만 바뀔 것으로 보이는데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최근 일부 개발업체들이 분양가 할인을 시작하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집값 하락이 더 이어진다면 부동산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것이란 것이다.

둘째, 그동안 지방정부가 각종 인프라사업을 위해 조달한 채무의 상환 압력 때문에서라도 부동산 시장 회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지방정부의 추가적인 수입은 현재로선 토지매매 대금 이외엔 없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토지시장 회복이 필요하다.

하반기 주식시장 칠상팔하(七上八下)

이처럼 인플레가 꺾이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전환하면 일단 경기가 살아나고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므로 몇 가지 지표만 나타나면 상승 전환할 것이다.

기관들도 3분기 중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곳이 많다. 중국의 대표적 증권회사인 중진공사(中金公司)는 하반기 주식시장을 칠상팔하(七上八下)의 반등이라고 설명한다.

7월 상순에서 8월 하순 사이에 반등할 것이라고 하는데, 통화증가율의 역사적 저점과 재고 순환주기의 하단 진입을 근거로 하고 있다. 자오상증권(招商證券)은 거시경제 관점에서 중국과 미국 경기는 3분기 중 바닥권에 있겠지만 중진공사와 마찬가지로 통화증가율이 낮고 상품 가격도 떨어져 있어 점차 완화정책을 쓸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경기도 회복되고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궈진증권(國金證券)은 하반기에 경기 저점 도달과 점진적 이익증가 예상을 근거로 조정 후 상승으로 보고 있고, 궈신증권(國信證券)과 핑안증권(平安證券)은 대단히 낙관적으로 시장을 예상하고 있다.

비관적인 증권사도 있다. 궈타이쥔안증권(國泰君安證券)은 미국·유럽의 불안요인,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 하반기에도 바닥권을 탈피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화타이롄허증권(華泰聯合證券)도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안 하기로 한 미국이 채무상환을 위해 8월 초 글로벌 자금의 미국 유입을 추진한다면 일시적으로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이탈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가지수는 어느 수준일까. 중국의 대다수 대형 증권사들은 통화완화 정책과 경기 상승국면 재진입 등으로 주가가 반등해 2800~3600, 일부는 4000선까지를 예상한다. 그러나 필자는 현실적으로 미국의 경기둔화, 유럽의 채무위기, 중국 부동산의 불안 등 불확실한 요인도 만만치 않아 2500~3400 정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선인완궈증권(申銀万國證券)은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3분기 중 500포인트 정도의 반등을 예상하고 현 수준에서 주식 매입을 주장하고 있다. 선인완궈증권은 만약 4분기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져 4%대까지 떨어지면 주가는 3600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관심 업종으로는 7~8월에는 시멘트, 기계, 자동차, 화학, 부동산 등을, 9월 이후에는 소비, 의약, 음식료, 백색가전 등을 추천한다. 증권사들은 이들 업종 중에서도 가격이 싸고 성장성 있는 주식을 선별해서 매입하기를 권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채무와 유럽 상황이 걸림돌

하지만 중국의 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지방정부의 과도한 채무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람세핑 홍콩대 교수는 현재 중국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돼지고기 파동에 따른 물가 상승이 아니라 지방정부 채무라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

금년 말과 내년이 지방사업주체들의 원리금 상환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여서, 지방사업주체들의 엄청난 부실이 점차 드러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윈난성(雲南省) 도로개발투자유한공사가 은행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와 상하이시의 도시투자개발공사가 거의 파산 수준이라는 소문 등은 시장의 관심과 우려를 잘 설명한다. 현재 인민은행이 지방사업주체에 빌려준 대출은 총 2444조 원, 그중 340조 원이 부실하다고 한다.

두 번째는 유럽과 미국 채무 정리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남유럽의 채무는 그리스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근원적 해결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 갚을 능력이 없을 경우 일정 채무의 탕감이 불가피한데, 그 경우 독일, 프랑스 등도 신용도 하락, 환율 급락으로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 등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위기를 겪을 게 뻔하다.

예전 같으면 이러한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할 미국이 자국 채무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세계 제일의 강대국 입에서 국채이자를 연체하자는 한심한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정부가 국채 발행을 계속하기 위해 채무규모 상한선 조정을 하려고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재정지출 감축을 조건으로 내걸어 양당 합의가 쉽지 않다. 신용등급 추락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타협하겠지만 엄청난 국가채무는 경기회복으로 국가의 살림살이 좋아지지 않는 한 계속 비상상황이고 언제든 전 세계, 특히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최대의 위협요인이다.

따라서 중국의 주식시장은 하반기에 경기회복 움직임 기대에 맞춰 반등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잠재 위협요인이 지속되는 한 중장기적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 지방정부의 부실은 시간이 가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유신 서강대·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경제학 박사
일러스트·황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