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전문가들은 전체 금융자산 중 7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고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이라고 권했다.

상반기는 어느새 지나고 하반기를 맞고 있다. 연말 고수익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하반기 시장 전망을 잘 따져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시점이다. 국내 7개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장이나 자산관리부서장들은 여전히 주식 위주의 자산 배분을 권했다.

특히 해외보다는 국내 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주식형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에선 2009년 3분기 이후 기간 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추천이 가장 많았다. 선진국 시장 중 미국도 관심을 가질 만한 지역으로 꼽혔다.

주식이 최우선 투자 대상

자신의 금융자산 중 주식을 60~70% 정도 투자하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3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는 미국,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의 안정에 힘입어 인플레이션 우려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식에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하는 대신 채권과 원자재 비중은 축소할 것”을 권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기업 실적 개선과 국내외 경기 회복 모멘텀으로 주식시장은 점진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주식형 펀드 비중을 60% 정도 가져가고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주가연계펀드(ELF)와 같은 대안 상품도 20%가량 투자할 것”을 권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글로벌 거시경제지표의 부진과 그리스 채무 조정, 중국의 긴축 지속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소프트패치 여부 등 시장 불확실성을 확인한 후 주식형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보다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 주식형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국내 쪽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김대열 팀장은 국내 주식형 비중을 최대 70%까지 늘릴 것을 권했다. 국내 65%와 해외 35%의 비중을 추천한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장은 “국내 기업의 양호한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하락으로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조정 시마다 저가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정책 종료에 대한 경계감과 그리스 채무 조정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선진 증시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는 국내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해외는 중국 등 이머징마켓을 유망 지역으로 꼽았다. 조병준 동양종금증권 자산전략팀 연구위원을 제외한 6명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중국을 외쳤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에는 신흥국 인플레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긴축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오랜 기간 조정으로 가격 매력도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순으로 유망 지역을 꼽았다. 박진환 부장도 “중국 긴축은 유동성을 조절할 목적이므로 높은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3개월 연속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해 경기 회복을 암시하고 있어 중국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중복 추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가 가장 많은 3명의 전문가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았다. 이 펀드는 국내 대표 우량주에 집중 투자해 연초 이후 13%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김용희 팀장은 “상반기 성과가 우수했을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핵심 업종 위주의 대형 성장주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여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 펀드에 대한 추천도 잇따랐다. 조병준 연구위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 종목이나 녹색성장 산업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라며 “지난 1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낸 덕분에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투신운용의 대표 펀드인 ‘한국투자한국의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도 올 들어 수익률이 부진하긴 하지만 추천 펀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코리아소수정예’,‘KB밸류포커스’,‘GS골드스코프1호’ 등 압축형 펀드들도 유망 펀드로 꼽혔다.
[Asset Special] 국내 주식형 펀드가 투자 1순위 해외 펀드는 중국·미국 추천
중국 본토 펀드 추천 쏟아져

해외에선 ‘KB중국본토A주’,‘현대차이나A주’,‘삼성차이나본토포커스’등 중국 본토 펀드들이 줄줄이 추천 대상에 올랐다. 지난 3월 출시된 ‘KB중국본토A주’는 중국 전문 운용사인 하베스트운용과 보세라운용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들 운용사의 분기별 성과를 측정해 배분 비율을 조정한다. 총 설정한도 1200억 원 중 아직 한도가 남아 있어 현재도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차이나A주’는 개별 주식이 아닌 상하이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한다.

개별 종목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은 없애고 지수 흐름만을 추종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주식(홍콩H주)에 투자하는 ‘신한BNPP차이나오퍼튜니티’도 이계웅 팀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는 2명의 전문가로부터 유망 펀드로 꼽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4개국 업종대표주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브릭스 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상위권에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피델리티미국’도 중복 추천을 받았다. 미국이 소프트패치 이후 점진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펀드는 가치주와 성장주를 적절히 섞으며 종목 중심의 보텀업 전략을 구사한다. 이 밖에 한국과 미국에 분산투자를 하는 ‘동양TG KOR-US’와 ‘F인디아플러스’ 등도 유망 펀드로 꼽혔다.

리츠펀드도 관심

원자재펀드나 리츠펀드도 자산배분 차원에서 투자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원자재펀드는 블랙록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펀드들이 주로 추천을 받았다. ‘블랙록월드광업주’와 ‘블랙록월드에너지’, ‘미래에셋맵스로저스커머더티’ 등이다.

인플레를 헤지할 수 있는 데다 경기 회복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커머더티’는 특정 상품보다는 에너지, 곡물, 산업용 금속, 귀금속, 가축 등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한다.

‘한화라살글로벌리츠’도 중복 추천을 받았다. 이계웅 팀장은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공실률이 낮아지고 임대료도 인상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글로벌 리츠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템플턴글로벌(채권)’,‘알리안츠핌코이머징로컬(채권)’ 등 해외 채권형 펀드에 대한 추천도 있었다. 김용희 팀장은 “해외 채권형 펀드에 대한 기대치는 작년보다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기예금보다 소폭 높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핌코이머징로컬(채권)’은 이머징 채권에 해당국 통화로 투자하는 펀드로 이머징 지역의 높은 이자수익과 자본수익, 환차익을 추구한다. 신흥국 통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펀드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