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가 주식투자에 나선 것은 대학 4학년 때인 1987년 3월이다. 대학 졸업 후 서울증권을 시작으로 세종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 등을 거치며 한 해도 빠짐없이 금리의 2~3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거둔 신화적인 존재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돈을 잃어본 적이 없다는 박 대표에게 지혜로운 투자의 길을 물었다.
[Road to Investment] “선물 매매 통한 절대 수익 추구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모범 보이겠다”
FWS투자자문은 2006년 문을 연 중견 투자자문사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51%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고 박상운 대표의 지분은 49%다. 그간 FWS투자자문은 타워팰리스를 중심으로 강남의 개인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투자자문과 투자일임을 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부터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농협중앙회 주식 위탁운용사로, 11월에는 현대증권 자산배분형 자문형랩운용사로 선정됐다. 2011년 들어서 농협중앙회로부터 주식운용자금 추가 위탁을 받은 데 이어 하나은행의 주식 위탁운용사로, 또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주식형 자문형랩운용사로 선정됐다. 운용자산도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늘어 5월 24일 현재 운용자산은 약 2884억 원에 이른다.

회사가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박 대표는 “선물 매매를 통해 절대 수익을 추구한 결과”라고 말한다. 많은 투자자문사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채권 등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데 반해 FWS투자자문은 주식과 선물 매매를 주로 한다.

FWS투자자문은 특히 코스피200 지수 선물 매매를 통해 주식시장의 방향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코스피 대비 높은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

실제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FWS투자자문의 자산배분형 계좌의 운용 수익률은 2010년 7월 2일 이후 2011년 5월 24일 기준으로 96.0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23.32%임을 감안하면 72.75% 초과 수익이다.

박 대표는 현재 선물 매매를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투자전략을 통해 앞으로도 금리의 2~3배에 달하는 수익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던 6월 초, 장을 마감하고 숨을 돌리고 있는 그를 서울 도곡동 트레이딩 룸에서 만났다.
[Road to Investment] “선물 매매 통한 절대 수익 추구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모범 보이겠다”
오늘 장은 어땠습니까.

“여전히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선물은 0.75%, 코스피는 1.13% 내렸어요.”

조정장에서도 적잖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수익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전체 계좌 중에서 주식을 안 하는 예외 계좌가 10개 정돈데요, 이 중 3~4개만 마이너스고 나머지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계좌는 30%에서 많게는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온 계좌도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요.”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주식과 함께 선물·옵션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식만 하는 계좌보다 선물·옵션을 병행하는 계좌가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작년, 재작년 증시가 좋을 때는 코스피지수보다 초과 수익을 냈고, 올해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장이 좋을 때 초과수익을 낸 것보다 하락장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낸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리스크 헤징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주식선물 혼합형을 예로 들죠. 상승장에서는 기본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면서 선물 매수 전략을 취함으로써 초과 수익을 거둡니다. 반대로 시장 하락장에서는 기본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면서 헤징 등 포지션을 취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거죠. 쉽게 말해 전체 장의 상승, 하락을 예견하고 이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정하면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겁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주식에 투자한 이후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손실을 본 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스스로 내세우긴 뭣하지만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매년 금리의 2~3배의 수익률을 냈습니다. IMF 시절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냈어요. 2008년 금융위기 때 한시적으로 손실을 봤지만 3개월 동안 손실을 모두 메웠습니다.”

[Road to Investment] “선물 매매 통한 절대 수익 추구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모범 보이겠다”
많은 고수들이 시장에서 명멸하는 동안 꾸준한 수익률을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박 대표만의 투자 철학이 있다면 들려주시죠.

“정확하게 시황을 읽는 안목을 키우고 시장의 추세를 거스르지 않는 매매를 하는 거죠. 때에 따라서 시장이 속일 때는 속아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시장이 하락하면 시장의 움직임에 발 맞출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전쟁에서도 작전상 후퇴라는 게 있잖아요.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다른 투자 원칙이 있습니까.

“한 번 정한 원칙은 반드시 지키라는 거죠. 큰 손실을 보더라도 어쩔 수 없이 손절매를 해야 한다면 해야죠. 20년 넘게 제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한 번 세운 원칙은 반드시 지켰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합니까.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 듯한데,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이 중요한 때라고 봅니다. 지금은 금융위기 이후 다양하게 시도된 양적완화(QE) 정책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입니다. 많은 경제주체들은 이 시점에서 경제가 보다 가시적인 방향성을 보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유동성 공급이 실물경제에 얼마나 반영될지, 또 이를 통해 주가가 어떤 방향성을 띠게 될지 확인하고 싶은 거죠. 6월이 지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을 보일 것입니다.”

6월을 지목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정책이 6월이면 끝이 나니까요.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입니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시장에 팽배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경기부양과 출구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동안 한국 증권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2008년 10월 27일 892포인트에서 2009년 9월 23일 1723포인트까지 11개월간 93% 상승했습니다.

그 후 약 11개월간 1500~1700포인트 박스권을 유지하면서 내성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체질이 강화된 시점에서 박스를 상향 돌파하고 지금까지 상승을 이어온 겁니다.”

지금처럼 박스권을 유지할 때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합니까.

“지금 같은 때는 쉬는 것도 지혜입니다. 위험한 장사가 이문을 많이 남기기도 하지만, 그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죠.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쉬는 것도 투자입니다. 전투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으면 전선을 좁히고 전열을 가다듬게 마련이거든요.

지금이 그때죠. 주식에서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많은 기회 중에 불확실성이 적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장에 투자를 해야죠. 그게 주식시장에서 롱런하는 지혜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롱런하는 투자자에게 기회가 옵니다. 그런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은 굉장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불확실성이 걷힌 후 시장은 어떤 식으로 갈 거라고 보십니까. 박 대표께서 보기엔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 같습니까.

“지난해 초에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1500선인 때였는데, 그 자리에서 제가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당시는 1800포인트도 예상하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왔잖아요. 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Road to Investment] “선물 매매 통한 절대 수익 추구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모범 보이겠다”
말씀하신대로 6월이면 미국의 QE2 정책이 끝이 납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볼 수 있겠죠. 하나는 성공한 경우입니다. QE2 정책이 성공을 거두는 신호가 오면 금리를 올리겠죠.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금리를 올린다는 건 경제 회복의 신호거든요.

금리 상승을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보면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QE 정책이 실물경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간은 필요하겠지만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주식은 탄력적으로 오를 겁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보시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는 상승 추세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2년 가까이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 시장이 피로해 탄력을 잃은 것뿐입니다. 지금 시점은 장기 상승, 중기 조정, 단기 반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언제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과거 주식시장의 사이클을 보면 추세는 대체로 2~3년을 주기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2008년 하반기 폭락 후 2009년 3월 정도를 상승 추세의 시작점으로 본다면 이번 상승의 정점은 2011년 7월에서 2012년 5월 사이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FWS투자자문은 올 들어 직원을 대폭 늘리고 기관투자가들을 적극 유치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식시장에 대한 밝은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봐도 될까요.

“네. 저희가 운용하는 자금이 3000억 원이 채 안 되는데, 직원은 톱클래스 투자자문사에 버금갑니다. 당장을 보면 이렇게 직원을 늘릴 수 없죠. 장기적인 비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어떤 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할 생각이십니까.

“우리는 시장의 등락에 상관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형적인 헤지펀드 스타일이죠. 시장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20년 이상 투자를 해오면서 느낀 것은 주식시장은 아무리 좋은 때도 투자자에게 쓴맛을 안겨줄 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을 모실 계획입니다.”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
연세대 경영학과
뉴욕주립대 MBA
부국증권·삼성증권
서울증권 국제부 근무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