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

박관종 대표는 1991년 나라종금에 입사해 외환은행과 우리자산운용 등을 거친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그가 작년 12월 설립한 프렌드투자자문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6%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Market Leader] “정유·화학주 가격 매력 커졌습니다”
“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양적, 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우리 증시는 완만하지만 우상향하는 모습을 이어갈 겁니다.”

박관종(43) 프렌드투자자문 대표는 “당분간 시장의 급등락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친 뒤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연초 지수인 2100보다 10~15% 높은 수준에서 올해 고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지난해에는 50%로 높아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며 “올해는 10% 안팎으로 증가율이 둔화돼 이익 모멘텀이 약해지겠지만 꾸준한 성장에 대한 평가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부터 올 1분기까지처럼 급격한 상승은 아니더라도 꾸준한 상승 추세는 계속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올해 들어 지수가 많이 오르면서 차익실현성 매물이 나오고 있고, 유가 등 상품가격의 급등락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면서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정보기술(IT) 업종이 어느 정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내수주 쪽에서도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유다. 또 상품 시장에서도 미국의 경기 회복 추세를 무너뜨릴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고, 중국도 여전히 수요가 견조해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도주의 확산은 IT업종과 내수 대표주 합류에 그칠 것

주도주가 기존의 자동차, 정유, 화학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증시 주변에 대기자금이 많긴 하지만 주가 수준이 높고 변동성도 커져 2007년이나 지난해 하반기처럼 물밀듯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수가 1000일 때는 유동성이 조금만 늘어도 지수가 올라갈 수 있지만 2000이 넘은 상태에서 주도주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더 큰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업종 불문하고 주도주의 확산이 이루어지기보다는 기존 주도주에 IT업종과 일부 내수 대표주들이 합류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주도주 중에서 자동차는 어디를 봐도 가장 투자매력이 높다”며 “3분기까지는 이익이나 해외 진출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수 있어 주도주의 역할도 계속 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유와 화학은 이번 조정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생겼다”며 “정유·화학주를 조정 시에 매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IT업종에 대해서 이제는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의 경우 D램과 비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하면 그동안 굉장히 힘들었지만 2분기 중반부터 3분기까지는 업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그는 “IT회사들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대외 경쟁력도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IT업종이 충분히 주도주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주 쪽에서도 홈쇼핑이나 백화점주들은 경기가 호전되는 틀 속에서 꾸준히 좋은 실적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가격 매력만 있다면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주에 대해서는 주도주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에서 금융주의 가격 매력이 높다며 매수를 추천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주가가 오르기 만만치 않다고 했다.

박 대표는 “금융은 정부 정책과 맞물려서 주가가 따라가는 업종”이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센티멘털 측면에서 좋게 작용할 수 없고, 대형 보험사와 은행은 탄탄하지만 저축은행 부실 처리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금융주의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겼을 때 샀다가 조금 오르면 파는 박스권 내에서 매매를 해주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환율 하락에 대해선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율이 내려가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수 여력도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환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황과 맥락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원화가 강세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고 수출이 늘어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중국도 하반기에는 긴축 정책을 마무리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쪽으로 움직일 것.”
“중국도 하반기에는 긴축 정책을 마무리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쪽으로 움직일 것.”
하반기 이슈는 미국 양적완화 종료

박 대표는 하반기 경기와 관련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이슈로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꼽았다. 유동성 흡수에 따른 충격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유동성 흡수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선진국 자금들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자금은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양적완화가 종료된다고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강력한 유동성 회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되는 경기지표 등이 강하지 않아 미국이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만약 미국 경기 회복이 완연하다면 유동성 회수가 되더라도 시장의 충격 폭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면 민간 소비가 늘어나 세계 경기를 상승세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경기가 하반기 들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동성 흡수에 대해 아주 시니컬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중국도 하반기에는 긴축 정책을 마무리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완화 종료 외에 상품가격 또한 향후 시장의 대세를 가를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가격이 우상향할 것인지, 추세적으로 빠질 것인지 방향성이 결정됨에 따라 증시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상품가격이 갑작스럽게 빠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하반기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상품가격의 동향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매매 전략 필요

그는 당분간 ‘매수 후 보유(buy & hold)’ 전략보다는 적극적인 매매에 나설 것을 권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던 장이 최근 급등락을 하며 변동성이 커진 탓에 ‘매수 후 보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기존 주도주가 그 역할을 계속할지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의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여러 가지로 힘든 장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실적을 추정해보면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올해 시장은 빠질 때 매수를 과감히 하고 올라갈 때 차익실현을 하면서 수익률을 맞춰나가는 게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프렌드투자자문의 경우는 주도주를 중심축으로 가져가되 사이드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종목도 매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종별로는 최근 들어 IT업종에 대한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며 “D램은 1분기에도 좋았고 디스플레이와 IT부품은 2분기와 3분기에 이익 성장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
연세대 경영학과
나라종합금융 증권신탁부
태광투신운용 주식운용팀
한국외환은행 주식운용팀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인피니티투자자문 대표


글 임근호 한국경제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