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DAQ

바이오, 태양광, 2차전지, LED, 의료기기 등 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5대 업종의 올해 업황 기상도를 분석해본다. 2011년은 중소형주의 강세가 예상된다지만 막상 직접 종목을 고르려면 쉽지 않다. 업종별로 존재하는 다양한 악재와 호재를 일일이 검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주가 상승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섯 개 업종을 골라 이슈와 관심주를 정리해봤다.

바이오, 호재의 신뢰성 살펴라

연초에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테마는 역시 바이오다. 셀트리온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확고히 다지고 있으며, 인공혈액 생산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진전을 보인 차바이오앤도 시가총액 10위권에 올라섰다.

바이오주는 주요 테마 중에서도 가장 휘발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줄기세포로 줄어든 무릎연골을 재생하고 척추 손상을 치료하는 등 한 가지 기술이라도 상용화되면 효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업체들이 내놓는 장밋빛 전망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그 기술의 현실화 여부를 꼼꼼히 검증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같은 바이오주라도 신약을 개발하는 세포치료제 업체보다는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신약을 바탕으로 복제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의 리스크가 낮다.

개발과정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선발업체들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셀트리온·이수앱지스·메디톡스 등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며, 차바이오앤·메디포스트·알앤엘바이오·젬백스 등은 세포치료제 개발 회사다.

세 단계의 임상시험을 통과해 상용화되는 개발단계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제약업계에서는 최초 개발에 들어간 신약의 13%만 임상시험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위험을 피하려면 신약 개발이 임상 3단계에 접어든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공급과잉 대비 필요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태양광산업 관련 종목은 공급과잉 가능성과 정부 지원제도 변화를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 태양광산업 중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등 발전에 필요한 소재를 가공하는 소재산업에서는 업체 간 시설 증설 경쟁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간 2만7000톤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갖춘 OCI가 2012년까지 생산량을 6만2000톤으로 늘리는 것을 비롯해 업체별로 2~10배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산업에서도 경쟁기업을 압도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는지에 따라 수익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선발기업이 정하는 제품단가를 후발기업은 점점 맞추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를 바탕으로 태양전지와 발전기를 만드는 시스템산업 역시 내년부터 달라지는 정부 지원책이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기만 하면 일정 비율의 보조금이 나오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의무할당제(RPS)로 대체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업종이 가장 각광을 받는 반면 LED 업종은 당분간 부진할 전망이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업종이 가장 각광을 받는 반면 LED 업종은 당분간 부진할 전망이다.
수요 급팽창 2차전지, 중견 소재기업 주목

2차전지 분야의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데 반해 공급은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2차전지 완제품 제작은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양극활물질 및 전해액 등 소재 생산은 화학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아서다.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업체 간 협력관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양극활물질 생산에서 엘앤에프는 삼성SDI에, 에코프로는 LG화학에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배터리 보호회로에서는 파워로직스가 삼성SDI와, 넥스콘테크놀러지는 LG화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처지면서 협력사들까지 실적 부진을 나타냈듯, 2차전지 소재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납품업체의 경쟁력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신규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도 눈여겨봐야 한다. 우선 포스코켐텍은 국내 생산이 거의 없는 음극활물질을 2013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정표시장치(LCD) 시너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도 양극활물질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과잉과 단가인하, 이중고에 빠진 LED

지난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증시 상승세에 동참하지 못했던 발광다이오드(LED) 관련주들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부터 공급과잉에 빠져들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삼성증권은 올해 TV용 LED칩의 글로벌 수요가 107억 개지만 국내외 LED칩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118억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10.2%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TV 및 노트북 완성품 업체들의 단가인하 압력도 부담이다. LED TV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8600만 대에서 내년 1억4500만 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지만, 금액으로는 4조3700억 원에서 내년 4조6200억 원으로 5.7%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완성품의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완성품 업체들은 단가인하의 상당 부분을 LED칩 가격 하락에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거나 일관생산 체제를 갖춘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에 납품 중인 루멘스와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우리이티아이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파이어웨이퍼 생산업체인 일진디스플레이와 한솔테크닉스도 관심주다.

대기업 참여와 정부정책이 주요 변수인 의료기기

의료기기 관련주는 고령화 수혜주라는 성격도 있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의료기기와 진단장비의 시장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메디슨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대기업들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도 대기업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 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기술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합병(M&A)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이 융합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유망하다.

치과용 엑스레이를 생산하는 바텍과 혈당측정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인포피아, 의료용 영상진단기기 생산업체인 뷰웍스 등이 관심 대상이다. 정부정책도 중요한 변수다. 강태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책연구실장은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라며 “과감한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관련 종목의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