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NT FOUR GOLF & RESORT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자리한 ‘세인트 포 골프앤리조트’에 들어서면 야자수가 곳곳에 눈에 띈다. 사철 푸른 서양잔디까지 어우러져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 골프장은 제주의 명문 CC로 꼽히고 있다.
[In and Out] 하늘, 숲, 바다, 인생, 그리고 골프
2007년 12월 개장한 세인트 포 골프앤리조트는 보스코(하늘)·시에로(숲)·마레(바다)·비타(인생) 등 네 가지 주요 모티브에서 ‘세인트 포(Saint four)’라는 이름을 따왔다. 36홀 규모인 이 골프장은 각각 18홀인 ‘세인트 포 코스’와 ‘세인트 프레드 코스’로 나뉜다.

해발고도가 50∼100m로 낮아 바람과 안개가 상대적으로 적다. 핸디캡 10 정도인 하인재 세인트 포 골프앤리조트 부사장(47)과 함께 마레와 비타로 이뤄진 세인트 프레드 코스를 둘러봤다.

마레 1번 홀(파 4)에 나서기 전 마사지룸, 연회장, 레크리에이션룸 등을 포함한 ‘골퍼스 라운지(스타트하우스)’가 눈길을 끈다. 건물 자체가 현대 미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60평형대 이상 50여 채로 이뤄진 골프텔도 명문 골프장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화이트 티 기준으로 318m인 1번 홀 오른쪽에 큰 연못이 있다. 오르막 형태인 페어웨이가 넓어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서양잔디의 푸릇함이 살아 있어 동남아시아의 한 골프장에 온 느낌이다. 하 부사장의 드라이버는 그린에서 100m 거리의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다.

피칭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 2퍼트로 파를 잡았다. 그는 “핀의 위치가 앞 이어서 어프로치로 짧게 그린에 붙였다”며 “첫 홀은 시원한 느낌을 주는 데다 스코어도 잘 나와 늘 기분 좋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In and Out] 하늘, 숲, 바다, 인생, 그리고 골프
3번 홀(파 4·389m)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중간 벙커에 빠졌다. 두 번째 샷이 벙커에서 벗어났지만 그린에 80m가량 짧았다.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핀과의 거리는 6m여서 보기로 홀아웃했다. 드라이버 방향성이 좋은 날은 페어웨이 오른쪽 직선거리로 볼을 날려 파를 기록하는 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느낌이 드는 5번 홀(파 3)에서도 보기를 범했다. 180m로 긴 데다 갑자기 분 바람 탓에 티샷이 짧았기 때문. 하 부사장은 ‘황제홀’로 불리는 6번 홀(파 5)에서는 파를 기록했다.

페어웨이 왼쪽에 TV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이 있어서 외국 골퍼들이 특히 좋아하는 홀이다. 총 길이가 500m 정도지만 내리막 홀이어서 드라이버 샷만 미스하지 않으면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다. 핸드캡 1번인 8번 홀(파 4)은 301m지만 오르막인 데다 이중 그린이어서 까다롭다. 이 홀의 스코어도 보기.

비타 코스 1번 홀(파 5)에는 수령 500년이 넘은 구실잦밤나무가 페어웨이 초입에 버티고 있다. 전장은 418m로 짧아 나무를 넘기면 투온이 가능한 서비스 홀이다. 하 부사장은 티샷으로 나무를 넘기는 멋진 샷을 선보이며 첫 번째 버디를 잡았다.
[In and Out] 하늘, 숲, 바다, 인생, 그리고 골프
2번 홀(파 4)은 405m로 길어 투온이 쉽지 않은 홀이다. 하 부사장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벙커에 빠져 보기를 적어냈다.

124m인 7번 홀(파 3)은 섬처럼 생긴 아일랜드 홀로,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홀이다. 그린의 오른쪽이 높아서 오른쪽을 겨냥해 티샷을 해야 왼쪽으로 흘러내린다. 핸디캡 18번인 이 홀에서 티샷을 핀 3m 거리에 붙여 두 번째 버디를 낚았다.

9번 홀(파 4·350m)은 6번 홀과 맞닿아 있다. 하 부사장의 티샷이 오른쪽 경계를 넘어가 옆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해야 했다. 그 샷은 그린 옆 에지에 떨어졌다. 칩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컨시드’를 받았다.

하 부사장은 “늘 즐겁게 라운드를 마치려고 한다”며 “미스 샷은 만회해서 파를 노리고 굿 샷은 버디를 잡을 수 있어 골프는 즐겁다”고 말했다. 064-786-3800

1. 세인트 포 골프앤리조트는 비교적 바람이 적게 불고 눈도 거의 오지 않아 겨울 라운드를 즐기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2.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 주변 야자수가 남국의 정취를 더한다.
3, 4. 스타트하우스 외관과 내부 모습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