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10월이다. 대공황 이래 가장 힘들었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도 3년이 지나간다. 매년 10월이면 다음해에 예상되는 경영과 투자 환경을 감안해 각종 전략을 짠다. 내년 경영 계획과 투자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주문하는 것이 ‘종전에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버려라’ 하는 점이다. 그만큼 위기 이후 형성되는 트렌드가 획기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거치며 다방면에 획기적 변화 일어
[Market Insight] 2011년 경영 계획과 투자 전략…어디에 중점을 둬서 짜야 하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질서는 ‘차이메리카(Chimerica)’ 시대가 자리 잡았다. 중국과 미국의 합성어인 차이메리카는 갈등도 많지만 서로 생명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신공생관계를 의미한다. 그 후 미국 주도의 ‘팍스 아메리카’가 재탄생할지, 중국 중심의 ‘팍스 시니카’ 시대가 도래할 것인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질서가 변하면서 중심국도 변하고 있다. 특히 ‘브릭스(BRICs)’와 함께 ‘비시스(BICIs)’가 뜨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비시스란 브릭스에서 갈수록 정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가 빠지고 부존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가 새롭게 가세한 용어다. 비시스 4개국 가운데 3개국이 아시아에 속한 국가라는 점도 주목된다.

각국의 경제구조에 있어서도 대폭 개편되고 있다. 그중에서 모든 국가들이 마치 유행처럼 수출에서 내수 위주의 경제구조 정책을 계획하고 있는 점이다. 이번 위기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구조에서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글로벌 환경에 전적으로 좌우되는,이른바 ‘싱가포르 쇼크’로 대변되는 단점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Market Insight] 2011년 경영 계획과 투자 전략…어디에 중점을 둬서 짜야 하나?
금융위기 이후 더 급진전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 특정국이 경제 독립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규모에 관계없이 일정수준 이상의 내수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허쉬만의 전후방 연관효과가 높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주력하는 경제운용 방침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모든 것이 변하는 만큼 유행하는 화두어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부도’,‘파산’,‘CDS 프레미엄’,‘양적완화’ 등이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임팩트 효과’, 중국어로 모순(矛盾)이라는 의미의 ‘마오둔’, 모든 것이 한 손 안에서 다 보인다는 ‘증강현실’ 등이 유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임팩트 효과’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기업인들이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순수재무 이론대로 너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도덕적 해이와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반성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윤과 함께 기부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임팩트 효과의 핵심이다.

주력산업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이번 위기 극복 중에 ‘주력산업의 카오스(혼돈) 시대’ 라고 부를 만큼 과도기를 겪었으나 최근에는 증강현실 시대를 가져다준 모바일과 함께 녹색산업, 통합융합산업 등이 확실한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각국의 예산 편성과 기업의 경영 계획에 있어서 이들 업종의 투자 비중이 높은 것이 뒷받침해 준다.

위기 이후 ‘알파 라이징 업종’과 ‘BOP 비즈니스’ 유망산업으로 부각

위기 후 변화에 맞춰 기업인과 월가의 펀드매니저들도 새로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바쁘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알파 라이징 업종’이다. ‘알파 라이징 업종’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점에서 알파(α)가, 위기 이후 적용될 새로운 평가 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그런 만큼 위기 이후에 형성될 미래 트렌드와 관련해 현재 연구·개발(R&D) 중인 새로운 상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현재 R&D 중이거나 개발이 완성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양한 제품 가운데 ‘알파 라이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주인을 알아보는 카드, 건강을 가져다주는 바이러스, 기름을 먹고사는 박테리아, 자전거 교통 천국 ‘벨로벤트(Velovent)’, 어떤 연료든 다 쓸 수 있는 자동차 등이 있다.

또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usiness of the economic pyramid) 관련 업종도 주목하고 있다. BOP 계층은 세계 인구의 약 72%인 40억 명에 이르며 시장규모도 약 5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다.

BOP 계층은 중간 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넥스트 볼륨 존(next volume zone)’,‘넥스트 마켓(next market)’으로 불리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일수록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심리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경기 예측 더 어려워져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변화와 함께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이전보다 더 영향력이 커진 심리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쳐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졌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럴 때일수록 예측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경기는 경기 사이클이 사라졌다든가, 사이클이 있더라도 그 폭이 작아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정도로 장기호황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겪은 2008~2009년의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는 어느 쪽도 옳은 결론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오히려 금융을 중심으로 네트워킹이 한층 진전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커졌고 심리 요인과 중국 경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과거의 경기순환은 주로 인플레와 관련돼 발생했다. 종전 경기순환 이론대로 한 나라의 경기가 호황을 지속해 인플레가 문제가 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대신 경기는 하강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이에 비해 1990년대 이후 경기순환은 주로 자산버블과 그로 인한 금융 불안에서 비롯되고 있으나 이런 경기침체도 북유럽 위기(1990년대 초), 아시아 외환위기(1997년), 일본의 장기침체(1990년대) 등 국지적으로 발생했을 뿐 이번처럼 전 세계적인 침체로 이어진 적은 없다.

이번 침체도 금융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종전과 같으나 세계적으로 동시 침체가 진행됐다는 점, 금융 불안에서 실물경제 침체로 전이속도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빨랐다는 점, 경기 하강 폭이 짧은 순간에 대공황 때와 버금갈 정도로 컸다는 점이 다르다.

그 결과 종전의 경기순환 패턴을 기초로 한 전망이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예측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예측기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예측기관들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확인된 네트워킹 효과에 심리적 요인 그리고 중국 경제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 논쟁은 회복세를 탄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회복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둔화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런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전망의 정확성을 위해 무엇을 유념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이런 점검을 토대로 ‘네트워킹 효과’와 ‘심리적 요인’ 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고 중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금융 네트워킹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느냐가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문제가 된 파생금융상품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한 규제가 시행돼 효과를 거두더라도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시장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는 ‘긍(肯)’과 ‘부(否)’, ‘부(浮)’와 ‘침(沈)’이 혼재하는 과도기 현상을 극복하고 위기 이전에 보였던 ‘뉴밀레니엄 트렌드’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규제가 강화되면 이 범위 밖에 존재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네트워킹을 형성할 것이며 관련 기관이 그 실체를 적시에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세계 경기와 한국 경기는 과도기 혼재국면이 의외로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도의 문제이지 과거 위기국의 경험과 세계경제 복원력 등을 감안해 각국이 성급하게 출구전략만 추진하지 않는다면 회복세는 지속된다는 것이 주요 예측기관들의 시각이다. 또 위기 이후 글로벌화가 급진전될 시대에 있어서는 인구통계학적인 관점에서 세계 경기의 장기침체설은 국가 간 인구 이동과 상호경제 의존도에 의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문제다.

위기 이후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처
[Market Insight] 2011년 경영 계획과 투자 전략…어디에 중점을 둬서 짜야 하나?
이미 위기 이후 원년이 될 올해부터 2010년대에 형성될 새로운 트렌드를 감안해 주요 30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은 ‘공격경영 로드 맵’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2010년대 사업을 구상하기 위한 전략회의를 수차례 가진 데 이어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인사도 마무리한 상태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올해와 내년을 ‘대도약의 해’로 삼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이를 위해 도전적인 목표 설정, 신사업 조기 가시화, 가치를 담은 제3의 성장 등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해 지난해 환율 효과로 올라선 ‘메이저 플레이어’의 위상을 굳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1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앞으로 설비투자를 대폭 늘려 나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을 포함한 다른 기업들도 2010년대에 형성될 새로운 트렌드를 겨냥해 공격경영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규 사업에 이어 주요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것이 ‘세상은 넓다’라는 인식 하에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위 분야에서는 추격자를 완전히 따돌리고, 녹색산업 등 신규 유망사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지금까지 마련한 주요 국내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나타난 화두는 융·복합이다. 유·무선 통합에 이어 통신과 금융, 자동차와 신소재 등 이종(異種) 산업 간 새로운 결합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동종업·이종업 간의 전통적인 경계선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하나의 지주회사가 모든 것을 통제해 나가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화두는 인수·합병(M&A)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M&A를 통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국내 금융권 전반의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사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 시장에서도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가 극복되고 실물경기가 살아나는 초기 단계에서는 자금 사정 등에 있어서 기업 간 차별화가 확실하게 나면서 M&A 시장에 매물이 많이 출회된다. 이때 시장 진입비용을 다 치른 기업 인수 여부가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느냐에 관건이 되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좋은 기업들은 출회된 기업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보다 빚이 많아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드러난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있는 기업들이 계열사 매각과 자본조달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다시 성장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2010년대 기업 경영에 있어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긍’과 ‘부’, ‘부’와 ‘침’이 혼재한 시대에 대비

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본 모습을 찾기 이전까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심리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 간의 선순환이냐 악순환이냐에 따라 ‘긍’과 ‘부’, ‘부’와 ‘침’이 혼재하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경제주체들은 시장지배력 강화 등 성장기반을 마련하면서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위험) 관리에 힘을 쏟는 ‘투 트랙(양면)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도 차는 있지만 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본 모습을 찾은 이후에도 심리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는 커질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에 대비한 전략은 상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경제주체들은 앞으로 대침체기와 대호황기가 한순간에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를 하면서도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시계 확보 뒤 계획 추진’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처럼 성장률과 같은 거시지표는 개선되지만 채산성 지표는 크게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여건 하에서는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위기론에 얽매어 경기와 주가를 비관적으로만 보는 시각은 개선돼야 한다. 위기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갖고 있되 새로운 트렌드를 감안한 경영과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인데, 미국만 하더라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각각 13%, 87%에 달한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다 보면 장기채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어 공공지출 증가가 민간지출 감소를 상쇄하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가 발생해 경기회복 속도를 끌어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각국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가고 위기중심국인 미국에서 경기침체 종료 논쟁이 부는 시점에서는 위기 이후를 감안한 이른바 출구전략을 준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은 쉽게 추진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경기회복세가 빠른 국가를 중심으로 이미 실행하고 있거나 이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중심통화 논의도 달러 약세와 관련해서 주목해야 한다. 벌써부터 달러 약세에 따라 중국 등이 주도가 돼 원유 결제 등에 달러화를 버리고 새로운 통화를 사용하는 ‘탈(脫)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미국 달러와 국채의 위상이 흔들릴 경우 대체안전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

국제 간 자금 흐름에 있어서는 달러캐리 자금을 비롯한 각종 캐리 자금의 움직임도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 당분간 달러캐리 자금은 미국 밖으로 이탈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서는 달러캐리 자금이 미국 내로 회귀되고 이 과정에서 환율, 주가를 비롯해 각종 가격변수의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위기 이후 예상되는 시장성과 채산성 변수를 감안할 때 우리 정책당국과 국내 기업, 투자자들은 위기 상황과 위기 이후의 상황을 동시에 감안해 정책과 경영, 투자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위기는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위기가 극복된다 하더라도 체감적으로 위기가 극복됐다고 느끼기에는 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후변화협약’, ‘신바젤 Ⅱ 협약’ 등 21세기 과제에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위기 이후 경영과 투자 환경에 있어서 성장률과 같은 눈에 잘 보이는 경제지표는 개선되는데 정작 기업이 중시하는 채산성은 그만큼 개선되지 않아 착시현상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핵심과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드는 사업은 ‘전향적’으로 투자하되, 범용 표준화된 사업은 ‘보수적’으로 투자해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자금운용 계획도 투 트랙 전략에 맞춰 먼저 범용 표준화된 부문을 줄여, 그곳에서 절약된 자금을 핵심과 지속 가능한 투자에 집중하는 ‘페이 고(Pay-Go)’ 원칙을 적용해 보는 것은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위기 이후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닥칠 새로운 트렌드에 대비해 놓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미국의 금융개혁법 추진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에 주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로벌 전략은, 브릭스 지역은 공생적 투자로, 베트남 등 포스트 브릭스 지역은 화전인(火田人)식 투자로 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또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위기 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녹색성장 사업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산업에 따라가지 못할 경우 위기 이전보다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 이밖에 앞으로 전개될 ‘기후변화협약’, ‘신바젤 Ⅱ 협약’ 등에 따른 제조공정과 금융 및 경영환경 변화에도 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 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