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88CC

홍민(63) 88CC 사장은 흔히 말하는 ‘싱글 핸디캐퍼’다. 9월 중순 국내 최고의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인 메트라이프·한경 K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분주한 그가 모처럼 필드에 섰다.

용인 88CC는 지난해부터 벙커, 페어웨이, 그린 등 코스 리뉴얼을 단행해 더욱 새로워졌다. 이웃한 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목이 우거진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In and Out] 우거진 수목에 코스 관리도 최상급
서코스 1∼9번 홀은 모양이 일직선이다. 그린 주변 벙커를 조심해야 하고 그린의 보이지 않은 퍼트 라인 읽기가 까다로워 긴장해야 한다. 홍민 88CC 사장은 파 4인 1, 2번 홀에서 파 행진을 하다가 3번 홀(파 3)에서 첫 번째 버디를 낚았다. 165야드 티샷을 그린에 올린 뒤 3m짜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렸다. 4번 홀과 5번 홀(파 4)에서는 연속 보기를 기록했다.

6번 홀(파 4)에서 파로 잘 마무리 지은 뒤 맞은 7번 홀(파 3). 무난한 홀이지만 그린의 앞뒤 길이가 35m에 달해 조심해야 한다. 온그린시켰다고 방심하면 3퍼트가 기다리고 있다. 홍 사장은 이 홀에서 3퍼트로 세 번째 보기를 적었다.

9번 홀(파 4)은 핸디캡 1번 홀이다. 거리도 389야드로 길고 슬라이스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그린이 가장 어렵다. 뒤쪽이 높고 앞쪽이 낮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드라이버 샷을 260야드 넘게 보냈다. 두 번째 샷을 조금 짧게 잡고 쳤는데 마침 뒷바람이 불어져 핀 앞쪽 3m 지점에 떨어졌다. 오르막 퍼트가 홀로 빨려들어 전반에만 버디 2개를 추가했다.

이날은 대회를 앞두고 러프를 길게 길렀고 거리도 상대적으로 길게 셋업해 코스 공략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후반에도 구력이 묻어나는 샷들이 이어졌다. 내리막 형태의 11번 홀(파 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지만 두 번째 샷을 하기가 좋지 않았다. 여전히 내리막 라이어서 스탠스 잡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In and Out] 우거진 수목에 코스 관리도 최상급
14번 홀(파 4)에서도 보기가 나왔다. 어프로치가 길어 내리막 퍼트를 남기고 3퍼트가 나왔다. 88CC 하면 빠른 그린이라는 게 실감나는 대목이다. 15번 홀(파 3)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져 다시금 보기를 적어냈다.

어려운 홀 중 하나로 꼽히는 16번 홀(파 4)은 오른쪽으로 굽은 모양이다. 티샷이 벙커를 지나 두 번째 샷을 하기 좋게 섰다. 결국 2온에 2퍼트로 보기를 기록했다.

홍 사장은 이날 6오버파 78타로 아마추어가 꿈꾸는 ‘7자’를 그렸다. 골프를 잘 치는 비결을 묻자 “좋은 코스에서 열심히 치면 스코어가 잘 나올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홍 사장은 골프를 인생에 비유했다. “골프에는 희로애락이 다 있어요. 화를 참을 줄 알아야 하고 때를 기다리고 달래 무리하면 안 돼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죠.”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