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로 대우증권 신천지점장

이성로 대우증권 신천지점장은 대우증권 압구정점과 서초점에서 PB(Private Banker)로 10여 년 근무했다. 이 지점장은 증권사 PB들도 여느 금융권 PB와 마찬가지로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상속과 증여, 세무까지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그에게 자산관리의 길을 물었다.
[Dinner with PB] “랩 상품과 ELS, 해외 펀드 등으로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오랫동안 PB생활을 해왔는데 고액자산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고수익보다는 안전한 자산운용을 더 크게 생각합니다. 높은 세금을 조금이라도 절세할 수 있는 방법 등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아무래도 자산운용에 보수적인 편입니다. 따라서 증권사를 찾는 고객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고액자산가들은 자산의 안정적 운영에 관심이 많아 제1금융권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권사에도 좀 더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기 때문에 투자 자산의 상당부분을 증권사 상품에 가입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들 수 있을까요.

“그동안 근무했던 서초동과 압구정동의 고객들은 연세가 많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원금 보장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또한 과거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분들이어서 일정 이상의 수익도 원하죠.

그래서 원금 보장이 되면서 수익률도 괜찮은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상품을 선호하십니다. 그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분들께는 50%까지 원금이 보장되면서 수익률은 일반 ELS보다 높은 상품을 추천하죠. 일부 고객은 고령에도 직접투자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증권사를 찾는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은 어떻습니까.

“증권사를 찾는 고객들은 과거 주식 투자 경험이 있거나 어느 정도의 위험을 부담하면서 높은 투자 성과를 경험한 분들이 많아요. 전체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투자자산의 편입과 전체 자산의 투자수익률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PB팀을 찾습니다.”

PB라면 주로 은행이 떠오릅니다. 은행과 거래하다 증권사를 찾는 분들도 있을 텐데.

“은행이 우리나라에서 PB 영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해외 선진 기법들을 많이 도입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들도 주식과 펀드뿐 아니라 부동산, 증여와 상속, 세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합니다. 고객 중에는 증시가 활황일 때 증권사를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위험이 적은 상품을 권합니다.”

증권사 PB는 현금성 자산관리에 특히 장점이 있을 듯합니다. 가장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면.

“모든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가 동일할 수는 없지만 금융자산만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일반적으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 상품에 30%, 장기적이지만 절세를 하면서 투자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보험 상품에 30%, 그리고 전체적인 수익률의 균형을 고려해 다소 위험을 부담하지만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증권사 상품에 40%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증권사 상품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보다 세분화한다면.

“직접투자를 하는 분이 아니라면 40%의 절반은 리스크 관리가 좋은 랩 상품을 추천합니다. 25%는 ELS, 나머지 25%는 펀드를 추천합니다. 펀드는 중국을 위시한 해외 펀드나 원자재 펀드 등이 괜찮아 보입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증권가의 화두는 랩 상품인 듯합니다. 자문형 랩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증권 시장의 상승기에 급격하게 증가했던 펀드 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큰 손실을 보게 됐고, 다행히 국내 증시의 빠른 회복으로 인해 원금이 회수되거나 약간의 손실을 보고 환매한 펀드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에 다시 펀드를 가입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직접투자를 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 경험과 실력을 검증받은 자문사의 자문을 받으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이 좋은 투자 기회가 된 것입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사모펀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대우증권에서 모집한 사모펀드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스펙이 활성화되면서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주식과 공모주에 집중 투자하는 프리 IPO(Pre IPO) 프리미엄 사모펀드를 발행했습니다.”

기존의 사모펀드 중에 성공적인 사례에는 어떤 게 있나요.
[Dinner with PB] “랩 상품과 ELS, 해외 펀드 등으로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다양한 형태의 사모펀드들이 있겠지만 KTB메짜닌사모펀드는 특히 고액자산가들에게 권하고 싶은 펀드입니다. 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워런트(사채와 분리된 신주인수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지금까지 벤치마크 수익률을 월등히 상회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KTB메짜닌사모펀드의 경우 초기 목표수익률이 8%였는데, 실제로는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펀드는 회사에서도 적잖은 기대를 하고 있는 펀드입니다.”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적이 있을 텐데요. 고객들은 어떤 부분에서 만족을 느끼나요. 아울러 주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컨설팅을 하는지요.

“고객만족도의 척도는 수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고객들이 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원금 손실만 없다면 수익률이 좀 낮아도 괜찮다고 하지만 막상 만기가 돼 수익률이 낮거나 원금만 찾게 되면 많이 불편해 합니다. 그러나 높은 투자수익도 좋겠지만 자산의 안전을 확보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높은 수익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접한 고객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자산가가 있으신지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마지막 투자자산의 상속까지 저에게 맡겨주신 분이 있습니다. 공직에서 은퇴한 후 만나 주로 주식 매매를 대신해 드렸는데, 초기에는 금액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신뢰가 쌓이면서 금액도 커지고 금융자산에 대한 폭넓은 컨설팅을 해드렸습니다. 글로벌 위기 때 적잖은 손실을 봤지만, 그럼에도 저를 믿어주었던 분입니다.”

그런 분이면 배울 점도 많았을 듯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힘들 때 찾아와 밥을 사주면서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기도 했고요. 저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당신께서 살아온 이야기 자체가 제게는 많은 교훈이 됐습니다.”

고객 중 가장 현명한 고객이 있다면 어떤 분이 있을까요.

“글쎄요. 모든 고객들이 다 현명한 분이겠습니다만 굳이 한 분을 말한다면 제가 상품을 추천해 드렸고 가입을 했는데 시장 상황이 예상을 벗어나면서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 하든 손실을 줄여보려고 여러 방법을 생각하며 환매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과감히 환매를 결정하도록 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투자해 그 모든 손실을 회복하고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고객이 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분인데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고객들의 불만도 많았을 듯합니다.

“힘들었죠. 그래도 은행보다는 형편이 나았습니다. 은행에서 펀드를 많이 팔았잖아요. 펀드를 팔 때 위험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거죠. 대처 능력도 그만큼 떨어졌고요. 은행과 달리 증권사 고객들은 펀드라는 상품의 특징을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객과의 마찰은 적었습니다.”

본인의 투자는 어떻게 하십니까.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이 자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전체 자산의 10% 정도 직접투자를 한다는 점이죠. 그런 면에서 나이에 비해 공격적인 편이죠.”

직접투자를 하신다고 했는데, 본인만의 투자 노하우가 있다면.

“전체 시장을 보고, 개별 종목을 봐야죠. 대우증권에서는 1년에 두 번 정기 포럼을 개최합니다. 그에 따르면 하반기 주식시장은 1800~1900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목은 대형주에 투자합니다. 태양광 테마가 움직이면 그중에서도 현대중공업 같은 대형주를 사는 식이죠.”

끝으로 가장 효과적인 자산관리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선진국이나 국내 일부 은행의 PB들은 한 고객의 모든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심지어는 고객의 사전 사후를 총망라하는 자산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증권회사 PB를 찾는 고객들은 자신의 전 자산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이미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선을 정하고 그 금액 안에서 상품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자산관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고객의 자산에 대해 종합적인 관리를 하기 위한 상담을 하고 있으며, 특히 연세가 많은 고객에게는 상속과 증여에 관한 상담과 상품 투자에 있어 위험을 최소화하며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권합니다. 물론 나이가 젊은 고객에게는 다소 공격적이며, 장기간에 걸친 증여와 은퇴에 관한 상담까지 포함합니다.”

와인 & 마리아주
[Dinner with PB] “랩 상품과 ELS, 해외 펀드 등으로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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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민가다헌(02-733-2966) 와인 와인나라(080-732-0101·www.winenara.com)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