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 국내 증시에 부는 중국발 훈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의 경제회복 정책에 따른 4조 위안 규모의 내수시장 부양책 영향으로 중국은 투자와 수출에서 내수시장으로 성장의 축이 변화됐다.

강한 반등 탄력을 보이며 6월 한 달 내내 오르막을 달리던 코스피지수가 중국발 악재에 덜미를 잡혔다. 1800선 도전의 꿈에 부풀어 있던 코스피지수는 7월 들어 1700을 밑돌며 1650선까지 죽 밀렸다.

중국과 미국의 더블 딥(이중침체) 공포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글로벌 악재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던 것.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따른 일부 수출업종들의 실적 우려,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 등 섬머랠리를 기대하는 국내 증시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그러나 실적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이들 기업의 중국 시장 내 성장성에 주목하라는 증권사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발 악재가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내수 소비 급성장에 따른 시장 확대를 막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국 내수 소비 시장의 급성장 수혜 종목에서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주들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다.
[Market Issue] 국내 증시에 부는 중국발 훈풍
중국 시장은 역시 중국株가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인 차이나그레이트는 중국의 2선, 3선 도시 소비 시장 성장과 중저가 브랜드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의 경제회복 정책에 따른 4조 위안 규모의 내수시장 부양책 영향으로 중국은 투자와 수출에서 내수시장으로 성장의 축이 변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중국 경제성장의 내수 기여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도 강화된 내수부양 정책과 전반적인 임금 상승으로 인해 소비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중·서부지방의 경제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차이나그레이트가 공략하는 지역인 2선, 3선 도시의 내수 소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포츠용품 내수시장은 아직 규모가 미미해 인구수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5년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중저가 시장의 경우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차이나그레이트의 매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폐지 재활용 전문업체인 차이나하오란도 중국 내수시장 성장성과 위안화 절상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폐지회수센터 인수와 백판지, 폐지가격 상승 추세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년 말 기준 차이나하오란의 폐지회수센터는 7개였는데, 올해 1분기 중에 4개를 인수해 현재 총 생산능력(CAPA)이 100만 톤으로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도 폐지회수센터 4개를 인수하면서 올해는 전년 대비 70% 이상의 매출 성장이 예상될 뿐 아니라 내년에도 매출 성장 지속의 기반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Market Issue] 국내 증시에 부는 중국발 훈풍
중국 여심을 잡아라…화장품·유통株


중국 내수시장 중에서도 화장품업계에 부는 중국 바람은 무섭다. 특히 유통과 화장품 업종은 본격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국내 경기 의존도에서 벗어나 해외 고성장에 주목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안지영 I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절상과 임금 상승 이슈는 중국 소비 개선에 직접적인 요인”이라면서 “소비환경의 우호적인 변화로 중국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유통·화장품 업종 최선호주로 국내 성장성이 높고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롯데쇼핑과 아모레퍼시픽을 꼽았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 하반기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면서 매출 확대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올해 하반기 중국 론칭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설화수 진출은 중국 매출 비중 20%라는 목표 달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상하이(上海) 방문판매 라이선스 획득과 설화수 론칭은 소비 개선만큼 규제도 강화되는 중국 대표 도시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유통망과 브랜드 믹스 강화와 함께 중국 프리미엄 시장 진입으로 하반기 주가 상승 모멘텀을 반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또한 아리따움을 통해 하반기 대중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면서 “고급화 전략은 유지하지만 올해 경기 흐름상 성장의 중심은 대중 시장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입맛에도…음식료株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중국의 구매력 증가로 내수 소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과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오리온의 절대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오리온의 중국 지역별 매출액 비중은 베이징(北京) 39%, 칭다오(靑島) 18%, 상하이 26%, 광저우(廣州) 17%로 4개 지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수준으로 양과 시장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저우는 올해 초 2개 라인으로 출발했지만 하반기에 5개 라인을 추가해 초코파이 생산에서 스낵, 껌, 비스킷, 초콜릿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며 신규 진출지역인 광저우의 정착이 빨라짐에 따라 북부지역인 하얼빈(哈爾濱)과 중국 내륙지역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증권은 오리온의 2분기 중국법인 매출액은 26.6% 증가한 1259억 원, 영업이익은 94% 급증한 16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도 117.3% 성장한 122억 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내수소비 확대 수혜와 영업지역 확대에 따른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 사료업계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에 대해 중국 내수 확대 수혜주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구매력 상승에 따른 양돈 사료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전통 방식으로 사육하는 양돈 사육방식이 빠른 가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효율성 강화를 위한 쪽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양돈 사료 시장의 성장은 결국 CJ홀딩스의 자회사인 글로벌홀딩스 중국법인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사료첨가제인 라이신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의 자회사 중국 요성법인의 동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中 돈 벌면 한국 카지노株도 ‘하하’
[Market Issue] 국내 증시에 부는 중국발 훈풍
중국 소비 시장의 확대와 임금 상승 등에 따른 구매력 증가는 중국 시장 내 한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카지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주식들이 단기적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카지노업종에 대해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최선호주로는 강원랜드를 꼽았고 GKL, 파라다이스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마카오 카지노 매출이 5월에 이어 6월에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중국 카지노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면 국내 카지노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은 매우 투기적인 ‘VIP 바카라’를 즐기는데,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VIP 바카라’는 다른 게임보다 시간당 회전수가 많고 베팅한도도 큰 게임이라 중국인 고객이 늘면 카지노 수익성이 높아진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지난 10년간 중국인 입장객은 2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경제성장과 노동자들의 가파른 임금 상승, 위안화 절상 등에 따른 소비여력 확대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향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카지노업계는 중국발 훈풍의 직접적인 수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조선·화학株도 ‘건재’

중국 기업과의 가격경쟁력에 있어 수혜가 예상되는 철강·조선업종도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움직임에 따라 중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반사효과와 내수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관련 업종들도 들썩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들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철강사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생산량이 줄어들고, 이는 국제 철강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안화 평가 절상에 따른 호재는 중국 업체와 수주단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희소식이다. 화학주 중 호남석유는 중국 중심의 수요 회복으로 폴리에틸렌(PE), 화섬원료(MEG) 등 호조세가 전망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