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팔래스호텔 多峰
초장에 듬뿍 묻힌 회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 …. 누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울 강남의 내로라하는 일식당들을 제치고 당당히 ‘넘버원’이라 자칭하는 서울팔래스호텔의 ‘다봉(多峰)’을 찾았다. 1982년 서울팔래스호텔의 창사와 함께 태어나 장장 29년의 역사를 함께 걸어온 일식당 ‘다봉’은 지난 3월 리뉴얼 오픈과 함께 새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기존 다봉의 인테리어가 전통 일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면, 새롭게 바뀐 다봉은 핸드메이드 기법을 활용한 고급 원목과 대리석, 은은한 조명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곳곳에 한국적 정서가 깃든 소품을 가미해 편안한 느낌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전체적으로 모던한 분위기로 탈바꿈한 것. 4인부터 이용 가능한 프라이빗 룸과 다다미방, 여유로운 홀까지 비즈니스 접대와 가족 모임, 상견례 등 다양한 모임을 아우를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호텔 2층, 다봉의 입구에 올라서면 다봉의 오픈 멤버인 수석 조리장이 한결같은 모습과 맛으로 고객을 맞는다. 비린 맛 없는 회와 스시, 각종 전골 요리 등 계절별로 가장 신선하고 맛 좋은 식자재를 고수하는 것은 기본이고 조리장만의 섬세한 서비스로 미식가와 단골들의 발걸음이 멈출 줄 모른다.
다봉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오래된 단골인 데에는 고객의 취향과 식성, 건강까지 기억하는 조리장과 휘하 직원들의 정성도 한몫 하고 있다.
통통하게 기름 오른 장어와 농어 보양식
다봉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 홀에 위치한 스시 카운터에서 먹고 싶은 요리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내친 김에 신훈섭 수석 조리장에게 6월의 추천 요리를 부탁해 봤다.
신 조리장은 겨울에는 복어, 봄엔 도미를 추천하며, 여름에는 농어와 장어가 보양식으로 최고라고 추천했다. 특히 농어는 기름이 가장 많이 올라온 시기여서 제철이라는 귀띔도 덧붙혔다. 장어구이의 경우 초벌구이한 후, 정종을 넣고 기름을 빼면서 쪄내면 부드럽고 담백하게 맛볼 수 있다고. 다봉은 매달 가장 신선하고 제철을 맞아 통통하게 살이 제대로 오른 생선류를 이용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제철 추천 메뉴인 ‘명품 간장 게장 정식’을 프로모션했다.
백령도에서 직송된 싱싱한 꽃게에 수석 조리장이 직접 제조한 특제 소스로 숙성시킨 게장은 나른한 봄철 입맛을 사로잡기에 일품이다.
또한 다봉에서는 50여 종의 사케를 준비해 놓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렵다는 ‘구보타 만주(久保田萬壽)’를 비롯해 과일과 꽃 향으로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여성들과 술이 약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조젠 미즈노 고토시 긴조(上善如水 吟讓)’까지 다양하다.
특히 사케 소믈리에로부터 지속적으로 음식과 사케의 궁합을 배우는 등 전문 일식당으로서 노력하고 있다. 기력 보강이 필요한 이 계절, 장어와 농어 요리가 당긴다면 다봉이 제격이겠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한 번, 직원들의 서비스에 또 한 번, 다봉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신훈섭
로얄호텔 일식당
일본 오사카 ‘스시조’ 조리학교 졸업
현재 서울팔래스호텔
일식당 다봉 수석 주방장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4동 서울팔래스호텔 2층 전화 02-2186-6888~9
오픈 아침 07:00~10:00, 점심 12:00~15:00, 저녁 18:00~22:00
가격대 1인 기준 코스요리 5만5000원 이상(세금, 봉사료 10% 별도)
글 김가희·사진 이승재 기자 hol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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