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병원 인테리어가 달라지고 있다. 의료 행위를 위한 공간과 동선, 여기에 차가운 화이트 컬러가 점령했던 병원의 이미지는 이제 옛 이야기다. 클래식, 모던, 앤티크 등 인테리어 디자인이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병원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카페가 되기도 하고, 때론 휴식을 취하는 부티크 공간이 된다.산부인과는 여타 다른 병원 인테리어보다 더욱 신중한 계획과 디자인이 필요하다. 여성 전문 병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디자인 기획이 필요하며, 자재는 인체에 가장 해롭지 않는 제품으로 선택해야 한다.뉴본여성의원 역시 이러한 산부인과 인테리어의 특성을 고려했다. 여기에 각 층마다 각각 다른 다양한 패턴과 재료를 표현했다. 이러한 인테리어 디자인은 비록 이곳이 출산의 고통을 준비하는 공간이지만, 산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럭셔리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싶은 클라이언트의 작은 배려가 낳은 결과다.1층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로비와 약국, 그리고 스낵바로 구성했다. 일반 병원의 로비가 복잡하고 산만한 반면 이곳은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2층에는 외래 진료가 빈번한 소아청소년과, 내과, 병리검사실 X-RAY실이 자리한다. 원형의 소파를 중심으로 로비와 복도, 놀이방을 배치하였으며, 액센트 컬러인 블루, 레드, 옐로를 통해 어린이들의 심리적인 재미를 유도하여, 병원을 가기 싫어하는 두려움을 해소하고자 했다.3층은 산부인과 외래 진료실이 자리한다. 이곳은 천연대리석과 컬러유리로 벽을 마감하고, 클래식풍의 조명등과 금색빛의 몰딩을 설치하였다. 여기에 소파는 호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과 컬러가 접목되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4층에는 분만실, 수술실, 신생아실이 있다. 가급적 장식물을 억제해 군더더기 없는 분위기를 제안했으며, 스태프들의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5층은 소아청소년과 병실로 계획, 외래에서의 재미있던 강조 원색컬러를 입원실 내 욕실에까지 연장하여 원색 타일로 마감했다. 복도 천장에는 실제 축구공, 농구공, 야구공 등을 달아서 갑갑하고 지루할 수 있는 입원실 공간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6~7층은 산부인과 입원실, 8~9층은 산후조리원으로 계획하여 분만과 산후 조리까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동선이 이루어지도록 배치하였다. 10층은 스태프들의 회의실, 식당, 강당 등의 편의공간으로 배치했다. 11층(옥상층)은 신설 E/V를 연결하여 멀리 남쪽바다가 보이는 조망과 휴식을 취하러 온 산모 및 환자들을 위한 벤치 및 조경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타 병원과 차별화를 시도하였다.병원 중 환자 입장에서 가장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치과다. 기계음과 각종 의료 기구들은 그냥 바라만 보아도 왠지 두려움이 엄습하곤 한다. 오늘날 치과는 단순한 구강 진료라는 기능적 개념에서 더 나아가 환자에게 친밀감을 주고 더불어 유익하고 즐거운 장소로 변하고 있다. 또 가보고 싶은 치과! ‘아름다운 이-치과’의 주요 콘셉트다.디자인은 철저히 고객 즉, 환자 입장에서의 심리적,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출발하였고 스태프들의 진료 편의성, 기능성을 더하였다. 또한 공간에 있어 DEAD SPACE가 발생하지 않게 역점을 두고 각 공간을 구획했다.이곳은 서향을 제외한 나머지 세 방향이 자연 채광과 금정산의 전망이 너무 아름다워 이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그리고 향후 합리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한 회원제 치과병원으로의 계획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게 각실 구분을 합리적으로 나누었다.로비 중앙에 안내 데스크를 배치하고, 좌우로 환자 동선과 스태프 동선을 구분했다. 짧지 않은 복도에 지겨움이 느껴지지 않도록 중간에 소대기실과 편의성을 위한 파우더 실을 배치하였다. 로비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나는 컬러로 작업하여 의도적으로 럭셔리한 분위기로 유도한다. 진료실로 들어서면 치아를 형상화한 파격적인 원색의 그래픽과 벽면과 파티션 등을 레드를 주색으로 하여 기존 고정관념 탈피를 시도하였다. 진료 의자도 가능한 한 컬러를 통일화하여 자칫 원색에서 오는 흐트러짐을 막았다.서울 프라임 피부과의 디자인 콘셉트는 내추럴 디자인이다. 모더니즘이나 미니멀리즘의 디자인보다는 내추럴하게 공간을 표현하면 예쁘겠다는 게 디자이너의 생각이다. 특히 내추럴을 중심으로 새 한 마리가 비상하는 느낌을 이곳에 고스란히 담고자 했다.우선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느낌을 공간에 표현하고자 천장 높이를 최대한 높였다. 더불어 시각적인 개방감도 시원스럽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입구 E/V, 인포메이션, 상담실, 진료실, 소대기실은 기능성을 살려야 했다. 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기적인 동선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가 난 BOX 형태를 벗어나 유선형의 사각, 오각, 육각 형태(약간은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이곳에 적용됐다. 이는 곡선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공간 전체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유선형의 등 박스, 창, 바닥은 전체 공간의 동선과 유기적인 일체감을 나타낸다. 또한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치료 전의 거친 피부를 표현(재미있는 볼거리도 제공하고자)하고자 목재(미송각재)를 켜서 벽면에 적용하였다. 자칫 건조해 보일 수 있으나 좀 더 바라보면 편안한 전체 이미지와 대비됨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대기실을 비롯한 전반적인 공간은 차분하고 세련된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고즈넉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화장실 컬러는 블랙과 다크 그레이로 하고 노출천장과 미장벽면에 투명도장으로 마감하여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Client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전체적인 마감은 앤티크 스타일로 마무리 지었다.글 이시정 까사온라인사업부 팀장 sjlee@casa.co.kr ·자료제공 이경재 / (주)유이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