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 블루헤런GC

기도 여주 대신면의 ‘블루헤런GC’(파72)는 독특한 이름의 골프장이다. 여주 지역에 많은 ‘학’(헤론·heron)과 잔디를 상징하는 ‘푸른색(블루)’의 합성어다. 1992년 ‘클럽700’으로 문을 연 이곳은 2002년 8월 하이트맥주가 인수한 뒤 이름을 바꿨을 뿐 아니라 코스를 전반적으로 리노베이션했다. 그 덕분에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코스라는 입소문을 타고 골퍼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골프장으로 꼽힌다.서코스 3번홀(파4·442야드)은 핸디캡 1번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볼 때 페어웨이가 좁은 느낌이 든다. 거리도 길다. 그린의 절반이 연못과 붙어 있고 그린 앞에 벙커 2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 물을 바라보고 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축된다. 욕심을 내지 않고 끊어서 치는 게 오히려 스코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샷을 100야드 이내에 두고 그린을 공략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투 온을 시키려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4번홀(파3·156야드)은 3면이 연못과 접한 아일랜드 홀 모양이다. 높은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한눈에 홀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경치 감상에 홀렸다가는 큰 코 다친다. 지난 10월에 열린 KLPGA투어 하이트컵챔피언십에서는 하루에만 30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고 한다. 그린과 연못이 접한 부분은 공간이 적고 내리막이어서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 십중팔구 물에 빠진다. 2단 그린이어서 핀의 위치에 따라 3퍼트의 리스크가 크다.왼쪽으로 굽은 6번홀(파4·354야드)은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코스 조성 때부터 드라이버보다는 페어웨이 우드나 아이언으로 공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드라이버가 잘 맞아도 오른쪽으로 가면 나무와 돌이 많은 숲, 왼쪽은 연못에 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숲으로 가면 1타를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린도 경사가 3도 이상인 부분이 많고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이른바 ‘3퍼트 홀’이다.동코스 12번홀(파4·433야드)은 전반적으로 오르막 형태다. 페어웨이도 넓지만 실제 쳐보면 스코어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자작나무 숲으로 이뤄져 있는데 드라이버샷이 그쪽으로 많이 향한다. 공인 줄 알고 가보면 하얀 자작나무 껍질일 때가 많다. 그린 주변에 벙커 2개가 있고 그린은 장독대처럼 솟아 있다. 거리 때문에 두번째 샷을 우드로 공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이 된 후 뒤로 구르는 일이 다반사다.13번홀(파4·515야드)은 롱기스트(장타자)를 뽑는 홀이다. 전반적으로 평이하지만 티샷을 하면 오른쪽으로 많이 빠지고 분실구도 많다. 왼쪽도 갈대밭이어서 위험지역이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한라산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린 왼쪽에 벙커가 많아 처음부터 그린 오른쪽을 굴려서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15번홀(파4·366야드)은 블루헤런에서 가장 인상적인 홀 중 하나다. 티잉 그라운드 좌우에 메타세콰이어가 줄지어 있어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명문 골프장 오거스트를 떠올린다. 두 번째 샷을 잘못 쳐 그린 앞 벙커에 빠지면 1.5m 높이의 벙커 탈출이 쉽지 않다. 그린 뒤편도 공간이 적고 그린도 퍼트라인 읽기가 쉽지 않다. 벙커에 겁먹으면 안 되고 벙커를 넘긴다는 생각으로 샷을 하면 좋다.17번홀(파4·335야드)은 오른쪽이 넓게 보이지만 막상 쳐보면 소나무 숲으로 갈 확률이 높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뒤 정교한 두 번째 샷을 날려야 한다.블루헤런은 모든 샷에 명확한 대가가 요구된다. 잘 친 샷은 다음 샷이 쉬운 반면 미스샷은 리커버리(회복)가 쉽지 않다. 권오삼 블루헤런 대표는 “모든 홀이 실력이 뛰어난 골퍼와 그렇지 않은 골퍼를 가려내는 변별력이 높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실력과 재미를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글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