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0일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서울 강남 세곡, 서초 우면, 하남 미사, 고양 원흥)의 사전예약공고 이후 10월 한 달간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 1만4295가구에 대한 사전예약 청약에는 총 5만8914명이 신청해 평균 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3자녀 이상이나 신혼부부 특별·우선공급 등을 제외한 예상과 달리 하남 미사지구와 고양 원흥지구에서 잇따라 미달사태가 빚어졌고, 일반 공급에서도 강남권만 첫날에 마감됐을 뿐 수도권 두 곳은 각각 2·3순위에서 마감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2009년 ‘8·27 서민주거안정대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수도권 개발제한구역(GB)내 보금자리주택을 조기공급하기 위해 2012년까지 당초 총 12만 가구 공금물량을 32만 가구로 크게 늘리는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서민·근로자들을 위한 ‘생애최초주택청약제도’를 신설함으로써 전체물량의 20%를 할당하고 분양가 인하·서민금융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배경은 크게 위축된 민간건설사의 공급시장을 보완하고, 주택시장의 안정 및 내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개발제한구역이외 기존의 신도시·도심지역 공급을 포함해서 2012년까지 전체 6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추진의지가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위한 택지조성계획은 크게 도심 내 재건축·재개발·역세권 등의 택지(8만 호), 도시근교의 개발제한구역 해제(32만 호), 도시외곽의 신도시 택지지구(20만 호) 등을 통해 공급된다. 가장 많은 공급량이 예정된 도시근교의 개발제한구역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위해서 가장 적합한 방안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실제로 2009년 10월에 지정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대상면적의 약 96%가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2009년에 지정된 1·2차 보금자리주택 가구 수는 9만5400호로, 향후 개발제한구역내 매년 8만 호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2010년의 수도권 내 공급물량이 10만 호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침체된 지방주택건설시장의 활성화차원에서 보금자리주택의 신규지정이 이어질 경우 보금자리주택의 전체공급물량은 15만 호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향후 2009년 주택건설물량의 약 50%에 근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시범지구의 사전예약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 내년 4월로 예정된 2차 지구에 대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2차 보금자리주택에서 주목되는 지역으로는 시범지구의 세곡지구와 인접한 ‘세곡 2지구’, 교통 및 주거환경여건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내곡 지구’, 그리고 별내지구의 분양성공에 따라 힘을 받고 있는 구리 갈매지구롤 뽑을 수 있다. 이들 지역 중 단연 서초 내곡지구가 돋보이는데, 내곡지구의 위치는 양재나들목 현대·기아자동차사옥 뒤편 현재 화훼·조경단지 등이 조성된 지역이다. 보금자리주택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 교통환경이 여타지역에 비해 우위성을 갖는 지역이다.무엇보다 내곡지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당선 청계역과 신설예정인 ‘양재나들목역’이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재IC주변은 현대·기아자동차 및 LG R&D타워 직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환경의 안정성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곡지구 또한 지역우선분양제에 따라 서울 거주자에 대해 100% 사전분양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2000년~2007년 기간 평균 52만1000호의 주택공급이 이뤄졌지만 2008년에 37만1000호, 2009년에는 30만 호로 뒷걸음질쳤다. 주택공급량이 이 정도로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영주택 공급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민영건설물량의 증가세가 크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반면 상대적으로 공공주택물량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보금자리주택이 현행 건설계획대로 2012년까지 수도권 내 60만 호 공급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수도권 내 서민주택공급은 본격적인 안정화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에 따라 주택시장 판도가 변화되기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데, 풍부한 서민주택 공급으로 인해 ‘고급주택시장과 서민주택시장’으로 양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가격에 비해 주변의 다세대·연립·빌라 등의 주택가격상승률은 매우 제한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보금자리주택이 지금과 같은 대규모공급이 이루어질 경우 보금자리주택뿐만 아니라 기존 중·소형규모의 재고아파트 또한 가격상승률이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가 현실화된다면 보금자리주택자체가 무주택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민아파트로서 로열티가 낮다는 점과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보금자리주택은 10년 이상 보유(전용면적 85㎡ 이하)·5년 이상 실거주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보금자리주택이 결코 ‘로또아파트’라고 단정짓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자금력이 있는 투자계층이 선도하는 고급주택시장은 서민주택과의 차별화된 가격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투자가치가 있는 주택’과 ‘단순한 거주목적의 주택’으로 이원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1·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낮은 분양가와 위치적인 우위성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개발제한구역 내 지정되어 아파트건설계획 이외 학군, 교통, 편의시설 등에 대한 세부계획은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자산가치 상승 또한 확실하다고 볼 수 없다.하지만 신도시 내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한다고 가정한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2010년 대표적인 청약관심지역인 ‘위례신도시(舊 송파신도시)’ 내 보금자리주택이 건설될 경우 상당한 투자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위례신도시 규모는 680만㎡로 판교(923만㎡)보다 규모는 작지만 강남권 대체주거지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된다. 총 4만6000가구가 들어서고 이 중 아파트는 4만2000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며, 아파트 주택크기별로는 전용 85㎡ 초과가 전체의 40%인 1만8762가구, 전용 60~85㎡ 1만1857가구(25%), 전용 60㎡ 이하 1만1437가구(25%)이며, 이 중 임대주택은 전체의 43%로 계획되어 있다.IBK기업은행 PB고객부 부동산팀장 김일수(wmpr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