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용산은 도성 밖 서남쪽의 10리에 있는데, 군자감(軍資監)과 훈국(訓局)의 별영(別營)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1861년 김정호가 그린 대동전도(大東全圖)에 의하면, 용산은 만리현(萬里峴-만리동 고개)에서 마포로 뻗은 용맥의 남쪽 기슭에 위치하며, 현대의 지명으로 살펴보면 원효로를 가리킨다.‘용산구의 홈페이지’에는 ‘용산은 산세가 용을 닮았다 해서 붙였다는 설과 백제 때에 한강에서 두 마리 용이 나타나서 유래된 이름이란 설이 전한다’고 설명돼 있다. 여기서 ‘용을 닮았다는 산세’는 현재 용산을 이룬 지형 중, 만리동 고개로부터 마포구와 경계를 이룬 청파동→효창동→용문동→원효로동의 서북쪽 산맥을 일컫는다. 따라서 예전의 용산에는 현재 용산구에 속한 남산의 남쪽 산록인 한강로동 갈월동 용산동 남양동 이태원동 한남동 이촌동 보광동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신증동국여지승람의 한성부 고적편에는 추흥정(秋興亭)의 옛 터가 용산강(龍山江)가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숭인의 기문(記文)에 “용산은 예로부터 강산이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또 토지가 비옥해 오곡이 잘 되며 강에는 배가 운항하고 육지에는 수레가 통행해 2주야면 경도(京都)에 이를 수 있으므로 귀인들이 많이 별장을 마련해 두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두 기록을 보면 과거 용산은 한강변으로 평야가 비옥하고 물자의 통행이 빈번해 부자가 많이 살았던 곳임을 알 수 있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한성부 서부편에는 ‘윤민신(尹民新)의 집이 청파 작작동에 있었는데, 다섯 아들을 공부시켜서 5년 만에 모두 대과 급제했다. 그래서 지금도 오자등과(五子登科)의 터로 부른다’라는 기록이 있다. 집터가 명당이라 5명의 급제자를 배출했다는 뜻으로 용산 내에서 청파동이 가장 풍수적으로 길한 곳임을 알 수 있다.용산의 지리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한북정맥(漢北正脈)이 대성산(1175m)→백운산(904m)을 거쳐 북한산으로 솟구쳤고, 북한산에서 서남진(西南進)한 용맥이 북악산(142m)으로 재차 머리를 들었다. 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산에서 한 용맥이 서진과 남진을 거듭하며 자하문 터널을 지나 인왕산으로 솟아났다. 인왕산에서 지맥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무악재를 넘지 않은 채 남동진한 기맥은 남대문을 거쳐 남산으로 솟은 다음 응봉(鷹峰, 174m)을 지나 한강을 만나며 지맥이 멈추니 남산을 주산으로 삼고, 무악재를 지난 기맥은 안산(鞍山)으로 솟아난 후 만리동 고개→효창공원을 지나며 마포구와 경계를 이룬 채 남서진을 계속한 뒤 한강을 만나 지맥을 멈추니 안산을 주산으로 삼는다.안산이 주산인 과거의 용산 땅은 효창공원의 뒷산에서 다시 두 갈래로 나뉘는데, 짧게 동진하다가 다시 남진한 용맥에 기대어 청파동이 자리하고, 계속 남서진하여 한강까지 뻗어간 용맥의 남쪽 산록에 효창동과 원효로동이 자리 잡았다. 또 남산이 주산인 현대의 용산 땅은 잠두봉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남동진한 용맥에 기대어 한남동과 보광동이 자리하고, 남서진한 용맥에 이태원동과 용산동이 자리 잡았다. 그러므로 현대의 용산은 남산과 안산을 두 개의 주산으로 가진 곳으로 풍수적으로 쌍룡이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쌍룡쟁주형(雙龍爭珠形)의 명당이라 부를 수 있다. 여기서 용이 다투는 여의주는 한강 가운데 터 있는 노들섬을 가리킨다.쌍룡 중에서 안산을 주산으로 삼은 우측의 용은 기세가 뚜렷하면서 상하기복과 좌우로 요동치며 전진이 활발한 모습이고, 남산을 주산으로 삼은 좌측의 용은 몸을 곧 땅으로 감추면서 낮은 구릉을 이루면서 뻗어나가 기세가 미약하고 힘이 여러 가닥으로 분산됐다. 우측의 용은 풍운을 타고 온갖 조화를 부리는 활기찬 천룡(天龍)으로 이 용에 기대어 대단위 첨단전자상가가 발달한 것이나, 또 바람은 곧 물이니 물을 몰고 다니는 기차의 역사가 들어선 것 모두는 풍수적으로 지세가 가진 성격과 잘 맞는 땅의 이용이라 볼 수 있다.좌측의 용은 몸을 땅 속으로 감춘 채 잠을 자는 지룡(地龍)으로 이곳은 휴식과 안정이 기대되는 편안한 땅이다. 그러므로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시설이나 주택이 들어서야 땅의 성격과 부합된다. 그런데 이곳은 현재 용 머리에 국방부 청사를 비롯해 미군부대 등 군사시설이 넓게 자리 잡았다. 이것은 마치 용의 머리에 총부리를 들이댄 형국으로 용이 승천하는 것을 위협하거나 막는 식이다. 따라서 용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총의 위협에 기죽은 용이 다시 머리를 들고 승천하도록 군 관련 시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이전해 우측의 용과 여의주를 놓고 서로 다투도록 도와줘야 비로소 지기가 분출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용산은 쌍룡이 여의주를 다투는 형국으로, 용이 승천할 수 있고 온갖 조화를 부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의주를 얻어야 한다. 만약 여의주를 얻지 못한다면 이무기로 남아 여의주를 얻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용산의 여의주는 노들섬이다. 그러므로 용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노들섬이 원형대로 유지돼야 하고 나아가 여의주는 영롱하고 신비한 빛을 내는 구슬이니 노들섬에 위락·관광시설을 유치해 밤낮으로 휘황찬란한 빛이 뿜어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