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 ‘U턴 프로젝트’의 핵심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U턴 프로젝트’는 용산 뚝섬 한강변 등 3대 강북 거점을 집중 개발, 강남으로 몰리는 고급 주택 수요를 다시 한강 이북으로 되돌리려는 서울 업그레이드 전략. 이 중 강북 3대 거점의 하나인 용산은 입지와 개발 여력 면에서 가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용산은 한강과 한강시민공원, 남산, 용산가족공원을 끼고 있어 주거 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교통 여건도 사통팔달이다. 용산역과 삼각지 일대는 지하철 3개 노선과 국철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그리고 한강로에서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도로망도 다른 지역과 견줄 바가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경부고속철도와 신공항철도, 그리고 경의선 시발역으로 장거리 교통의 메카다. 개발이 완료될 경우 용산은 향후 인천 3대 경제자유구역과 파주신도시 등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런 숱한 호재를 배경으로 용산에서는 한창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진행 중이다. 현재 용산 전체 면적(662만 평)의 3분 1을 차지하는 230만여 평에 각종 개발 청사진이 마련된 상태.개발의 중심 축은 미군 이전으로 생겨나는 ‘용산민족공원’이다. 이곳을 경계로 동쪽으로는 33만1000평 규모의 한남뉴타운이 위치해 있다. 서쪽으로는 서울역~한강대교 북단에 이르는 한강로 주변 100만 평(331만㎡)을 대상으로 하는 용산부도심 개발 계획이 잡혀 있다. 부도심 계획은 크게 철도 정비창 개발과 용산역 앞 개발 및 국제빌딩 주변 개발 등으로 나눠진다.용산 개발은 용산민족공원 조성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의 한가운데 터를 잡고 발전의 발목을 잡아 온 미군기지가 이전함에 따라 용산은 대규모 녹지를 갖춘 특급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용산구 용산동 1가 일대의 270만㎡(약 81만 평) 전체가 한강과 어우러진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용산민족공원에 대한 세세한 계획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처럼 도심 속 생태공원 형태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45년까지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를 마치고 이곳을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 축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012년까지 용산기지가 이전하면 공사에 들어가 2015년쯤 1단계로 시민들에게 공원을 개방한 뒤 2045년쯤 완전 개장할 계획이다.용산 부도심화 계획 대상지는 삼각지와 용산역을 중심으로 하는 약 100만 평이다. 16개 개발구역으로 나눠져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와 각종 업무 및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세부적으로는 도시환경정비구역 5개 구역, 특별계획구역 10개 구역, 주택재개발구역 1개 구역 등이다.용산 한강로 주변은 서울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개발 사업이 더뎌 슬럼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던 곳이다. 하지만 2001년 7월 서울시가 서울역∼한강대교 북단(약 4km)에 이르는 100만 평을 ‘용산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도심 재개발 사업의 청사진이 마련됐다. 그동안 도심에서 추진됐던 개발 사업 중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세부적으로는 용산역 주변에 주거·상업·업무 등이 가능한 초고층 건물들이 잇달아 들어선다. 서울시는 최근 용산역 옆 철도정비창 부지에 최고 620m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게 허용했다. 이곳은 높이 150m 이하의 40층 규모 건물들도 건립돼 업무·상업·유통·주거 시설이 함께 어우러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620m의 초고층 빌딩은 현존 ‘세계 1위’인 대만의 타이베이 101빌딩(508m·101층)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축 중인 버즈두바이(830m·160층), 2010년 완공 예정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세워질 ‘타워 오브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물론 국내에서는 현재 건립이 추진 중인 송도 인천타워(610m·151층)를 제치고 1위가 된다. 토지 소유주인 한국철도공사는 서울시의 ‘5만 평 개발 유보’ 방침에 “사업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반발하면서도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이르면 2013년에는 국내 최고층의 랜드마크 건물이 용산에 세워질 전망이다. 현재 철도 정비창 부지에는 철로와 용산차량사업소, 수도권 철도차량관리단, 용산 물류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다.용산역 앞과 도로 건너편 국제빌딩 주변에도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이 진행 중이다. 특히 용산역 앞 집창촌 일대는 최고 40층짜리 건물 7개 동이 들어설 예정으로 현재 1~4구역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용산구는 총면적 1만8800여 평에 달하는 한강로 2가의 집창촌 재개발구역을 ‘강북의 타워팰리스’로 재탄생시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용산역 앞 2구역의 경우 조합 측이 지난 3월 19일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지하 9층·지상 40층 규모의 업무용과 주거용 빌딩 4개 동이 포함된 주상복합단지를 오는 2011년까지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확정했다. 바로 옆 3구역도 최근 삼성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3구역은 용산 역사 내 복합 쇼핑몰 ‘아이파크 몰’과 용산민족공원(81만 평)을 이웃에 둔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다. 3구역에는 지하 9층, 지상 40층짜리 관광호텔과 업무시설, 주상복합아파트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2·3구역 상업 중심지의 뒤쪽으로 용산역 앞 정면에는 2460평 규모의 공원이 조성된다.집창촌 바로 옆에서도 개발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 주변에는 벌써 30~4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적지 않게 들어섰거나 공사 중이다. 대우트럼프월드Ⅲ(31층), 벽산메가트리움(33층), 용산파크자이(34층) 등이 입주를 마쳤다. 시티파크(43층), 파크타워(40층), 월드마크(37층), 프리미어(34층), 나인파크(32층), 아크로타워(32층) 등이 올라가고 있다.용산구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남뉴타운은 서울시 뉴타운 가운데 보기 드물게 한강을 시원스럽게 내려다 볼 수 있는 데다 뒤로는 남산 조망권을 갖춰 최적의 입지 여건을 자랑하고 있다. 한남·보광동 일대 33만1000평에 들어서게 될 한남 뉴타운은 현재 5457가구의 낡은 집들이 향후 2만여 가구의 새 아파트 단지로 바뀌고 부족한 도로·공원 등 기반 시설도 대폭 확충될 예정이다. 또 폭 25m의 기존 도로 1개 노선과 12~15m 도로 2~3개 노선, 6~8m의 내부 도로망이 격자형으로 구축된다.서울시가 지난해 이곳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함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한남뉴타운 사업은 서서히 탄력을 받고 있다.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용적률, 인·허가 등에서 많은 혜택이 부여돼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한남뉴타운은 아직 기본계획 확정, 구역 지정 등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남산 경관을 고려한 용적률과 층수 등의 문제로 발이 묶여 사업 추진이 부진했던 얼마 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진전된 상태다.용산 구청 관계자는 “과거 뉴타운 방식으로는 층수 규제를 받아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는데 재정비 촉진지구에서는 층수가 크게 완화돼 한남 뉴타운 사업 전망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