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품투자 올 가이드
술작품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미술품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틈새 투자처로 부각되면서 전문직 종사자와 젊은 고액 연봉자들이 대거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블루칩 작가들과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최근 미술 시장의 달라진 모습은 수요층의 구매 자세 변화에서도 그대로 감지되고 있다. 예전만해도 국내 화랑이나 경매회사를 통해 구입했었지만 요즘에는 해외 시장에 직접 나가 매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베이징 아트페어에는 국내 컬렉터 50여 명이 중국 현대미술 쇼핑에 나섰으며 6월 14~18일 나흘간 열린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에도 국내 컬렉터들이 ‘출장’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술품 투어가 급증하는 것은 통계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미술품 수입액이 1000억 원을 돌파, 국내 작가의 미술품 거래액(속칭 이발소 그림 및 공공 미술품 제외)을 훌쩍 뛰어 넘었다. 현재 외국에 나가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은 아트페어나 경매, 아트펀드 등 총 3가지다. 아트페어나 경매가 직접 투자라면 아트펀드는 간접 투자다. 미술 시장을 뜻하는 아트페어는 보통 여러 화랑들이 한 장소에 일정 기간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아티스트 개인이 참여하는 형식도 있지만, 화랑 간 정보 교환과 작품 판매 촉진, 시장 확대를 위해 주로 화랑 간의 연합으로 개최된다. 지난 5월 14~18일 열린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가 대표적이다. 1969년에 창설된 바젤 아트페어(Art Basel)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 3개국 인접 도시인 바젤의 지리적 위치, 30년이 넘는 오랜 역사, 그리고 전문화된 운영으로 현재 세계 화상들로부터 호응도가 가장 높은 미술 견본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품의 수보다는 가치(quality, not quantity)’를 모토로 판매를 위한 미술 시장 기능뿐만 아니라 미술관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전시를 보여주고자 한다. 2000명이 넘는 작가들이 참가하고 270개의 세계 유수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다. 근대 미술품부터 최신의 아방가르드 경향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미술작품이 총망라돼 세계 미술의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년 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예술의 올림픽(Olympics of Art World)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장을 찾는 것도 유익한 투자 정보가 될 수 있다. 소더비(Sotheby’s)와 크리스티(Christie’s)는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의 양대 회사로 군림하고 있다. 미술 경매의 기원은 길게는 고대 로마제국에서부터 중세 프랑스의 경매축제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진정한 예술품 경매는 영국의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부터 정착됐다고 할 수 있다. 연간 약 6조 원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명품 경매 시장은 뉴욕의 크리스티 인터내셔널과 영국에 본사를 둔 258년 역사의 소더비가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영국에 본사를 둔 258년 역사의 소더비는 세계 명품 경매의 메카로 2005년 말 기준 23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전 세계 100여 개 사무실과 17개 경매센터를 운영하며 경매 행사를 약 1000회 벌여 5500억여 원의 매출에 400억여 원의 순이익을 올린 시가총액 1조1700억 원 규모의 회사다. 온라인 경매회사인 e-베이와 비교하자면 매출액은 약 2배, 순이익은 약 3배, 직원 수는 1.8배, 시가총액은 10분의 1 수준이다.미술품 시장의 현재 흐름을 알고 싶다면 경매장을 둘러보는 게 효과적이다. 국내외 미술품 경매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미리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참관만을 원하는 경우에는 경매가 열리는 시간에 경매장을 찾기만 하면 된다. 경매 절차는 위탁, 감정, 가격협상, 전시, 경매로 구분된다.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팔고자 하는 경우 소장자는 홈페이지의 위탁 신청이나 전화 문의를 통해 담당 스페셜리스트와 만나 작품의 위탁 가능 여부를 일차로 문의해야 한다. 경매에 출품 가능한 작품이라고 판단되면 작품의 진위 여부를 전문가들이 감정한 후 최종 경매 출품 가능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작품의 출품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경매 회사의 담당자와 위탁자가 내정가(출품 가능한 최저 가격)를 협의하고 위탁 계약을 하게 된다. 위탁 계약이 이뤄진 작품은 시장 가격과 전시 경력 등을 조사해 도록에 실리게 되고 1주일간의 전시를 거쳐 경매에 올려지게 된다. 경매 도록을 받아본 후 경매 1주일 전부터 시작되는 전시 기간에 전시장을 찾아 작품 실물을 확인하고 담당 스페셜리스트와 상담한 후 작품의 구입 의사를 결정하게 된다. 경매 당일 현장에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는 전시 기간에 전화 응찰이나 서면 응찰을 신청하면 경매 회사 직원이 대리로 응찰해 준다.경매 당일엔 회원에게만 응찰 자격이 주어진다. 현지 경매장을 방문해 안내 데스크에서 회원으로 등록하며 이때 개인 신용과 현금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은행예금 통장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회원번호를 받은 뒤 응찰 등록서를 작성하고 숫자가 적힌 패들을 부여받고 자리에 착석해 경매사의 호가에 따라 응찰을 원하는 가격까지 패를 들어 의사를 표시하면 된다. 경매 후 작품을 낙찰받았다면 낙찰 인서에 서명하고 경매 후 1주일 내에 수수료(약 10%)를 포함한 금액을 납부하고 낙찰받은 작품을 찾아가면 된다.특히 크리스티는 세계인을 매혹하는 희귀 예술품과 더불어 그 명성과 견주어 나무랄 데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크리스티는 전 세계 39개국에 18개 경매장과 128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상주의 미술, 현대 미술, 세계의 고미술, 도자기, 판화, 사진, 가구, 와인, 자동차, 곰 인형, 영화포스터, 악기 심지어 수몰되었던 타이타닉호의 유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모두 전문가의 신중한 검증 과정을 거친 작품이며 경매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는 만큼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경매 과정은 작품의 소장자가 직접 크리스티에 경매를 의뢰하거나 유명한 컬렉터의 경우 크리스티 측에서 먼저 출품을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입찰과 회원 등록 방식은 소더비와 비슷하다. 혹시 미국이나 영국으로 여행을 떠날 일이 있다면 뉴욕의 록펠러 센터나 런던의 킹 스트리트에 있는 크리스티 경매장을 꼭 한번 들러보자. 한여름이나 겨울을 제외하면 한 달에 몇 번씩 꼭 경매가 열린다. 또한 경매에 나오는 모든 물품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프리뷰(Preview)가 경매 전 며칠간 무료로 진행되며 입장도 자유이므로 다른 사람들 눈치 볼 것 없이 삼매경에 빠져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