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병술년…개띠 동갑내기 꿈★ 대화
2006년은 병술년, 개띠 해다. 예로부터 개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켜주는 동물로 여겨졌다. 개는 사람과 가장 친하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그래서인지 역사적으로 개띠 해에는 큰 우환이 없었다고 한다. MONEY는 개띠 해를 맞아 46년 58년 70년 82년생 등 개띠 동갑내기들을 초청, ‘세대 좌담회’를 가졌다. 성공 코드와 세대차가 화두로 던져졌다. 세대차를 뛰어넘어 참석자 모두가 근면과 성실을 성공의 조건이라고 꼽았다. 젊은 세대들은 여기에 ‘지식’ 하나를 더 보탰다. 개띠 동갑내기들이 바라보는 새해 전망을 세대의 벽 위에 올려놓았다. 사회 = 남궁 덕 편집장 ? 2006년은 병술년 개띠 해인데 어떤 게 화두로 등장할 것 같습니까.백갑종 삼우씨앤디 대표(1946년생·이하 백)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니 당연히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경제가 아닐까 싶네요.” 계명재 한광 대표(1958년생·이하 계) “경기가 어려우니 당연히 경제 문제가 화두로 등장하겠죠. 또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 같아요. 한·미 간 마찰도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명재열 대우증권 연구위원(1970년생·이하 명) “월드컵이 단연 화두가 되지 않을까요. 지난 2002년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의 열정이 다시 타오르지 않을까 벌써부터 설레어집니다.” 박선영 강남소중한눈안과 고객지원팀 사원(1982년생·이하 박) “저는 정치나 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주변 친구들도 그런 것 같아요. 오히려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주변에 아직도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모두가 능력은 출중한데 일할 곳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네요.” ? 바야흐로 재테크 시대입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노령화 사회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전망이 재테크 열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명) “아직 노후를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10억원 만들기’가 유행했는데 요즘은 부자의 기준이 20억원으로 높아졌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오래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돈을 많이 벌어야겠는데 정년이 줄고 있으니 그게 걱정입니다.”(박) “글쎄요. 평범하게 직장생활해서 20억원을 버는 것이 쉬울까요. 그렇다고 일확천금을 꿈꾸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노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금을 붓기 시작했는데요. 직장생활을 하니 국민연금은 기본이고 얼마 전에는 퇴직연금에도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적립식 개인연금 형태로 운용되는 변액유니버설보험도 가입해 뒀습니다.” 돈 많이 벌어 이웃과 함께할 터(계) “전 아직 은퇴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재테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편안한 노후를 위해 돈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일할 수 있을 때 좀더 벌어서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 생각입니다.” (백) “제 나이 이제 60이니만큼 여생을 편하게 보내기 위해선 20억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 은퇴 이후를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허락하는 한 회사는 계속 경영할 생각입니다.” ? 요사이 맞벌이 부부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백 대표님 세대에도 맞벌이가 많았습니까.(백) “아닙니다. 그때는 맞벌이 하는 모습이 드물었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들의 직장생활을 좋지 않게 봤던 때였죠. 그래서 가정학과를 나온 여자들이 ‘1등 신부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옛날에나 가능했죠. 저는 앞으로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명) “그 부분에 대해선 저도 동감합니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단 육아문제가 가장 큽니다. 한 직장동료는 애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 조선족 동포에게 맡긴다고 합니다. 이 조선족 동포에게 주는 돈만 한 달에 100만원이라는군요. 대략 월급의 50%를 육아비로 쓰는 것 같아요.” (계) “보육기관이 부족한 것보다도 보육기관에 대한 불신이 더 큰 문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손에 애를 키우는 걸 꺼립니다. 어쨌든 보육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 명품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품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박) “저는 명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닙니다. 시계하고 가방이 몇 개 있습니다. 제가 봐도 너무 비싸요. 그래서 구입하는 데 신중하게 결정하죠. 그렇지만 제 친구들 대부분이 명품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 “저는 특별히 가지고 있는 명품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명품은 남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입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 그다지 명품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계) “저도 명품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능성 상품을 구입하는 편이죠.”(백) “명품에 대한 개념을 우선 정립해야 합니다. 브랜드 파워보다는 자기 생활에서 소중하게 생각되는 명품을 찾아야만 합니다. 브랜드 파워가 중요하지만 그것이 꼭 소중한 것만은 아닙니다.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모아지면 명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 간 생각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백 대표님과 계 대표님은 요즘 젊은이들을 어떻게 보시나요.(백)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밝고 실용적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다만 깊이는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박) “저도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이 많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볼게요. 부모님에게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말씀드리면, 항상 참으라고만 하십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아요. 제가 봐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참을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하는 네티즌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막히는 게 싫습니다. 의사 전달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명) “전 그러한 문제는 경험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가령 ‘애 낳아보면 부모 심정 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진짜 그렇더라고요. 애를 키우면서 가슴에 와 닿는 게 많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경험이 적으니 당연히 옛 세대와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요”(계) “요즘 젊은 세대가 장점도 많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리 세대보다는 적은 것 같아요. 특히 남의 의견을 듣는 자세가 부족합니다. 회사에서도 그렇습니다. 개개인의 의사보다는 토론과 대화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백) “그것이 모두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세대야 농업이 기반인 사회였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전자통신산업이 성장 동력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요.” ? 누구나 성공에 대한 욕망이 있을 겁니다. 무엇이 성공의 키워드라고 생각하십니까. (백) “성실과 근면이 최고의 미덕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입니다.”(박) “저도 백 대표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 법이죠. 하지만 단순히 성실과 근면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정보습득 능력이 중요한 관건이죠. 지식을 얻는 게 필요합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계속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직업과 관련해선 한 우물을 파고 싶습니다. 저는 이미지 컨설팅을 하는 게 꿈입니다.” ? 최근에는 여가 문화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직장 내에도 다양한 동호회들이 만들어지고 있죠. 각자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계) “건강관리에 가장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는 등산을 참 좋아하는데요. 야간 산행도 즐깁니다. 만약 제게 한 달만 시간을 준다면 백두대간을 종단하고 싶습니다.” (명) “저는 아직까지 특별한 취미가 없습니다. 퇴근하면 직장동료들과 회식하고 쉬는 날은 애들과 함께 보냅니다. 어떤 때는 ‘내가 지금 뭐하고 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취미생활을 하나 정도 해볼 생각입니다.”웰빙시대 맞게 다양한 여가생활 (박) “우리 세대만 해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습니다. 술보다는 문화생활을 공유하는 편이죠.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직장동료들도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친구들끼리 모이면 동호회에 들자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토익 공부를 하고 싶으면 인터넷에서 ‘토익만점을 위한 동호회’에 가입하죠. 요즘은 ‘웰빙’이 유행 아닙니까. 그래서 전 수영과 헬스를 합니다. 1주일에 세 번은 가죠. 수영은 새벽, 헬스는 퇴근 후 밤에 합니다.” ? 각자 개띠로 살아오면서 겪은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백) “전 개띠 해에 처음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그게 1970년이었으니 35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셈이네요.”(계) “저는 성이 ‘계’씨인 데다 ‘개’띠여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우리 세대부터 고교평준화가 시작된 것도 개띠와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죠.” ? 2006년 새해에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백) “당연히 건강과 사업입니다. 나이가 드니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군요.”(계) “저도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잘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명) “직장생활한 지 어언 8년이 됩니다. 회사에서도 중간 직급에 있고요.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퇴직 이후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취미생활도 가져볼 계획입니다.”(박) “개띠 해라고 생각하니 정말 성인이 된 것 같습니다. 포부도 많고 설레는 것도 많아요. 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건강이 걱정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남자친구에 대한 관심이 많죠. 올해는 본격적으로 연애를 해볼 작정입니다. 또 12년 후에 찾아올 또 다른 개띠 해를 준비하는 한 해로 삼을까 합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