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상품 퓨전화 가속…어떤 상품 뜰까

즘 은행 예금자들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연 4%짜리 예금을 찾기 힘들었지만 최근 들어 연 5%가 넘는 예금상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은행들이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난 8~10월 3개월 간 은행 정기예금에 8조원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 10월 은행 정기예금에 4조1000억원이 유입돼 2003년 11월(6조3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그동안 초저금리로 고객들에게 외면받았던 은행의 정기예금이 최근 금리 상승세 영향으로 잃어버린 명성을 다소나마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은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주가 금리스와프 등과 연계된 복합금융상품을 개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예금에서 이탈했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고금리 복합금융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복합금융상품이 내년도 은행의 주력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예금상품의 ‘장기화’도 2006년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지난 2~3년 동안 시장금리 하락세 영향으로 예금상품이 단기화했지만 이제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예금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권들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대비해 2년, 3년짜리 고금리 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 유망 상품 : 은행들은 예금 주식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의 장점을 결합한 ‘퓨전형 복합금융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 ’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 고객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대표적 복합금융상품은 ‘예금+주식’인 주가연동예금(ELD)이다. ELD는 예금의 원금보장 성격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결합한 것으로 지난 1~2년 동안 인기몰이를 했다.은행권은 이제 ELD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ELD+고금리 특판예금’이라는 새로운 복합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이 11월 말 내놓은 ‘하나지수플러스 특판예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주가지수연동예금인 ‘하나지수플러스 정기예금’과 함께 정기예금 또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가입할 경우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가입금액 범위 내에서 최고 연 5.2%의 금리를 지급한다. 1년제 CD에 가입하면 연 5.2%의 확정금리, 1년제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연 5.0%의 확정금리를 받는다.1년제 하나지수플러스 정기예금에는 두 가지가 있다. 안정형은 만기 때 주가지수가 기준 대비 20% 이상 오르면 연 8.4%까지 수익이 가능하다. 적극형은 장중 지수가 25% 이상 상승하면 연 3%로 이율이 확정되지만 만기 때 주가 상승률이 25% 미만이면 최고 연 14.4%의 수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하나지수플러스 정기예금과 CD에 각각 1000만원씩 가입한 뒤 1년 후 주가가 20% 이상 오르면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에서 연 8.4%, CD예금에서 연 5.2%의 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이에 앞서 씨티은행은 일본TSE(도쿄 증권거래소) 리츠(REIT) 지수와 연동해 최고 연 17.1%의 수익이 가능한 지수연동예금과 연 4.7%의 확정금리 정기예금을 합친 복합상품을 선보였다. 외환은행은 지수연동예금과 연 5.0% 확정금리 예금을 한데 묶은 ‘e-좋은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기업은행 역시 연 4.8% 확정금리 예금과 KOSPI 주가지수에 연동하는 지수연동예금을 묶은 ‘묶음형 더블찬스정기예금’을 출시했다.우리은행은 지난 11월 중순 금리스와프 정기예금인 ‘I-Champ 정기예금’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이 상품은 3개월물 CD수익률이 연 5.3% 이하로 유지될 경우 최고 연 7.0%의 이자를 지급하는 금리스와프 형 복함금융상품이다. 만기 3년인 이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며 금리는 CD 수익률이 연 5.3% 이하인 일수(日數)에 비례해 결정되며 계약기간 CD 수익률이 연 5.3%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최고 연 7.0%의 이자가 3개월마다 지급된다.서춘수 조흥은행 강북PB센터 지점장은 “각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면서 “예금 고객들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복합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은행상품은 기본적으로 ‘만기 1년’이라는 상식이 깨지고 있다. 은행들이 다양해진 고객 입맛과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3개월, 6개월짜리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높은 금리를 얹은 2~3년짜리 예금도 활발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처음으로 만기가 3개월인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KB리더스정기예금)을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가 움직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6개월 이상으로만 팔던 상품의 만기를 줄여 고객들이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만기가 다양한 지수연동예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가지수연동예금은 도입 초기엔 대부분 1년짜리였다. 그러나 최근 대다수 은행들이 6개월짜리도 취급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히트상품인 ‘오렌지정기예금’도 6개월짜리 상품이 가장 인기가 높다. 지난 6월 출시된 오렌지정기예금은 CD 금리가 오르는 만큼 자동으로 금리가 상승한다는 장점으로 최근 판매액이 2조원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금리 특판예금의 ‘기간 파괴’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특판예금이 만기 6개월∼1년짜리 단기성이었지만 최근에는 만기 2∼6년짜리 장기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만기 2년제와 3년제 특판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 정기예금보다 연간 0.4∼0.5%포인트 높은 이자를 주는 것으로 1억원 이상 가입할 때 2년제는 연 4.8%, 3년제는 5.0%의 금리가 적용된다. 또 월이자 지급식의 경우 2년제는 기존 상품보다 1.3%포인트 높은 연 4.6%, 3년제는 1.4%포인트 높은 연 4.8%의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고정적인 월 소득을 원하는 이자소득자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우리은행도 연 6.4% 안팎의 확정금리를 주는 만기 6년짜리 ‘우리파워인컴펀드’를 선보였다.이처럼 은행들이 장기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CD 수익률 등 시장금리가 오르는 등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리가 상승하면 당장 금리를 약간 높게 주더라도 장기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은행에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만기가 지나치게 단기화하면서 자금 운용 안전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대부분 은행이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 특판예금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