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어떤 상품이 뜰까

일 속담에 ‘행운은 가끔 바보에게도 찾아온다. 하지만 결코 그의 곁에 눌러 앉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재테크 시장에서도 자주 쓰이는 격언이다. 속담처럼 우연히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치밀한 분석 없이는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2006년 부동산 투자시장은 더욱 그렇다.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 패턴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거두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고 급격한 수요 감소를 예상하기도 어렵다. 전반적으로 투자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는 상품의 특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금리도 4% 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상하기도 어렵다. 강남권 등 블루칩 아파트는 내년에도 여전히 주목 대상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중과세 부과는 되레 비 강남권 매물만 쏟아내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강북 노원 도봉구 등 서울 강북지역 3개구에서는 20평형대 소형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음성ㆍ진천 땅값 변동 추이 : 대조적으로 강남권은 여전히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11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한 주 전보다 0.11% 뛰어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황기일수록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부동산 상품에 있어서 안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는 환금성(換金性).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느냐는 수요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비교적 수요층이 탄탄한 강남권 신규 입주아파트와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매력은 여전하다. 수요 감소는 가격 하락보다는 가격 양극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불황기라고 해서 투자를 주저하기보다는 값이 오를 만한 목 좋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다. 재개발 지역에 투자하려면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곳을 선택해야 한다. 서울시 2차 뉴타운 중 아현, 한남뉴타운 등은 조합원 간 분쟁이 적어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구조개선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 재개발조합들의 법적 구속력이 약해져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독주택 지분을 매입해 다세대로 분양한 뒤 되파는 틈새 투자방법이다. 현재 서울시 조례에서는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지분 쪼개기’를 금지하고 있다. 아예 다가구나 단독주택을 매입해 다세대로 재건축하는 것은 규제받지 않는다. 재건축에 따른 비용은 감수해야겠지만 가구를 쪼개 다세대로 분양하면 상당한 투자수익이 기대된다. 물론 해당 구청의 건축허가를 받는 것이 급선무다. 2차 뉴타운 지역에서는 조합원 수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해 건축허가를 받기가 어렵다. 다행히 3차 뉴타운은 아직까지 특별히 규제하고 있지 않아 이들 지역을 집중적으로 노려보는 게 유리하다. 송파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마천, 거여 뉴타운 예정지에선 이 같은 투자방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90년대 이전에 지어진 단독주택 중 공동 명의로 된 주택의 소유권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1990년 이전에 지어진 단독주택 중 소유주가 여러 사람으로 돼 있는 다가구주택에 대해서도 재개발 때 분양권을 주도록 하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지난 10월 말 통과시켰다. 이는 다가구제도가 도입된 90년 4월21일 이전에 지어진 단독주택의 공동 명의도 지분을 각각 인정해주겠다는 것. 다가구주택제도가 도입된 90년 이전에 단독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다세대주택으로 등기를 해 재개발 추진 시 입주권을 놓고 해당 주민들 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 지분들은 가격이 저평가돼 있었다. 따라서 조례 개정에 따른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골프장 내 주택도 틈새상품으로 주목받는다. 이들 주택은 위락시설로 구분돼 다주택에 따른 중과세 등을 적용받지 받지 않는다. 기흥CC 내 대우건설이 지은 대우그린카운티 112가구가 건설돼 있고 SK건설의 아펠바움은 현재 분양 중이다. 재건축 시장은 전체적으로 우울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발이익 환수, 소형 평형 의무비율, 후분양, 조합원 명의 거래 금지 등 갖가지 규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틈새를 찾기보다는 관리 처분 계획을 끝낸 재개발 지분에 투자해 입주 때까지 보유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입주 이후를 감안해 가격 상승 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선택할 때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강남권 저밀도지구다. 저밀도지구 중에서 처음으로 내년 2월 입주하는 도곡 렉슬은 4억1500만원에 분양한 26평형이 현재 5억3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는 인근에 제2롯데월드가 추진되고 있는 데다 상업지구로의 변경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안정을 찾아가던 강남재건축 물량이 저가 매물부터 서서히 소진되면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며 “전체적으로는 약세를 면치 못하겠지만 수요가 많은 강남권 물량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화는 토지시장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것 같다. 개발재료가 있는 곳은 여전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약세를 면치 못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수도권과 충청권은 관심을 기울여 볼만 하다. 그러면서 기업도시 혁신클러스터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의 개발 호재가 인근에 있다면 앞으로 땅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충북 음성·진천군만 해도 현재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이들 지역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수혜가 기대되는 곳으로 음성군 금왕읍은 논, 밭 모두가 평당 1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도로에 인접한 곳들 중에는 평당 20만원이 넘는 토지도 있다. 연말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 토지보상이 예정돼 있어 대토(代土) 수요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토지보상이 이뤄지면 해당 지역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 가격이 과열로 치달을 수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음성·진천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2시간 이내면 도착할 수 있어 투자처로 적격”이라면서 “기업도시로 개발되는 강원도 원주시와 가까운 횡성군도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양평 여주 이천 가평 등지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들 지역에서는 동서고속도로와 원주 기업도시 건설 등의 개발 호재를 살펴가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독주택지 투자는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이주자용 단독주택지는 전매 제한이 없어 웃돈이 높게 붙는다. 웃돈이 부담된다면 아예 토지공사에서 주최하는 단독주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화성동탄 김포장기 하남풍산 용인죽전 인천청라지구 내 단독주택지가 연내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입찰계획은 한국토지공사 홈페이지(www.iklc.co.kr)에 공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