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보험설계사·50대 주부의 성공투자일기

40대 후반의 보험설계사 김복동씨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댔다. 김씨가 처음 투자한 곳은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였다. 당시 68, 69평형이 주력 평형인 타워팰리스 1차에는 초기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었다. 김씨가 투자를 마음먹은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주변 교육 여건이 뛰어나고 규모가 큰 데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확실히 믿었다. 또 앞으로 주택 투자 키워드는 고급화와 대형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문제는 자금력이었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주식과 달리 고가의 대형 부동산, 그것도 여러 채를 한꺼번에 매입하기에는 자금력이 달렸다. 결국 직업상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부자 인맥들을 동원했다. 김씨를 중심으로 한 공동투자자(혹은 조합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을 타워팰리스 로열층으로 정하고 30평형부터 68평형은 물론 94, 102평형까지 주로 층수가 높고 조망권이 확보되는 물건 위주로 20채 넘게 계약했다. 때마침 2001년 말 이후부터 강남권 재건축과 분양권, 중대형 아파트 및 주상복합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타워팰리스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김씨 등은 급등장세를 틈타 재빨리 입주를 앞둔 시점에서 매도에 나섰다. 분양권을 판 결과 2년 만에 무려 분양가의 두배에 가까운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계약금 10~15%만 지불하고 중도금 등은 은행에서 대출받았기 때문에 실제 투자수익률은 금융이자를 제하고도 800~900%가 훨씬 넘었다. 이른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극대화시킨 셈이다. 최보영씨는 50대 후반 주부로 남편은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남편의 회사는 외환위기 후 부도를 맞아 하루 아침에 빈털터리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씨는 이런 역경에 굴하지 않고 만신창이가 된 가장을 대신해 자신이 가정경제를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다. 최씨가 선택한 것은 부동산 투자였다. 최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 및 중개업소를 뛰어다녔다. 인터넷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게 지난 2003년 분양한 잠실 롯데캐슬골드다. 최씨는 69평형을 분양받았다. 2004년 3월부터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지만,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그런 규제는 없었다. 남편을 비롯한 가족은 물론 일가친척, 친구 명의까지 총동원해 총 20채를 청약한 결과 운 좋게 2채가 당첨됐다.최씨는 2억원짜리 전세에 거주할 정도로 경제력이 취약해 수중에 큰 돈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돈을 융통할 수밖에. 4억원의 돈을 마련해 총 20채의 아파트에 청약했다. 당시 잠실 롯데캐슬골드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30 대 1이었다. 인기 지역인 데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서 아파트 당첨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고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20채를 신청한 것이다. 최씨는 이와 같은 노력과 방법으로 당첨됐으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당첨 즉시 1채의 분양권을 처분해 단기간에 3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나머지 1채는 중도금 은행융자 등으로 버티며 올 12월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현재 롯데캐슬 40층 69평형 분양권 시세는 평당 3000만원에 육박해 20억원을 호가한다. 1억원의 계약금으로 투자한 주상복합이 불과 3년 만에 10배가 넘는 투자 수익, 말 그대로 대박을 안긴 셈이다. 위의 2가지 사례에서 성공 투자의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김씨의 경우 선진국의 주택시장, 주거 수요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서울 등 수도권도 과밀지역으로 조만간 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하다 것을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이를 투자에 활용했다. 이런 식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강남권 요지에 들어서면 부자들이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부자들은 무엇보다 그들만의 독특한 주거 형태와 조망권, 건강 테마 등 웰빙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또 부족한 자금력을 레버리지를 이용해 해결했다. 이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소액 투자자를 끌어 모아서 소위 사설펀드(공동투자 방식)를 구성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큰 자금을 조성해 짧은 기간 로열층 매물을 집중 매수해 매물의 씨 그 자체를 말렸고 시장 흐름과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활용, 정확한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투자 대상을 선택,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유용했다. 결론적으로 정보의 조직화 종합화 및 고급 정보력에 기초한 정확한 분석력, 그리고 투자지역 및 투자 상품의 선택이라는 판단력이 성공을 보장한 셈이다. 최씨가 주상복합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최씨가 주상복합에 투자한 이유는 단순히 3가지였다. 첫째,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자 투자자들이 주상복합으로 몰릴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타워팰리스와 같은 주상복합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둘째, 주상복합에 투자할 때 나름대로 필요한 노하우를 체득, 활용했다. 최씨는 또 부지런히 부동산 관련 강좌를 찾아 다니고 정보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장기 거주 목적으로 살 만한 주택은 이미 확보한 자금으로 충당한 것이다. 최씨는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주상복합은 도입 역사도 짧고 주거 상품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데다 경기변동 및 입지조건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심해 장기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셋째, 부동산 투자는 처음 시작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준다.투자 초기에는 많은 양의 정보와 자료를 필요로 하지만 이런 과정이 쌓이면 경기, 부동산시장의 흐름만 읽어도 유망 투자처를 찾아내는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씨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동산 투자도 얼마나 노력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