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맞춤하는 고급세단 ‘스테이츠맨’ 세련된 도시미…깔끔한 조화미가 매력

박신양과 김정은이 주연을 맡았던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스토리는 물론 의상과 소품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었다. 특히 남자 주인공 한기주(박신양 분)의 ‘애마’였던 검은색 고급 세단에 대한 관심이 컸다. 마치 견우와 직녀의 만남에서 빠질 수 없는 오작교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했던 이 차.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이 세단이 일반에 공개됐다. 이름은 ‘스테이츠맨’. GM대우의 야심찬 대형세단인 스테이츠맨은 GM대우에는 상당히 의미 있는 차종. 그동안 대형 고급 세단시장에서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던 GM대우는 스테이츠맨을 통해 고급승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 스테이츠맨의 출시로 GM대우는 소형차부터 대형 세단까지 전 차종의 생산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사실 스테이츠맨은 GM대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에 참여한 신차는 아니다. 스테이츠맨은 지난 2001년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Holden)이 개발해 선보인 차로 이미 호주 및 유럽시장에서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스테이츠맨은 차체 길이만 5195mm로 리무진을 제외한 국내 대형차 중에서 가장 길다. 강력한 후드 캐릭터 라인이 앞면 유리 하단에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수직으로 뻗어 있어 세련된 도시미를 연출한다. 스테이츠맨은 멋과 품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투톤 범퍼 외에 후면 스타일을 심플하게 디자인해 조화미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깔끔한 느낌을 주는 LED(Light Emitting Diode) 타입의 리어램프를 적용했으며 크롬 윈도 서라운드 몰딩, 크롬 도금 아웃사이더 몰딩, 크롬 넘버 플레이트 몰딩, 크롬 배기 파이프 등도 장착했다. 스테이츠맨은 차량의 길이만큼 실내공간도 넓다. 뒷좌석의 길이만 1099㎜로 마치 리무진을 연상시킨다. 중앙에 다기능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으며 스위치 배열도 작동이 편리하도록 설계됐다. 다기능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중앙 돌출형 센터페시아와 히터, 에어컨, 환기 등의 차량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치다. 스테이츠맨에는 얼로이텍(Alloytec) V6 3.6리터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를 최소화시키면서 최고 출력은 258ps/6500rpm, 최대 토크는 34.7kgm/3200rpm으로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얼로이텍 V6 엔진은 GM이 고급 세단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다. 이 밖에도 스테이츠맨에는 최첨단 5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토록 했다. 5단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인 주행에 사용하는 일반 모드와 파워풀한 주행 때 쓰이는 파워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GM의 최첨단 신기술인 액티브 셀렉트(Active Select) 기능이 반영돼 있는데, 운전자는 운전대에 있는 조작키를 이용해 엄지손가락만으로 간단히 수동변속 모드로 기어변환이 가능하다. 최근 전세계 고급 승용차에 적용되고 있는 후륜 구동방식도 채택됐다. 이 방식은 승차감 외에도 핸들링과 안정된 코너링 등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장치 역시 최첨단을 자랑한다. ABS(Anti-lock Brake System)와 TCS(Traction Control System)뿐만 아니라 첨단 주행 장치인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가 장착됐고, 코너링 시 안정된 제동력을 실현할 수 있는 첨단 브레이크 시스템인 CBC(Corner Brake Control)도 설치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경우 앞면은 물론 옆면에도 에어백이 장착돼 사고시 위험을 최소화해 준다. 안전한 주차 및 코너링을 위해 뒷범퍼 외에 앞범퍼에도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장착됐고, 액티브 헤드레스가 적용돼 각종 추돌시 승객의 상해를 줄여주도록 하고 있다. 시승기스테이츠맨 타보니 나도 ‘파리의 연인’스테이츠맨의 전면은 로마시대 병정의 투구를 연상하는 듯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키를 전달받아 시동을 건 후 기어를 주행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차가 묵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속 페달에 어느 정도 힘이 들어가야 제대로 차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탁 트인 고속주로에 다다르면서 약간 가속을 내보자 엔진 소음이 약간 귀에 거슬렸다. 일반적으로 미국산 자동차의 경우 엔진 성능은 뛰어난 데 비해 소음 등은 단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스테이츠맨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부는 간결하고 단아한 모습이었다. 각종 시스템이 운전자나 승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하게 디자인돼 있다. 요철에서도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일반 중형자동차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제동력 역시 운전자가 생각했던 지점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약간 속도를 낸 뒤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몸의 변화가 작은 걸 보면 제동력은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역시 GM대우가 자랑하는 BAS(Brake Assist System)는 운전자의 제동의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듯했다. 코너링을 점검하기 위해 다가구 밀집지역으로 향했는데 구석구석 주정차돼 있는 차를 피해 골목골목을 다니는 게 처음에는 상당히 부담됐지만 전후좌우에 설치된 감지시스템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ABS와 TCS 기능이 결합된 첨단 주행장치 ESP의 기능을 몸소 체험하기에 충분했다. 뒷좌석의 편안함은 마치 라텍스침대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레그룸 길이만 1099㎜여서 그런지 몰라도 리무진같이 다리를 편안하게 쭉 뻗을 수 있었다. 주차까지 마친 후 처음 시승시 느껴졌던 큰 차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 물론 운전자에게 주행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여러 가지 최첨단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