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훈·배병우씨 등 소더비 런던경매시장서 각광

최근 외국의 유명 경매에서 한국의 젊은 작가 작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크리스티, 소더비 런던경매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견작가 고영훈 배병우의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국에서 이들이 거둔 성과는 골동품이나 원로작가의 서양화에 편중돼 있는 우리 미술시장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이끈 계기가 됐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투자 대상으로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도 골동품에서부터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추세다. 아시아 지역의 경매나 아시아 미술 혹은 한국 미술경매가 아닌 유럽의 현대 미술 본경매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낙찰됐다는 점과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보다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년 홍콩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대거 낙찰된 데 이어 또다시 좋은 결과를 얻은 이번 런던경매는 외국시장에서 한국 중견작가의 작품 수요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작가들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영훈은 사물을 정교하게 묘사하기 위해 실재보다 더 정밀하게 표현함으로써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실재가 아닌지 구분할 수 없게 하는 재주가 있다. 또 사물을 본래 있던 일상의 자리에서 떼어내 물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엉뚱한 장소에 가져다 놓음으로써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한다. 인간문명을 상징하는 책과 활자, 원시자연을 나타내는 돌, 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다양한 사물을 병치함으로써 작가는 자연과 인간, 역사와 문명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고영훈은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2005년 영국 런던 소더비, 크리스티 등 메이저 경매에 동시에 출품해 높은 낙찰가를 기록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견작가다.배병우는 사진이라는 현대적인 매체를 통해 자연의 심성 및 본질을 꿰뚫는 고전적이고 동양적인 통찰력과 예술관을 제시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다. 소나무숲, 제주도 오름, 바다 등과 같은 한국의 대자연이나 종묘와 같은 전통 한국 건축물을 소재로 서정적 풍경을 포착, 대자연이 갖는 치유력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사진작가로는 최초로 해외 경매에 작품을 출품해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런던에서 열린 국제 사진 페어 ‘Photo London’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