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가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꿔놓는다. 그러나 꽃을 곁에 두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생각의 간극이 크다. 물론 잘 치장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품격이 결정될 테고. 꽃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은 물론 레스토랑이나 카페, 상품매장 등에 꽃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웰빙’ 풍조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분위기에 어울리는 꽃을 고르거나 디자인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르면 배워야 할 테고. 플라워 데코레이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테이블 센터피스(Table Centerpiece) 식사나 음식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센터피스를 권한다. 음식이 놓일 자리에 방해가 되거나, 상대방의 시선을 가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낮게 만들거나 혹은 아주 높게 만들어서 상대방의 시선을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차가운 색상보다 따뜻한 색상이 입맛을 돋운다.음식 맛을 즐기는 데 지나친 꽃의 향기는 방해가 되므로 향기가 은은한 것을 고르는 게 필요하다. 나리과의 꽃을 사용할 경우에는 꽃술을 미리 제거해주면 향기를 조금 줄일 수 있다. 부슬부슬 떨어지는 소재도 적절하지 못하다.결혼식장에도 다양한 꽃잔치결혼식에선 신부의 부케부터 식장 장식용 등으로 꽃이 천지를 이룬다. 예전엔 순결을 의미하는 흰색 꽃을 주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신부의 취향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꽃을 사용한다. 조명이 어둡거나 야외라면 어느 정도의 색감이 들어간 꽃도 무난하다. 또 결혼식이나 약혼식 등 그날 하루만을 위한 꽃이라면 며칠 전에 구입해 컨디셔닝이라는 과정을 거쳐 가장 예쁘게 꽃을 피운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병원 카페 등 상업 공간과 파티대부분 상업 공간은 일주일에 1~2번씩 꽃을 바꾸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럴 때는 꽃의 싱싱함이 오래 유지될 수 있게 생명 연장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파티의 꽃 장식은 그야말로 플로리스트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입구 장식의 커다란 꽃에서부터 테이블 센터피스, 냅킨 장식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다. 많은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파티의 꽃은 무엇보다 당일 컨셉트에 적합한 꽃을 디자인하고 꽂는 게 중요하다. 오프닝 파티, 브랜드 론칭 파티, 기념일, 또는 단순한 사교파티 등 그날의 행사내용에 맞게 컨셉트를 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 론칭 파티라면 그 브랜드의 이미지나 로고의 색상까지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또 결혼 50주년 기념일(금혼식)처럼 ‘금’이 상징물일 경우엔 노란색 위주의 꽃을 사용하기도 한다.전시회, 상품 매장의 디스플레이이 경우에는 꽃보다는 그 공간이나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게 포인트. 꼭 크고 화려한 것만이 좋은 건 아니다. 인위적으로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꽃과 상품 모두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꽃은 신의 축복이라 여겨질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나 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많은 아이디어와 체력이 필요로 하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꽃을 처음 접할 때는 단순히 꽃을 꽂거나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꽃을 접하면 접할수록 공간과 상황에 어울리는 데코레이션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렇듯 사소한 꽃 장식 하나에도 전문가의 손길이 깃든다면 때와 장소가 어디든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