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메리츠증권 부회장
대담=남궁 덕 편집장작지만 강한 증권사. 부동산과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의 리딩 증권사. 증권업계 최초로 찾아가는 서비스 실시…. 메리츠증권을 소개하는 문구다. 1년 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단행해 내실을 다진 뒤 경쟁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요즘 오히려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그러나 불과 1년 전만 해도 메리츠증권의 상황은 암담했다. 국내 대형사와 외국계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형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피비린내 나는(Bloody) 시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에 의해 메리츠증권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다름 아닌 김한 부회장. 그는 2004년 1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한 뒤 회사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그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함께 갖춘 CEO(최고경영자)로 꼽힌다. 명문 집안에 엘리트 코스를 거친 김 부회장이지만 소탈하고 검소하다.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인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공대를 거쳐 미국 명문 예일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미국 GM과 대신증권 유클릭 대표 등을 거쳤다. 김 부회장은 “회사가 사는 길이 직원도 사는 길이며, 그 길이 곧 고객도 잘 사는 길”이라며 “바로 이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 부회장을 만나 주식시장 전망과 메리츠증권의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주식 시장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장세를 어떻게 보시는지요.“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시장이 주식시장이라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대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은행 예금이나 채권 펀드에 있는 자금이 3~4%대의 낮은 이자율로 인해 더 이상 투자매력이 없어 주식 관련 상품으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주식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중국 경제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큰 호재입니다.”-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대세 상승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며, 가장 큰 호재 중 하나인 저금리 기조 역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부를 축적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이 가장 유망했지만 이젠 아닙니다. 이젠 주식, 특히 간접투자 시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 미국이 그랬고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이 그랬습니다. 개별 주식 투자에 자신이 없으면 적립식 펀드나 주식형 수익증권 등 간접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단기 주가 변동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이 예상하는 올 종합주가지수는 1250포인트입니다.”-자산관리 영업에 중점을 두고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자산관리 영업이라는 현 추세에 맞춘 영업 방식의 변화와 아웃바운드 영업을 표방한 영업 형태의 변화를 두 축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냥 점포에 앉아서 손님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손님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전략 전술을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증권사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자산관리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자산관리 영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 개개인의 역량일 것입니다. 메리츠증권은 고객에게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M-POWE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은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며, 양질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기 위한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을 1년 동안 꾸준히 교육 받았습니다. 이러한 교육은 향후에도 꾸준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 앞으로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어, 고객들에게 메리츠만의 질 높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이번에 동양화재가 파마(PAMA·미국 푸르덴셜생명아시아)의 지분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금융전문 그룹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아직 감독당국의 최종 인·허가 과정이 남아 있는 단계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성공적으로 지분 이동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동양화재 메리츠증권 한불종금 등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메리츠화재로 사명을 변경하게 되는 동양화재, 메리츠증권, 그리고 한불종합금융 등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예정입니다. 금융회사 간 영역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볼 때 메리츠 금융그룹의 형태는 절실한 상태라고 생각됩니다.”-부회장님께서는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CEO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직원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시는지요.“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저 증권회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취임 직후부터 상시적인 교육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증권사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것입니다. 또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원들과 직접 대면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점 방문도 자주 하고 있으며 부서장 및 일선 직원들과의 만남을 자주 갖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 듣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현실 파악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개인적인 자산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최근 가입한 금융상품이나 다른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일부에서는 제가 자사주 매입으로 꽤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재테크 잘 하는 CEO라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투자 측면에서 한 것은 아닙니다. CEO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자한 것입니다. 참고로 메리츠증권의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크다고 봅니다. 직접투자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원래 개인적인 자산관리는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합니다. 지난해에는 적립식 펀드에도 가입했는데, 추가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부회장님은 마라톤과 암벽등산에서도 수준급이라고 들었습니다.“과찬입니다. 그저 취미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마라톤은 완주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워낙 산을 좋아하다 보니 등산과 암벽타기를 시간 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면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아합니다. 주로 집과 가까운 북한산을 자주 가고 있으며, 직원들과도 시간 나는 대로 같이 오르고 있습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