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농심홀딩스

농심홀딩스(대표 한규상)은 지난 2003년 7월 말 농심에서 분할돼 상장한 지주회사다. 옛 농심에서 라면 제조 등 본연의 사업은 농심에 남고, 출자회사 관리를 위해 신설한 회사다. 농심홀딩스는 지주회사 중에서도 순수 지주회사에 속한다. 자신은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계열사 주식만 소유하기 때문에 자회사들의 실적이 순수 지주회사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결국 농심홀딩스 분석은 자회사 분석과 동일한 셈이다.농심홀딩스는 농심에서 인적 분할된 다음 공개매수 방식을 활용한 유상증자, 현물 출자에 의한 유상증자 등을 거쳐 현재 모두 6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 중 2개는 상장 법인이고, 4개는 비상장 법인이다. 상장 법인은 농심(지난 3월 말 현재 지분율 30.82%, 4월 말에는 34.48%로 높아짐)과 율촌화학(지분율 40.32%)이다. 비상장 법인은 태경농산(51.67%) 농심기획(50.0%) 농심엔지니어링(65.00%) 농심개발(96.92%) 등이 있다.이들 자회사는 대부분 식품사업과 이를 보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농심은 신라면, 새우깡 등으로 유명한 음식료 업체다. 율촌화학은 라면 등의 포장재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태경농산은 농수산물 가공 및 수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농심기획은 농심 제품의 광고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광고 업체다. 농심엔지니어링은 라면설비 제조용 기계를 생산한다.예외가 있다면 농심개발이다. 농심개발은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인데, ‘식품사업 포트폴리오’와는 맞지 않는 자회사다.이들 자회사 중 가장 중요한 자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농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농심홀딩스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 요인도 바로 초우량 내수 기업인 농심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농심을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도 알짜기업에 속한다. 율촌화학만 해도 매년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200억~3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다. 다른 자회사도 매년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90억원씩 순이익을 내고 있어 결코 무시할 만한 회사들은 아니다. 하지만 핵심 자회사는 뭐니뭐니 해도 농심이다. 농심홀딩스의 자산가치 중 농심이 차지하는 비율이 62%(2005년 3월 말 장부가 기준)를 넘기 때문이다. 농심홀딩스 주가는 농심의 실적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따라서 농심홀딩스에 대한 분석은 농심부터 시작해야 한다. 농심은 국내 최대 라면 및 스낵 제조회사다. 먼저 지난 3월 말 기준 농심이 자체 조사한 시장점유율을 보자.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72.2%에 달했다. 삼양사(12.1%) 한국야쿠르트(6.2%) 오뚜기(9.5%) 등 경쟁 업체가 있지만 라면시장에서는 농심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스낵시장에서도 농심은 35.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롯데제과(11.1%) 해태·크라운제과(24.4%) 오리온(23.5%) 등보다도 앞선다.이 같은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농심은 최근 몇 년간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작년까지 농심의 1인당 매출액은 연평균 8.9% 늘었고 1인당 영업이익은 평균 20.2% 증가했다. 그동안 △제품 단가 인상을 통해 원가율을 꾸준히 개선해온 데다 △직원 수가 5300여명에서 5000명 밑으로 떨어지고 △가동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설비를 자동화시킨 결과로 삼성증권은 풀이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특히 매출액 증가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던 것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의 높은 충성도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농심이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매출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국내 라면 수요량은 인구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의 원인 때문에 1990년대 이후로 거의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농심은 판매 단가 상승을 통해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일례로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 가격은 2000년 이후 연평균 5.9% 인상돼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높았다.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 다른 식사 대체품(김밥 등)과 비교해볼 때 국내 라면가격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 원재료가격 상승을 넘어서는 수준의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크게 저항하지 않는 데다 고급 라면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제품 구성군을 바꿀 경우 실질적으로 매출 단가 인상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농심의 매출액은 2004년 1조6450억원에서 2007년 2조400억원으로 3년 동안 24.0%, 영업이익은 1559억원에서 2384억원으로 향후 3년간 52.9%, 순이익은 1306억원에서 1956억원으로 같은 기간 49.7% 급증할 전망이다.물론 가격 인상 조치만으로는 높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농심은 현재 두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나는 품목의 다변화다. 농심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재래식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 왔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소규모 유통업체가 깔려 있다. 농심은 전국에 106개의 영업소와 800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다.이를 토대로 농심은 삼다수라는 브랜드로 생수시장에 진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생수시장 점유율은 진로석수와 1~2위를 다투면서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98년 3월 첫 시판한 삼다수는 그해 150억원의 매출을 거둔 뒤 2001년 420억원, 2002년 490억원, 2004년에는 5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평균 30%씩 성장해 왔다. 이 외에도 네슬레 커피, 켈로그, 츄파춥스 등 해외 업체들과 판매 대행을 체결, 신규 투자 없이도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다.이보다 더 중요한 성장 정책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농심의 해외 진출 전략은 처음에는 직수출 형태로 시장을 탐색한 후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1995년부터 진출한 중국 시장에는 상하이 칭다오 선양 등 3곳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은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장도 직수출 단계를 넘어서 곧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농심은 일본에 이미 진출했고, 곧 러시아 동남아지역 등지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농심의 해외 매출은 2001년 이후 연평균 18.3% 증가해 작년에는 128만달러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7년에는 1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세계 시장 진출은 당분간 높은 성장성과 이익률 향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 진출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중국 시장은 주 공략 대상이 고가 라면 시장으로 가격 경쟁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미국 시장은 매운 맛에 익숙한 히스패닉 등 특화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농심의 강한 브랜드 인지도가 1998년 이후 할인점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망 발전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과거 음식료 업체의 경쟁력 중 하나는 강력한 자체 유통망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할인점 등 기업형 유통망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할인점으로부터 가격 할인, 판촉활동 지원 등의 압력을 받으면서 이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그러나 브랜드 가치가 좋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율을 적용받고, 매장 내 위치 확보 등 유통업체와 벌이는 여러 가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각 산업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만 2~3위 업체와 경쟁이 심한 업체들의 제품은 할인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며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신라면 등 농심의 주요 제품은 할인점에서 동일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음식료 업체와 차별화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지금까지의 농심 분석을 토대로 이제 다시 농심홀딩스로 넘어가 보자. 앞서 말했던 대로 농심홀딩스의 6개 자회사 중 농심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한다. 농심이 안정적이면서도 우수한 성장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농심홀딩스 역시 그렇다는 얘기다.그러나 중요한 점은 농심홀딩스가 농심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보면 잘 나타난다. 지난 7월 말현재 농심의 PER는 13.4배에 달하지만, 농심홀딩스의 PER는 7.3배에 머물고 있다. 농심홀딩스가 주가 상승기에는 농심과 비슷한 오름폭을 보이다가도 하락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조정을 받는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주식가치에 비해 주가가 매우 낮게 형성돼 있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2005년 3월 말 현재 농심홀딩스가 6개 자회사 주식에 대해 매겨 놓은 장부가치는 3513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시가에 비해 매우 낮게 잡혀 있는 것이다. 비상장 계열사는 차치하고 상장 계열사만 시가로 환산해봐도 그렇다. 농심홀딩스가 보유 중인 상장회사인 농심과 율촌화학 지분은 각각 178만주와 1000만주다. 지난 7월 말 현재 주가(농심 29만7000원, 율촌화학 1만2300원)를 적용할 경우 농심홀딩스가 보유 중인 이들 두 기업의 시가만 6500억원(4월 말 현재 농심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을 감안할 경우 7300억원)을 넘는다. 이는 7월 말 기준 농심홀딩스의 시가총액(4370억원)보다 50% 가까이 많은 것이다. 작년 7월 초 4만7000원대에 있던 농심홀딩스 주가가 올 7월 말 9만6000원대로 배 이상 급등한 것도 이 같은 저평가 자산가치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물론 농심홀딩스에도 다소 아쉬운 점은 있다. 당분간 차입금 상환에 역점을 둘 계획이기 때문에 배당이 다소 적을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농심홀딩스는 지난해 율촌화학 주식 매입을 위해 150억원 정도를 단기 채무로 빌렸다. 회사는 이 차입금을 갚아 순현금 포지션으로 전환하는 데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올해와 내년 농심홀딩스의 배당성향이 14~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차입금을 완전 상환한 이후에는 배당성향이 장기적으로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증권사는 덧붙였다.그렇게 많은 리포트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제시하는 농심홀딩스 목표주가는 증권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재 11만6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계 증권사인 도이치뱅크는 13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농심홀딩스 주가 추이 : ☞ 농심홀딩스 실적 전망 : ☞ 농심홀딩스 자회사 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