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t 156 천경자 ‘여인’, 종이에 진채, 14×12cm, 1987 추정가 1300만~1500만원 / 낙찰가 4000만원 (수수료 별도)이국적인 여인을 그린 0호 미만의 천경자 화백 작품이 경매에서 추정가의 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꽃과 여인을 소재로 작가 내면의 환상과 원시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후기작이다. 굵고 힘 있는 붓칠과 화려하고 대담한 색채로 여인의 옆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여인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품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소재와 표현력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경매 결과는 작품의 사이즈가 가격을 결정지었던 호당 가격제 관행을 탈피해 작품의 완성도가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자리잡아가는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다. 좋은 작품이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객관적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공정한 미술시장의 분위기 형성에 경매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lot 96 백범 김구 <친필서간>, 종이에 펜, 39.5×27.5cm, 1930년 추정가 400만~600만원 / 낙찰가 480만원 (수수료 별도)백범이 1930년 임시정부 재무장으로서 약산 백일규에게 쓴 친필 서간으로 미주교포들이 보내준 임시정부 지원 자금에 대해 뒤늦게 영수증을 발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공식 서간지를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임시정부 재무장인까지 찍혀있어 사료로서 완벽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백범의 서간이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처음으로 광복 60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컬렉터들의 높은 관심 하에 낙찰됐다. 최근 미술품 뿐만 아니라 근대사 관련 자료들도 새로운 소장목록으로 각광받고 있다.▲ lot 43 탄은 이정 ‘설죽도’, 비단에 수묵, 121.8×57.1cm, 1621년 추정가 6000만~8000만원 / 낙찰가 7800만원 (수수료 별도)탄은 이정은 세종의 현손으로 왕손의 근엄한 보수성과 혁신적 독창성이 공존하는 화풍으로 이름을 날린 조선 중기의 선비화가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이정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대작으로 회화사의 최고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삼청첩’(三淸帖) (간송미술관 소장) 을 그렸던 월선정에서 81세 나이에 그린 말년작이다. 탄은의 유작 중에서도 원숙한 기량과 특유의 표현법이 돋보이는 대표작으로 유복렬의 회화대관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 “위, 아래의 줄기와 잎(幹, 葉)에 눈이 첩첩 쌓인 형태가 절묘하다”고 전하고 있다. 소산 송상래(종2품 대사헌 대사간을 지닌 조선중기의 문인, 화가) 와 유복렬 등 뛰어난 감식안을 가진 소장가들이 소장했던 작품이어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