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달러로 이룬 아메리칸드림 20년만에 25억달러 부동산 재벌

돈 300달러로 20년만에 25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가(家)를 이룬 재미교포가 있다. 미국 내 한인 최대 부동산 그룹인 뉴스타 부동산의 남문기 회장(53)이 주인공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대표적인 교포 경영인이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소도시 가든그로브에서 직원 3명으로 시작한 뉴스타부동산은 2005년 현재 미국 내 한인 최대 부동산 그룹으로 성장했다. 뉴스타부동산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15개 지사와 38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에이전트만 1000여명에 이르고 있는 뉴스타부동산은 지난해 25억달러(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뉴스타부동산은 수년 간 미국 최대 부동산체인인 ERA 브로커(부동산 중개회사)가운데 3~4위를 달리고 있다. 뉴스타부동산은 부동산 중개업을 바탕으로 종합부동산그룹으로 의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다. 은퇴 에이전트들의 복지후생을 위해 대규모 실버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며 앞으로 대출 등을 담당할 투자은행 설립도 목표로 하고 있다.미국 건너가 청소대행일부터 시작그가 도미를 결심한 것은 지난 1982년. 당시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을 다니던 그는 돌연 미국 유학을 결정했다. 당시 그가 쥐고 간 돈은 고작 300달러. 부인 제니 남씨(한국명 최성원)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와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을 훨씬 삭막했습니다. 당초 대학원에 진학할 참이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우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었기에 일단 청소대행 일부터 시작했습니다.”남들은 한달도 버티지 못한다는 청소대행 일을 그는 무려 3년씩이나 했다. 하루 10시간을 3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으며 일하는 그에게 어느 날 미국인 사장이 이런 질문을 했다.“크리스 남!(남 회장의 미국명) 도대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뭐요?” 미국인 사장은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남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사장님,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생애 마지막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것(청소용역일)밖에 없습니다.”남 회장의 청소일은 1987년 7월까지 계속됐다. 그러는 동안 그가 다니던 회사의 매출은 8000달러에서 40만달러로 늘어났다. 미국으로 건너가 첫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그의 마음에 자신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3년 간 고생해 모은 돈은 4만달러. 이제부터 자신의 비즈니스를 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됐다. “청소대행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비스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부동산 중개업이었습니다. 4만달러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거든요.” 브랜드홍보 집중 자동차 번호 ‘NEWSTAR CEO’사업 초기 남 회장은 브랜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알토란같았던 4만달러를 미디어 광고에 ‘몰빵’ 하자 주변에서는 ‘얼마 되지 않아 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무려 77건의 계약을 성사시켜 38만달러를 단숨에 벌어들인 것이다.“제 경영철학은 크게 3가지입니다. 광고, 유니폼, 교육이죠. 세일즈맨에게 광고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제 프로필에는 이력사항만 50개가 넘습니다. 학력, 고향은 물론 심지어 해병대 근무 기록까지 넣지요. 남들이 보면 웃겠지만 이런 것들은 고객을 늘리는 데 굉장히 중요한 것들입니다.”뉴스타부동산 관계자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매체다. 뉴스타부동산 로고는 직원들의 트레이닝복이나 여행용가방에도 새겨져 있다. 남 회장의 자동차 번호 역시 ‘N·E·W·S·T·A·R·C·E·O’다. 남 회장 스스로가 브랜드 알리기에 열성적으로 나서다보니 직원들 모두가 브랜드 챙기기에 열을 올린다.“90년대 초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줄지어 문을 닫았죠. 그때 저는 반대로 신문 등 미디어 광고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말리더군요. 그러나 저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신문의 부동산면 광고료가 크게 떨어지면서 매주 2개면 이상이 저희 회사에 할애됐습니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뉴스타부동산은 수직상승을 거듭했죠.” 그의 사무실에는 ‘할 수 있다’는 액자가 걸려 있다. 이 문구에서 떠오르는 게 있을 것이다. 남 회장은 지난 2001~2002년 재미 해병전우회 회장을 역임했다. “뉴스타부동산의 사훈은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입니다. ‘캔 두 잇(can do it)’ 정신이야말로 미국에서 삼아 남는 데 꼭 필요한 거지요.” 그는 인터뷰 내내 해병대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할 수 있다’는 해병대 정신으로 기업 일궈남 회장은 로스앤젤레스와 세리토스, 치노힐스, 발렌시아 등에 뉴스타부동산회사의 애스크로(Escrow:조건부날인)회사를 설립했으며 앞으로 2년 내 15개로 늘릴 방침이다. 또 우수한 에이전트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내 6곳에 뉴스타부동산 학교를 설립해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뉴스타부동산학교에서는 주 1회 4시간씩 9주간 실전교육이 무료로 실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뉴스타부동산은 지난 92년에 빌딩관리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2003년에는 보험회사와 뉴스타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또 웹 컨설팅과 광고기획사, 경매회사, 융자회사, 여행사, 이삿짐센터 등의 자회사를 설립했다. 뉴스타부동산에서 남 회장은 흡사 종교단체 지도자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일선 에이전트들의 교육을 직접 챙기는 것은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이다. 최고경영자의 경영노하우를 일선 에이전트에게 직접 전달해 주는 교육시간은 그가 빼놓지 않고 가장 중요하게 챙기는 일 중 하나다. 한 달에 수 십 차례씩 여는 강연회에서 자신의 성공노하우를 설명하는 남 회장은 뉴스타부동산의 성공비결을 ‘교육을 통한 인재관리’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실적이 100만달러를 넘긴 가든그로브의 한 부동산에이전트가 겪은 일화를 한번 설명해 볼게요. 우리 지점에는 모두 제 사진이 사무실 정중앙에 걸려 있습니다. 하루는 한 고객이 이 에이전트에게 ‘당신 회사에는 왜 미국 대통령도 아닌 저 동양인의 사진이 걸려 있느냐’라고 물었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주저 없이 “저 사람은 우리회사 CEO인 크리스 남인데 그는 우리에게 있어선 ‘신’과 같은 존재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미국인에게는 상하개념이 엄격한 동양인들의 조직문화가 낯설었겠지만 “사장을 그렇게 신뢰하니 당신에 대해서도 믿음이 간다”고 하며 계약을 즉시 체결했다고 합니다.”강좌에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고객과의 신뢰다. 또 모럴 해저드(도적적 해이)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전을 바탕으로 한 강의를 펼치다보니 그의 강의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일선 에이전트에게 고객과의 신뢰 강조남 회장은 한달에 후원금만 2만달러를 넘게 낼 정도로 장학사업과 후원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가 현재 후원하고 있는 단체만 해도 한인학부모회, 과학자협회, 한인학교, 노인회, 해병전우회 등 다양하다. 회사도 지난 2003년 한햇동안 30만달러의 후원금을 냈다. 인터뷰 중간에도 남 회장의 휴대전화에는 후원금을 요청하는 사회복지 기관의 전화가 수차례 걸려왔을 정도다. 현재 뉴스타부동산은 한국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부동산플러스와 뉴스타부동산 한국지사를 통합해 뉴스타플러스를 설립했다. 뉴스타플러스는 체계화한 선진 중개기법과 미국 부동산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부동산 중개시장의 불황에 대해 남 회장은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ERA와 센츄리21 등 뉴스타부동산보다 앞서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거대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실패에 대해서도 “실패 요인에 대해 충분히 분석했기 때문에 (앞선 업체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ERA와 센츄리21은 미국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거대 부동산 중개업체들이죠. 이들 업체가 한국시장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은 단순히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시스템만 놓고 본다면 이들 업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죠.”그는 이들 업체들의 실패를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만의 독특한 부동산 중개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진출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뉴스타부동산이 이들 업체들과 차별화한 시스템을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인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선진화한 미국 시스템을 한국 내에서 현실적으로 펼치는 것은 제가 해야 할 부분입니다.”남 회장은 우선 애스크로, 전담부동산중개제 등 선진화한 미국 부동산 중개기법을 한국 시장에 적용해 선보일 방침이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미국 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미국 부동산 정보 등도 체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중개제도 및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 개정도 정부 당국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디자인종합회사와 운송회사 설립도 모색하고 있다. 또 2010년에는 로펌과 회계법인 등을 설립해 뉴스타부동산을 명실상부한 종합부동산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인 1000만명 사는 뉴스타시티 건설 꿈 꿔남 회장에게 미국은 아직도 기회의 땅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미국 주요 경제 리더들이 말하는 부동산 거품론에 대해서도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여전히 미국은 투자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엄밀히 말하면 주인이 없는 나라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인종과 민족에 상관없이 성공할 수 있는 곳이죠. 미국의 권부는 유대인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죠. 우리 민족이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유대인들이나 우리 민족이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엄청납니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를 많이 양성해 강력한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는 앞으로 그가 미국행 비행기에 처음 몸을 실었을 때 생각했던 꿈을 조금씩 펼쳐나갈 계획이다. 남 회장은 현재 한인 1000만명이 모여 사는 뉴스타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 미국, 호주, 일본 등 전세계의 뉴스타 지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해 지역 내 각종 정보를 손쉽게 체계적으로 제공할 계획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남 회장은 미국 내 한인 사회의 결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그는 박찬호 선수가 LA다저스에 있을 때 야구경기 표를 200~300장 정도 단체로 구입해 이웃 한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저는 ‘남문기가 미국에서 부동산을 하나의 직업으로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지금도 저는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자는 적이 없습니다. 하루를 정말 바쁘게 살고 있죠. 근면과 성실은 우리 한국인들의 커다란 장점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면 미국은 물론 전세계는 기회의 땅으로 변하게 마련이죠.”남 회장의 성격과 경영철학 모델은 한마디로 ‘갱상도(경상도) 사나이’와 ‘귀신잡는 해병’으로 요약된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모래알 같은 이민사회에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을 하나로 결집시킨 그의 경영 스타일은 미국이기에 더욱 가치를 발한다. 어찌 보면 보수적일 수 있지만 뉴스타부동산의 날개는 이미 미국을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오늘도 그는 ‘난 할 수 있다’는 말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