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산 50%까지 주식투자 찬스”

양종합금융증권 전상일 사장은 언론에 모습을 보이기를 꺼린다. 소탈한 성격에 자신을 나타내려 하지 않는 성격에다 최고경영자(CEO)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와의 인터뷰가 어렵사리 성사됐다. 소탈한 모습에 친근감을 주는 전 사장은 회사 일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청사진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그러나 개인적인 질문에는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사를 작게 써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그는 덕장으로 통한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한다. 그러나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살피는 꼼꼼함을 보인다. 그는 흡수 합병한 동양오리온투자증권과의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만나 최근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주식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 장세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주가가 많이 올라갔는데 일정 기간 쉬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패턴이 바뀌고 유동성도 풍부해졌으며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졌습니다. 외국인도 주가 상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고 또 부침 없이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주가지수가 500과 1000사이의 박스권을 깨 시장참가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사실이 고무적입니다. 이제 주가지수가 세 자리 숫자로 떨어지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조정을 받더라도 1000 대를 유지하면서 다시 상승을 모색하는 형국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많은 투자자들은 지금 주식을 사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주식이 유망하다고 봅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 비중을 50% 정도까지 높여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 30%는 채권같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가져가고, 20%는 은행 정기예금 같은 형태로 자산을 분산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합병보다는 합병 후 회사를 하나로 만드는 작업이 훨씬 어렵다고들 합니다. 10월 초 동양오리온투자증권과 합병했는데 두 회사의 통합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요즘 일선 점포에 자주 나가 봅니다. 합병 후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생기기 때문에 직원들이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상 연습과 실제 작업은 역시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안정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새로운 시스템에 익숙해져 가고 있지요. 따라서 11월부터는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증권 점포 직원들은 투신 점포 직원들에게 주식 영업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반대로 투신 점포 직원들은 다른 직원에게 수익증권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인적 교류도 활성화해야겠지요. 그래서 금융상품 예탁자산을 현재 18조원에서 내년 9월까지 25조원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 개인 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30% 수준인데 이를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말씀하신 목표를 달성하려면 영업력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텐데요.“우리 영업사원들의 잠재력은 막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런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교육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여나가겠습니다. 특히 저는 오리온투자증권 직원들의 잠재력을 무한히 신뢰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업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요. 합병 이후 훨씬 다양한 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영업 여건은 한층 좋아졌습니다. 영업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입니다. 인력 개발팀을 독립시키고 6개월 과정의 펀드매니저 교육을 다시 시작했는데 교육 투자는 더욱 늘려나갈 것입니다.”-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리스크 관리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준수토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운용 관련 부서끼리 포트폴리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위험을 분산하고 체계적인 관리 정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스크 관리를 잘 해 왔고 또 채권 차익거래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등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사실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위험관리 차원에서 수익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부침이 심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 관리를 더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금융사 간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실 계획입니까.“말씀하신 대로 금융업 간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면서 이제 은행 증권 투신 보험 간 영역을 가리는 일조차 무의미해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4년 전 동양현대종금과의 합병을 통해 금융업무 간 영역을 뛰어넘는 첫 시도를 감행했습니다. 증권과 종금의 합병은 고객 저변 확대와 취급상품 다양화라는 차별적 경쟁력을 갖게 했습니다. 또 여수신 기능 확보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로 30개월 연속 흑자를 내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특히 이번 동양오리온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동양종금증권은 증권과 종금 투신업종이 융합된 유일의 금융회사가 됐습니다. 따라서 여수신은 물론이고 직·간접 투자를 망라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펼 수 있기 때문에 차별화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일례로 자산관리계좌(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투신 점포에서는 아직 이런 상품을 팔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영업력이 약한 상태지만 시간이 지나고 업무가 정착되면 이 부문 영업을 크게 강화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와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그렇습니다. 사실 정책적으로는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증권업계 내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증권사가 너무 난립해 있고 수익구조가 탄탄하지 못해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신규상장이나 채권 영업의 경우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수준으로 수수료가 떨어지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우리 스스로 흐트러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양은 투기등급 채권이나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고 적립식 채권투자 상품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도 전사적으로 사모펀드 분야 등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제가 좀 구세대라 그런지 조직에 대한 로열티는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능력 있는 분들은 직장을 여러 번 옮기면서 몸값을 올리기도 하는데 그런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한 직장에서도 시간을 쪼개서 자기 계발에 나서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항상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지요.”-마지막으로 자녀 교육은 어떻게 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교회를 열심히 다녀서 기본적인 소양은 갖춘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 교육에 많이 신경 쓰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무조건 영어나 수학을 공부하라고 말하기 보다는 왜 이런 과목이 필요한 지를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스스로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했던 것인데요, 이런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