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현대차ㆍ삼성SDI '찜'하세요
재테크 전문가 H씨는 요즘 들어 투자 시장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한다. 예전 같으면 “당장 돈이 되는 주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 “치고 빠지기 좋은 (주식)종목 좀 골라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가는 곳마다 “3년 후 값이 오를 주식종목을 추천해 주세요” “앞으로 10년 간 지속적으로 값이 오를 종목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느림의 미학’이 강조되는 시대다. 급기야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에서도 가치 투자라는 형식을 빌려 ‘장기 투자’(Long-term investments)가 성행할 조짐이다. ‘치고 빠지기’ ‘몰빵’ ‘깡통’ 등은 ‘가치투자’ ‘바텀업(bottom up:전문가를 통한 간접투자를 의미)’ ‘자산 안전 분배’ 등으로 대치되고 있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90년부터 보유했더라면 강남 아파트 투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그래프 참조).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가 활성화할수록 자산 투자시장의 건전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증권, 금융, 부동산의 장기 투자 비법을 살펴본다.
대 직장인 K씨는 요즘 뉴스만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올 초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기면서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내다 팔았기 때문. K씨처럼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을 때 ‘이번엔 속지 않는다’며 주식시장을 떠난 사람들은 수익 잔치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30% 올랐고 100% 이상 상승한 종목도 수두룩하다.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도 30∼50%의 수익을 내고 있다. 주식시장을 떠났거나 참여하지 못한 개미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거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야 하나”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도 이번 상승 흐름에 올라타 재산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주식투자에서 옥석가리기는 필수. 1년 정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종목들이 좋을까. 삼성, 대우, 우리투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들에게 ‘1년 정도 주식투자를 고려할 때 유망한 종목’이 무엇인지 물었다.◇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많이 꼽아 = 4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주로 대형 우량주를 위주로 추천했다. 국내 4대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의 수장들은 “증시가 아직 불확실한 만큼 우량기업을 선택해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전자는 대우, 현대,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들이 유망종목으로 꼽았다.삼성전자를 추천 이유로 꼽은 이유는 반도체 부문, LCD, 휴대폰 전 분야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6년 상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잠재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개선 추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시장의 리레이팅(주가재평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자동차는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해외 생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글로벌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된 추천 사유로 꼽혔다. 장승철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6년 현대차가 해외부문에서만 1조원이 넘는 경상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신차 투입과 품질 개선,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현대차의 글로벌화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삼성SDI도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DP와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삼성SDI의 전 사업부문의 턴어라운드가 진행될 것”이라며 “최근까지도 낮은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저평가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최근 철강업계 업황 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국제강도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근 업종 업황 호전에 대한 기대감뿐 아니라 다른 철강업체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조선 업종 중에서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이 두 기업은 LNG선 부문 호황과 해양 플랜트 수주에 따라 실적 개선이 크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운송 업종에서는 대한항공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추천을 받아 유일하게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박종현 센터장은 “대한항공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 부문에서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은행 업종에서는 대구은행,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등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특히 대구은행은 강력한 시장지배력이 높이 평가됐다. 삼성증권은 대구은행이 높은 고객 충성도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강한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형 우량주도 있다 = 4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 중에서도 기업가치가 우량한 기업들은 1년 투자에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CJ홈쇼핑은 내수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내년 방송시간 확대로 실적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대우증권의 추천을 받았다.NHN도 국내외의 고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고 NHN재팬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증권은 “NHN이 검색광고의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업종 내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IPO를 통한 NHN재팬의 기업가치 상승의 수혜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휴대전화 마이크로폰 전문업체인 비에스이홀딩스는 삼성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임춘수 센터장은 “이 회사는 노키아, 삼성전자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관련 업체로는 YBM시사닷컴과 메가스터디가 꼽혔다. 임춘수 센터장은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교육시장의 선두주자로 시장 성장의 최고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고등학교 저학년 층의 가입자 증가로 영업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음악 유료화의 수혜주로 꼽히는 SM엔터테이먼트도 삼성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화승알앤에이는 현대차 글로벌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유망한 종목으로 추천받았다. 한편 증권업종에서는 우리투자증권, 키움닷컴증권 등이 꼽혔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키움닷컴증권은 증시활황의 최대 수혜주로 추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