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과거 증권 금융회사에서 30여 년을 근무했고 펀드 운용을 총괄했었기 때문에 요즘처럼 경기 침체나 금융 위기로 증권시장이 폭락하는 이상 분위기에 휩싸이면 남달리 착잡한 심경에 빠져든다.코스피지수가 작년 10월 말 2064.85를 기록하며 꿈의 세계에서 천장을 모르듯 하더니 금년 들어 연일 불안했다. 급기야 1년도 안 돼 지난 10월 하순에는 반 토막도 못되는 1000마저 깨지는 공황 상태를 초래했고 코스닥 시장 또한 경황이 없다.탐욕은 증권 투자의 금기 사항이다. 가정을 지키는 정상인은 투자 목적과 한계가 분명해야 한다. 빚을 내는 등 무리한 시도는 프로 투자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라면 더욱 무모하다. 주식 고수인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말을 들어보자.“신문 보고, 누구 말 듣고 해서 될 것 같으면 뭐가 문제인가? 시중에서 대박, 비법 혹은 승률 100%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 허상이다. 그 사람들이 비법을 알면 왜 공개하겠는가? 그들은 박애주의자가 아니다.”에스키모인들이 여우를 잡는 지혜를 보면 탐욕은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요구하는 함정이라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에스키모인들이 여우를 잡는 방법은 간단하다.우선 칼끝에 여우가 좋아하는 동물의 피를 묻히고 얼려서 칼날이 보이지 않게 싼 후 칼끝을 하늘로 향하게 눈 속에 묻는다.여우가 좋아하는 피 냄새를 맡고 칼끝을 핥기 시작해 칼끝이 자기 혀를 상처 내는 줄도 모르고 밤새도록 예리한 칼날을 핥는다. 피 맛을 본 여우는 자기 혀에서 나오는 피인 줄도 모르고 더욱 세차게 핥다가 출혈 과다로 결국 쓰러져 죽는다.북극의 여우들은 어제 저녁 동료들이 죽어나간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피에 자신이 도취돼 오늘도 죽어나간다. 영리하다는 여우가 자신의 힘으로 먹잇감을 잡는 수고보다 차려 놓은 위장된 성찬에 탐닉하는 한, 북극 하늘 아래서 여우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정상적인 경우 돈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자신의 노예다. 그러나 가정과 가족을 등한시하고 돈에만 올인하면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미를 상실한다. 그 결과 돈을 벌어야 할 인생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가치 전도의 위험에 처한다.비록 살면서 당장은 큰돈이 안 되더라도 자신에게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내 열중하라.어려워도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 나가야 한다. 넉넉하지는 못해도 서로 나누는 식자추반(食者推飯: 먹는 것을 서로 나눔)을 하면 돈은 부산물로 따라오게 된다. 또 자력에 한계가 오면 운이라는 타력(그것이 하느님이건 부처님이건)이 등을 밀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 줄 것이다.필자는 지금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증권 금융 업계에 오래 근속하는 동안 사적으로 무리한 증권 투자를 권유한 일이 없다. 스산한 찬바람에 증시 폭락으로 더욱 심란할 투자자들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 전한다.지난 10월 미국의 억만장자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나의 투자론은 단순하다. 다른 투자가들이 탐욕할 때 두려워하고 그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갖는 것이다.” 또한 그는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나쁜 소식들은 5년, 10년의 미래를 보면 기회”라고 강조했다.칼럼니스트한국투자자문 대표 역임성균관 유도회 중앙위원(현)http://cafe.daum.net/yejeol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