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영어교육 선두주자…청담러닝
세계 금융 위기가 사상 초유의 사태로 치닫자 한국 증시는 최근 심리적 공항 상태에 빠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올해 들어 20번 이상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지수는 예측 불가능한 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식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수의 상승 반등 시 목표 주가 회복을 넘어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사교육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청담러닝(대표 김영화)은 요즘 교육 업종 내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청담러닝 주가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청담러닝은 사교육의 여러 부문 중에서도 사업 전망이 가장 좋은 초 ·중등 오프라인 프리미엄 교육 시장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 때문에 현재 주가도 지나치게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청담러닝은 올해 6월 씨디아이홀딩스라는 사명으로 코스닥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씨디아이홀딩스는 교육주들의 성장성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한가를 기록했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영어 교육이 성장 모멘텀으로 부각됐다.1998년에 설립된 청담러닝은 초·중등 영어 교육 업체로 ‘청담어학원’ 학원 사업을 시작으로 콘텐츠 개발, 프랜차이즈 학원, 온라인 강의 사업 등을 하고 있다.현재 72개의 청담어학원과 4개 CDI Prep어학원(글로벌 진학), 31개의 CDI April어학원(저학년 대상 말하기 학원) 등의 직영,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 및 교재, 뛰어난 원어민 강사 등을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있다.청담러닝은 학습 능력이 우수한 상위 10% 학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수강생은 4만8400명이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박수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발 업체 대비 두 배 이상의 수강생을 확보하며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높은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April어학원과 Prep어학원을 개원함으로써 브랜드 다각화에 성공, 1위 영어 교육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평가했다.청담러닝이 주력하고 있는 초·중등 사교육 시장은 지속해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교육 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초·중등 사교육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 우려가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또 “사교육 소비는 실업률 상승을 동반한 외환위기 동안에는 소비 위축과 함께 큰 폭의 감소를 경험했지만 실업률 상승이 제한적이었던 지난 2003년 카드 사태 때는 외국어고등학교 설립 확대라는 정책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오히려 급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 증권사는 “최근 온라인 사교육 시장 및 학습지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학습 교재 시장은 학원 시장 성장에 따라 학원용 교재 출판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초·중등 사교육 시장은 전반적인 학원 수강 참여율 상승과 함께 초·중등 영어 및 특목고 대비 학원 업체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도 “사교육 시장이 하위 연령층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인구 구조적 호황기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교육 업종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정부의 고강도 ‘학원비 종합대책’도 사교육 수요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원비 종합대책은 국세청에 의한 세무조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조사,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원비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학원비 현황 공개 및 학원 적정 수강료 산출 시스템 개발 등이다.정봉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학원비 종합대책이 사교육 시장에 근본적 위축을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상장된 학원 업체의 경우 기존의 회계 감사, 세무 신고 등을 통해 세금 탈루 가능성이 낮고 수강료 결제 시 신용카드 사용이 상당 부분 관행화돼 있는 등 비교적 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청담러닝은 올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382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59억 원을 기록했다.3분기 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청담러닝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6.7%와 87.5% 증가한 226억 원과 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송계선 애널리스트는 “학원 부문에서 기존 청담어학원의 수강생 수가 증가한데다 프랜차이즈 확대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온라인 교육 부문에서 60%가 넘는 고성장을 보였다”고 전했다.앞으로도 비즈니스 스펙트럼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청담어학원 5개 및 April어학원 20개가 추가 오픈할 예정이어서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신규 개원 대부분이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가맹료 수입 증가에 따른 프랜차이즈 수익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유아 대상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에 영어 콘텐츠를 제공, 신규 매출액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주가 흐름에 매우 긍정적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부문은 별도의 비용 투입이 없고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편이어서 수익성 개선 기여도가 클 것”이라며 “향후에도 영어 콘텐츠를 이용한 청담러닝의 비즈니스 스펙트럼은 계속 확대돼 새로운 매출 기반이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외주 제작 교재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경쟁 업체와 달리 청담러닝은 80%를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ELS연구소에는 현재 60명의 연구진과 1200명의 원어민 강사, 190만 개의 에세이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어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청담러닝의 주가는 11월 중순 현재 1만9000원에서 2만 원대로 상장 당시 공모가격(주당 3만5100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CJ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제시한 청담러닝의 목표 주가는 5만1000원이 넘는다. 청담러닝은 이처럼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변동장세 속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하이투자증권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청담러닝은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매출 906억 원, 영업이익 160억 원으로 각각 제시하고 있는데 보수적인 시각에서도 매출 825억 원, 영업이익 14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매출 추정에서 콘텐츠 관련 사업을 제외하고도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35% 이상이라고 박 애널리스트는 강조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사교육 중 사업 전망이 가장 밝은 초·중등 오프라인 프리미엄 교육 시장의 선두에 서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EPS 기준 주가수익률(PER) 9.6배로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학원 수강 참여율 상승과 함께 초·중등 영어 및 특목고 대비 학원 업체 중심의 고속 성장 기대”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