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출발했던 2008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올해는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금융 쇼크에 휘둘리느라 영일(寧日)이 없는 한 해가 되고 말았습니다.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다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발생한 미시시피주식회사 버블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버블 붕괴 사례 중 하나인 이 사건의 주역은 영국의 몰락한 귀족으로 프랑스에 망명했던 존 로(John Law)라는 인물이었습니다.그의 일대기를 다룬 책 ‘거대한 도박’에 따르면 존 로는 당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프랑스 왕실을 설득해 지폐 도입을 단행하게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부동산을 담보자산으로 하는 지폐를 발행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 경제활동이 활성화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폐의 재료로 금 은 등의 금속만을 사용했고, 그 금속의 고갈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생각이었습니다.초기에는 존 로의 아이디어가 효과를 발휘해 프랑스 경제가 급속히 활기를 띠었습니다. 문제는 프랑스 왕실이 담보 가치 이상으로 지폐를 남발하면서 빚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엄청난 인플레가 초래된 것입니다.작금의 서브프라임 사태도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이 부실화되면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당시의 상황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파생상품 등의 경제적 ‘도구’는 매우 유용한 것이긴 하지만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면 파탄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이번 호 MONEY는 커버스토리로 ‘체리 피킹 투자 비법’을 다뤘습니다. 체리 피킹 투자는 요즘과 같은 경제 혼란기에 본질 가치 이하로 가격이 떨어진 우량 자산을 골라내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이들 우량 자산은 후에 시장이 안정되면 다른 자산에 비해 훨씬 빠르고 큰 폭으로 가격이 회복된다는 게 역사가 알려주는 경험입니다.이번 호에는 또 ‘빠찡꼬의 제왕’으로 불리는 재일 교포 기업인 한창우 마루한 회장과 세계적 첼리스트 장한나 씨 등 해외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도 실었습니다.추위와 불황으로 잔뜩 움츠린 이 겨울, MONEY의 기사가 조금이라도 온기를 보탤 수 있기를 바랍니다.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