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마추어 최강자는 진성근 우암기계 대표

남 김해에서 선박 엔진부품 제작 업체 우암기계를 운영하는 진성근(49) 씨가 올해 국내 아마추어 최강자로 선정됐다.한국경제신문이 ‘2008 아마추어 골프 랭킹’을 최종 산정한 결과 진 씨는 총 414점을 획득, 문현소(56·385점) 씨를 29점차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진 씨는 올해 랭킹 산정에 포함되는 7개 대회 중 사정상 불참한 스카치블루배 전국사회인골프대회(이하 사회인골프)만 빼고 전 대회에서 상위 입상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그는 최고 권위의 한국미드아마추어선수권대회(이하 미드아마)에서 합계 2언더파 142타로 우승을 차지하며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0월 8일 끝난 야마하배 한경 아마추어 골프 랭킹전(이하 한경 랭킹전)에서는 합계 8오버파 152타로 11위, 부산MBC전국아마추어골프대회(이하 부산MBC)에서는 합계 11오버파 147타로 10위, 클럽챔피언십 스릭슨 아마추어 한·일전(이하 스릭슨배)에서는 합계 4오버파 220타로 3위, 전국골프장대항팀선수권대회(이하 골프장대항)에서는 합계 6오버파 150타로 11위, 닥스아마추어골프최강전(이하 닥스배)에서는 합계 3오버파 147타로 6위에 오르는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들었다.문현소 씨가 유일하게 2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지만 6개 대회에서 고른 성적을 낸 진성근 씨를 이기지 못했다.가야CC 4회, 용원CC 4회 등 8차례 클럽 챔피언을 지낸 진 씨는 시즌 중 하루도 거르지 않고 회사 일을 마치자마자 연습장으로 달려가 밤늦게까지 1500개 이상의 연습 볼을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운드가 있는 날에는 500개 정도를 친다. 그는 키 168cm, 몸무게 63kg의 자그마한 체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진성근 씨는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위를 하기 위해 포기한 것이 많았다. 집안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친구 관계도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주변의 도움과 격려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대회에 출전하면서 노력도 많이 했지만 운도 따라줬다. 골프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대회에서 전국의 ‘고수’들과 라운드할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덧붙였다.김해 출신의 진 씨가 ‘지존’에 등극하면서 4년 연속 지방에서 랭킹 1위를 배출하는 기록이 이어졌다. 랭킹을 첫 산정한 지난 2005년 1위 김영록 씨는 대구 출신이었고 2006년 1위 이인환 씨는 경남 통영, 지난해 김정 씨는 전북 익산이 근거지다. 김정 씨는 닥스배에서 우승하는 등 2년 연속 1위 등극에 도전했으나 7위에 그쳤다. 김영록 씨는 11위, 이인환 씨는 33위를 기록했다.3위에 오른 용인 프라자CC 챔피언 이효희(53) 씨는 2006년 3위, 2007년 5위에 이어 3년 연속 ‘톱5’에 진입하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3년 연속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던 리베라CC 챔피언 김양권(49) 씨는 올해 14위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남겼다.경 아마추어 골프 랭킹전 2라운드. 첫날 1언더파를 기록한 김정 씨가 포함된 챔피언조가 동반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참가자들의 시선은 둘째 날 ‘나홀로’ 2언더파를 기록한 안정복 씨에게 쏠렸다. 전날 73타로 1오버파를 기록한 안 씨는 이날 17번 홀까지 4개의 버디와 2개의 보기로 2언더파를 기록하며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어김없이 위기가 찾아왔다. 안정적인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이던 드라이버 샷이 벙커에 들어간 것. 경기를 마친 참가자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시선은 150m를 남겨 놓은 안 씨의 벙커 샷에 쏠렸다. ‘스리 온을 위해 안정적으로 레이아웃을 할까. 직접 그린을 겨냥할까’라며 나름대로 공략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갤러리들의 시선 받은 채 안 씨가 선택한 클럽은 6번 아이언. 모래 위에 놓여 있는 볼에 다운 블로로 닿은 아이언의 ‘탁’하는 파열음과 함께 포물선을 그린 공은 그린 오른쪽에 보기 좋게 안착했다. ‘한경 아마추어 골프 랭킹전’의 우승 트로피가 주인공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호리호리한 체구의 안 씨는 골프 경력 10년차다. 안 씨는 “무엇보다 아마추어 최강자들이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게 된 게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아마 고수에게 ‘한 수라도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안 씨를 지켜보던 참가자들에게 그의 드라이버 스윙 자세는 다소 특이했다. 안 씨의 드라이버 샷은 스리쿼터 스윙이다. 그는 한경 아마추어 골프 랭킹전 우승을 위해 올 초 드라이버 스윙을 바꾸는 실험에 도전했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는 거리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OB를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테이크백 후 손목을 꺾지 않는 스리쿼터 스윙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스윙 교체 후 거리는 평균 260야드로 이전보다 15야드 정도 줄었지만 시합 때마다 평균 1개 안팎을 기록하던 OB가 사라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90%가 넘는 페어웨이 안착률과 80%의 파 온을 기록하는 안정적 플레이를 보였다. 대회가 열린 상주 오렌지골프리조트는 전장이 7400야드에 달한다. 한경 랭킹전 대회의 전장을 7040야드로 조정했지만 대부분 파4홀이 430야드가 넘을 뿐만 아니라 파3홀도 평균 거리가 190야드를 훌쩍 넘었다.주말 골퍼들도 페어웨이를 키핑하겠다는 생각을 넘어 전략적 마인드로 코스를 대하면 스코어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게 안 씨의 조언이다. “해당 홀의 전장에서 가장 편하게 칠 수 있는 아이언 거리를 뺀 지점에 티샷을 떨어뜨리기 위해 어떻게 드라이버를 칠 것인지 계산한 후 셋업에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안씨는 “한꺼번에 3∼4시간씩 치는 것보다는 3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치는 게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는 50%를 퍼팅과 어프로치에 할애하고 40%를 아이언, 드라이버는 10% 정도만 연습한다.”고 말했다.글 김형호·사진 이승재 기자 chsan@hankyung.com한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