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참존임포트 대표이사
퍼 카란 출력과 배기량이 높고 제한 속도가 300km를 뛰어넘는 고성능 차량을 말한다. 쉽게 F(포뮬러)-1으로 대표되는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는 차들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레이싱 카는 대부분 대회 참가를 위해 제작된다. 이것이 레이싱 카가 슈퍼 카라는 칭호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슈퍼 카라는 칭호를 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주용 자동차와 같은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일반 대중을 위한 양산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이유로 슈퍼 카라는 칭호는 아무 차에나 허락되지 않는다. 가격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대표적인 차종으로 페라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맥라렌 부가티 등이 꼽히는데 이 중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전 세계 슈퍼 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이커다.슈퍼 카를 만드는 업체들은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하다. 고객도 엄격히 정한다. 대당 3억~5억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아무나 살 수 없다. 자동차에 대한 이해가 낮은 나라에서는 아예 차를 팔지도 않는다. 이해가 낮다는 것은 도로 상황과 판매 네트워크, 애프터서비스 시설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해외 유명 슈퍼 카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한 지 2~3년에 불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중에서 이탈리아 슈퍼 카 람보르기니는 남성미가 넘치는 차다. 국내 공식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로 아직 1년이 채 안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람보르기니를 국내 독점 수입, 공급하고 있는 참존임포트에 따르면 무르시엘라고는 한 달에 1대 꼴로 팔리고 있고 가야르도는 지금까지 30대를 팔았다.슈퍼 카 한 대를 파는 것은 일반 수입차 10대를 판매하는 것보다 어렵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다른 양산 브랜드처럼 구매 의사가 바로바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람보르기니 본사의 생각은 다르다. 당초 10대 정도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일본 다음으로 비중을 늘릴 태세다.김한균 참존임포트 대표는 “처음에는 차를 파는 것보다 람보르기니라는 브랜드를 알리는데 치중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계열사인 참존오토모티브가 영국 럭셔리 카 벤틀리를 수입하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고급차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한다.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 카는 마니아들에겐 드림 카로 통한다. 외관이 멋지다고 일반인들이 덜컥 살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일반 경주용 자동차와 같이 핸들 좌우에 달려 있는 패들 스위치로 기어를 변속하기 때문에 운전 방법부터가 다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다. 국산 세단이 10~12초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이 차의 출력이 얼마나 높은지 이해가 된다. 국산 차를 탄다고 생각하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금세 200km를 질주한다. 람보르기니는 크게 가야르도와 무르시엘라고로 구분되는데 특히 무르시엘라고는 람보르기니 모델 중에서도 성능이 뛰어나면서 값이 비싼 플래그십 모델이다. 국내 판매 중인 무르시엘라고 LP640은 배기량이 6496cc고 최고 속도가 시속 340k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 가격은 5억3960만 원이다. 무르시엘라고 LP640 로드스터는 5억6800만 원이다. 참고로 가야르도 라인에서는 가야르도 스파이더와 가야르도 슈퍼레제라 등이 수입되고 있으며 가야르도 LP560-4는 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람보르기니는 개성이 뚜렷한 차다. 부드러운 곡선보다 강렬한 직선미를 강조하고 있으며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만약 소비자가 자신의 매니큐어와 같은 색깔의 차를 갖고 싶다면 이탈리아 본사로 샘플을 보내면 된다. 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대한 고객이 원하는 색깔을 만드는 것 역시 람보르기니의 매력이다. 수백, 수천 가지의 색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이뿐만 아니라 람보르기니는 옵션 선택권이 넓다. 휠은 물론 사이드램프, 대시보드 색깔 등 15가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 엔진 덮개를 투명으로 하느냐 반투명으로 하느냐도 소비자의 선택 사항이다. 이러다 보니 주문 제작 기간만 8개월 정도 소요된다. 고출력의 비결은 공차 무게의 최소화에서 찾을 수 있다. 가야르도 스파이더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앞뒤 길이가 4.30m, 배기량이 4961cc에 달한다. 10기통 엔진이 장착된 이 차의 무게가 고작 1570kg에 불과하다. 크기는 쏘나타급이면서 무게는 타우너 수준인 셈이다. 상당수 부품에 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해 강성은 높아지고 무게는 줄었다.김 대표는 람보르기니의 매력에 대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슈퍼 카 본연의 길을 가는 유일한 메이커”라고 강조한다.“람보르기니의 모든 모델은 엔진이 차 뒤쪽에 배치돼 있습니다. 엔진이 뒤에 있으면 트렁크 공간이 좁아 여러모로 불편합니다. 경쟁 업체인 페라리가 엔초 페라리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엔진을 모두 앞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람보르기니는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설립 당시의 철학을 지금도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판매 방식도 남다르다. 수요층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VVIP 마케팅이 기본이다. 고객들이 직접 시승하는 행사를 많이 마련하는 대신 일반 대중들과의 만남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거의 응하지 않는다. 김 대표가 공식 인터뷰에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고가 자동차를 판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신경 쓰이지만 그것보다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다. 차에 대해 제대로 아는 고객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것이 참존임포트의 판매 전략이다.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 카에는 흔히 ‘제어가 불편하다’ ‘승차감이 좋지 않다’ ‘한국 도로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등의 선입견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김 대표는 “물론 대형 세단과 같은 승차감은 기대할 수 없지만 놀라운 엔진 구동력과 섬세한 서스펜션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 다른 차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시승 행사 후 구매율이 높아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수입과 관련된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 대표가 국내 수입을 위해 이탈리아 본사에 갔을 때 이미 국내 대기업 6~7곳에서 수입 제안서를 제출했었다. 회사 규모만 따지면 참존임포트는 절대적으로 불리했다.“그러나 본사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회사 규모보다 차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먼저 따져봤죠. 우리 계열사에서 현재 아우디와 벤틀리를 수입하고 있는 것도 본사 경영진의 호감을 얻은 요인입니다. 쇼룸을 화려하게 꾸밀 수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차를 어떻게 팔 것인가, 또 애프터서비스를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를 더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송파동에 대규모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