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용접라인 점유율 1위…우신시스템
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지속하자 국내 주식시장에도 한파가 몰려 왔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 불안감이 가중된데 따른 결과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510선을 밑돌기까지 했다. 두 달 새 3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약세장이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담보 부족과 반대매매라는 고통까지 겪고 있다. 상황이 어려운 주식시장에서 그래도 투자 대안이 있다면 자산가치주의 편입 비중을 높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조언한다. 매력적인 자산 가치가 주가 하락 시 안전판 역할을 해 준다는 이치다.실제로 자산 가치가 시가총액을 능가하는 저PBR(주가순자산배율) 종목들은 약세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더해질수록 주가수익률(PER)보다 PBR의 가치 평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PBR가 1배 미만이면 절대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러한 논리를 적용해 아세아제지, 동원F&B, KG케미칼, 포스코강판 등 PBR 1배 미만인 종목들을 앞 다퉈 추천하기 시작했다.우신시스템(대표 허병하)은 시가총액보다 현금이 많은 대표적인 자산가치주로 꼽힌다. 우신시스템의 현재 자산 가치는 351억 원으로, 시가총액 222억 원(7월 4일 종가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2008년 1분기 기준 순자산도 349억 원으로 시가총액을 넘어서고 있어 매력적인 자산 가치를 자랑한다.우신시스템은 자동차 차체 자동 용접 라인(ABAS: Automotive Body Assembly System)을 제조하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차체 용접과 조립 작업은 다양한 수요처(User)의 요구에 절대적인 대응력이 필요한 엔지니어링 산업 군에 속한다.ABAS는 자동차의 신규 및 변형 모델을 생산할 때 필수 설비로, 프로젝트성 주문 생산 설비가 특징이다. 이에 따라 차체 생산 기술에 대한 노하우는 우신시스템만이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이라는 평가다.동양종합금융증권 이상윤 선임연구원은 “우신시스템은 국내 ABAS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업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 르노삼성, 스즈키, 인도 TATA 등이 주요 고객사”라고 설명했다.우신시스템은 현재 중국과 인도에 각각 현지 공장을 설립, 글로벌 기업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는 연태우신과기유한공사를 세웠고, 인도에는 무한우신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중국에 무한우신기계유한공사를 설립, PB파이프 생산을 통한 사업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작년 기준으로 수출 비중은 66%에 달한다.우신시스템은 경기도 시화공단에 제1공장, 충남 당진에 제2공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공장 지가 상승으로 우신시스템이 보유한 시화공장과 당진공장은 장부가 대비 높은 수준의 시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시가 반영 토지 자산 가치는 351억 원으로 200억 원대의 시가총액을 100억 원 이상 크게 웃돌고 있다. 또한 2008년 1분기 기준 순자산도 349억 원에 달해 시가총액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이상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우신시스템의 매력적인 자산 가치는 주가 하락 시 안전판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우량주로서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훌륭한 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고 강조했다.안정적인 배당 수익도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신시스템은 시장 금리 수준의 배당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시가 배당률은 4.1%에 이르고 있다. 다만 2007년에는 당기순이익이 급감해 시가 배당률이 1.75%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올해 예상 실적을 감안할 때 주당 배당금은 65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7월 중순 종가 대비 시가 배당률이 4.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올 하반기에는 풍부한 수주 잔액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 말 현재 수주 잔액은 930억 원으로 집계, 이미 지난해 수주 잔액인 582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수주 잔액은 하반기 외형 성장 모멘텀으로 충분하다. 우신시스템의 외형 성장은 특히 인도와 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에 기인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신시스템의 국내 ABAS 매출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소극적인 생산 설비 투자로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 비중 확대가 외형 성장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2006년 65% 수준이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2007년에 66%로 1%포인트 늘어났고, 2008년에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까지 수출 비중은 78%, 상반기 수출 비중은 75%에 이르고 있다.국가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최근 인도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인도는 2006년 수출 비중이 42%에서 2007년 77%로 무려 35%포인트가량이 불어났다. 이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0%에서 20% 수준으로 감소했다.수출 호조에 따라 우신시스템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1.3%와 90.1% 증가한 950억 원과 19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우신시스템은 2007년 2월 스리랑카에 현지 법인 ‘WS 글로벌 랑카(Grobal Lanka)’를 설립하고 칠라우 지역에서 해빈사 개발 탐사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WS 글로벌 랑카의 전략 광종은 희유금속(稀有金屬)에 속하는 티타늄이다.지난해 광업진흥공사의 투자 여건 조사 신청 및 심의를 거쳐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부터 국고 보조 조사 사업으로 1차 사업 승인을 받았고 탐사 비용으로 1억 원을 지원 받았다. 우신시스템은 현재 제1 탐사 지역에 대한 탐사를 마쳤고 품위와 추정 매장량 등을 밝힌 1차 탐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2, 3차 탐사 지역에 대한 추가 탐사 여부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최종 탐사 지역이 결정되면 채굴 라이선스(8~10년)를 획득한 이후 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국내에서 티타늄은 100% 수입에 의존하는 희유금속으로 높은 강도와 뛰어난 내식성으로 항공 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산업 등에 구조물 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가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수요 업체로는 효성 코오롱 태광산업 새한 코스모화학 조선선재 등이 있다.우신시스템의 2008년 예상 실적 기준 PER는 9.6배로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최근 제시한 유니버스 기준 자동차 부품 업종 평균 PER 11.0배 대비 13% 할인돼 있다.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자산 가치까지 감안하면 1600원대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는 현 주가는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정현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