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들에게 있어서 슈트는 양면적이다. 매일매일 접하면서도 또 때로는 굉장히 낯설어 보여서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준다. 따라서 굉장히 친숙하면서도 가장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슈트라고 할 수 있다. 슈트는 또 청년에서 성인으로, 성인에서 사회인으로, 그리고 사회인에서 가정인으로 넘어가는 매 과정마다-여성들은 이 통과의례 때마다 찾게 되는 아이템이 달라진다-꼭 한번은 만나게 되는 존재다. 이렇게 오랜 친구인 슈트가 남자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은 슈트를 입을 때 어떤 격식과도 같은 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08 여름 시즌의 슈트는 좀 다르다. 기존의 딱딱함, 고루함, 그리고 획일성에서 오는 편안함을 벗고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슈트에도 여러 가지의 얼굴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가 슈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과 오해를 조금 풀 수 있지는 않을까.남성 슈트의 정통 스타일이라고 생각돼 왔던 스리피스 슈트는 어떻게 스타일링하는가에 따라 무겁기도 혹은 위트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최근의 경향은 스리피스 슈트를 보다 캐주얼하고 도시적인 느낌으로 착용하는 것. 남성 정장에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모직이 아니라 좀 더 캐주얼한 감각의 면혼방 소재를 사용하거나 혹은 스리피스 중 베스트 아이템을 좀 더 캐주얼하게 매칭해 입는 것이 대세다. 실루엣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클래식한 분위기의 슈트도 바지의 길이는 발목을 살짝 덮는 정도로 입는 센스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 발목보다 항상 길게 착용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파격적인 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맨발에(물론 이런 차림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중요한 미팅에 갈 수는 없다) 스포티한 신발까지 매칭하면 온·오프 타임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2008년식 스리피스 슈트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스리피스 슈트 안에 함께 입는 셔츠도 슈트의 컬러와 같은 계열을 선택하고 넥타이는 패턴이 없거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 시즌의 셔츠에서는 기존의 면 셔츠보다는 광택감이 강조된 실크 느낌의 셔츠류가 강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너무 면셔츠의 빳빳한 느낌의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재킷을 중심으로 한 정장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모두 옷장에 캐주얼 재킷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봄의 트렌드는 캐주얼 재킷을 캐주얼과 매칭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포멀 재킷을 캐주얼과 섞어 입는 것이다. 사실 캐주얼 재킷이 일반적으로 정장 재킷보다 짧게 제안되지만 이번 시즌의 재킷 실루엣이 충분히 짧아진 점을 감안한다면 포멀한 슈트의 재킷을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간혹 스리버튼 재킷을 입기도 하는데 재킷의 라펠이 만들어내는 브이존이 너무 답답해 보이고, 또 세련된 느낌이 감소하기 때문에 투버튼이나 원버튼을 추천한다. 간혹 넓은 라펠의 정통 슈트 재킷을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하기보다는 좀 더 슬림한 실루엣과 좁아진 라펠의 재킷이 더 트렌디하다.캐주얼한 스타일링을 할 때에는 보편적으로 많이 입었던 니트 대신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맨투맨이나 폴로 스타일을 캐주얼하게 착용하고 하의는 진으로 매칭하는 것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슈트로 착용할 때에는 강렬한 컬러감의 무늬가 없는 넥타이와 네모로 접은 포켓치프를 활용해 도시적 감각을 표현한다.일반적으로 슈트 안에는 클래식한 단색 혹은 흰색의 면셔츠를 착용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코디네이션을 구성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 가장 쉽게 코디하는 방법은 클레릭 셔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 클레릭 셔츠는 셔츠의 컬러와 몸판의 소재가 다른 것을 말하는데, 컬러 배색 효과를 강조해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클래식한 헤링본 소재의 슈트 안에는 오히려 좀 더 화려한 프린트의 셔츠를 입어서 캐주얼한 감각을 강조할 수도 있다. 단, 너무 튀는 프린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화려한 페이즐리나 스트라이프 정도에서 고르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폴로셔츠도 이번 시즌 많은 트렌드 세터들이 선택할 코디 아이템이다.이정민 퍼스트뷰코리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