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부동산의 투자 패턴은 시세 차익에 집중한 측면이 많았다. 하지만 공급 과잉과 정부 규제로 예전과 같은 높은 시세 차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보다는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곳이 유리하다. 연 5% 정도의 임대 수익을 거두면서 수년 후 시세 차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다. 실제로 최근 상한가를 기록 중인 오피스텔과 오피스 투자는 철저히 임대 수익에 의존해 왔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초 대비 올 2월 말 현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0.5%, 전세가는 0.54%나 상승해 같은 기간 아파트(매매가 0.43%, 전세가 0.43%)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그렇다면 높은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일반적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 이상인 곳들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산업 시설들이 밀집한 산업단지 주변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기에 유리하다. 산업단지 주변 지역은 직장이 가까워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실거주와 투자 차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알짜 투자처로 꼽힌다. 부동산 정보 조사 업체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 2월 수도권 아파트 값은 산업단지 주변 아파트들이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명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직장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66㎡ 이하 소형 아파트 수요가 증가했다. 광명동 중앙하이츠2차는 설 이후 급매물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파주시 역시 LG필립스LCD 공장으로 인한 인구 유입 효과에 힘입어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기흥 삼성반도체 공장 주변은 기존에 조성된 수원 영통지구를 비롯해 용인 흥덕지구, 수원 광교신도시 등 택지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체 연구소가 밀집해 있으며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선호도가 높다. 하이닉스 반도체와 OB맥주 공장 배후 주거지로 꼽히는 경기도 이천시와 광주시는 도시기반시설이 잘 발달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용인과 인천 등지로 이동이 쉽고 추후 성남~여주 간 복선전철, 성남~장호원 간 전용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등이 개통되면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이천과 광주시는 지난 수년간 집값이 급등한 용인과 성남 지역에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한다.특히 연내 산업단지 주변에 분양을 준비 중인 아파트가 많아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수원 기흥공단 주변인 용인 성복, 신봉, 흥덕지구 내 아파트 공급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용인 흥덕지구 2-3블록에서 3월 중 아파트 570가구를 분양한다. 최고 21층 높이로 지어지며 공급 면적은 113~116㎡다. 영덕~양재 간 고속화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며 지구 내 분당선 연장 구간인 영덕역이 들어선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4월 중 성복지구에 119~222㎡ 3개 단지 2157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광교산 자락에 자리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2008년 개통 예정인 용인~서울 간 고속화도로 성복IC가 단지 주변에 들어선다. 동부건설은 신봉지구 1, 5, 6블록에 짓는 1238가구 중 29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26개 동 17층 규모로 건립되며 공급 면적은 109~189㎡로 구성된다. 인근에 서울~용인 고속도로가 2009년 개통된다. 또 2015년에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30~40분 거리다. 수원시 망포동에서는 신창건설이 아파트 562가구를 분양한다. 공급 면적은 133~180㎡이며 경부고속도로 수원IC, 기흥IC와 가까워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다. 분당 연장선 방죽역도 인접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경기도 광주시에서는 우림건설이 태전동에서 109~237㎡ 475가구를 분양한다. 주변이 청정 주거지여서 친환경 도시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단지 인근에 태전초, 광주중고, 광주종고 등이 있다. 벽산건설은 이천시 관고동에서 112~142㎡ 227가구를 분양 중이다. 설봉산, 설봉공원, 설봉호수와 인접해 자연 환경이 뛰어나며 이천의료원, 이천시청과 상업시설 등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한편 아파트형 공장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최첨단, 친환경 업체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아파트형 공장이 서울, 수도권 공단에서 인기를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전통적인 정보기술(IT) 밀집 지역인 테헤란로 주변 사무실 임대료 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상당수 IT 업체들이 구로구 가산동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테헤란로 빌딩 임대료는 올 들어 10%가량 뛰었다. 반도체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A사는 최근 높은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껴 성남시 모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아파트형 공장은 개인이 나서서 분양받을 수 없다. 업종에 맞는 사업자만이 분양받을 수 있으며 취득일로부터 1년 내 특별한 이유 없이 허가된 용도 이외로 사용하다 적발되면 분양 시 면제받은 취·등록세가 모두 추징된다. 다만, 입주한 지 5년이 넘은 것은 부동산 임대 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개인들의 투자도 가능하다. 예전 구로공단으로 불리던 가산동 일대와 안양 인덕원, 성남 벤처타운에는 입주 5년 이상 된 아파트 공장이 많아 투자에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도 일반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을 수는 없다.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으려면 해당 시설과 직접 관련이 있어야 하며 산업관리공단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임차 업종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다. 다만, 아파트형 공장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은 업종과 관련이 없다. 현재 아파트형 공장은 전체 물량의 20%를 근린생활시설로 공급해야 한다. 이들 상가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어 임대 및 운영에 매우 유리하다. 통상 아파트형 공장의 이용 인원수는 ‘연면적÷6’이다. 만약 연면적이 1만㎡인 아파트형 공장이 있다면 이 건물을 이용하는 인원은 대략 1600여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사실상 1600여 명이 입주해 있는 상권의 독점적 지위를 모두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아파트형 공장의 분양 실적을 파악하는 것인데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일수록 투자에 유리하다. 공장 내 상주인구가 주 고객층인 만큼 공장이 텅 비게 된다면 상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입주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아파트형 공장의 분양이 먼저 이뤄진 후 상가 분양에 들어가므로 사전에 이를 체크하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올해부터는 서울산업단지에 약 100㎡의 아파트형 공장 부지가 나올 예정이다. 상가 정보 제공 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가 지하철 1, 7호선 환승역인 가산디지털역 부근 28만5000여㎡ 부지에 2013년까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호텔 및컨벤션센터, 아파트형 공장 등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시도 문래동 준공업지를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으로 건립할 계획이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