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 정부에 거는 토지 시장의 기대가 크다. 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이에 따라 토지 시장에 한동안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수도권에서는 드물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여주와 이천 등 유망 지역에선 벌써부터 매수세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여주군에 따르면 올해 1월 여주 토지 거래 신고 건수는 1579건이다. 지난해 11월(1082건)과 12월(1335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제2영동고속도로, 성남~여주 복선전철 등의 호재가 집중되면서 땅값도 호가를 중심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해 말 ㎡당 4만∼5만 원이면 살 수 있었던 여주군 삼합리 일대 임야는 요즘 7만∼8만 원을 불러도 구하기 어렵다. 인근 이천의 상황도 비슷하다.전문가들은 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수요자라면 제2경부·제2영동 고속도로 주변 수도권 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이들 도로가 완공되면 교통 체증이 심한 기존 도로의 소통이 한결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주변의 부동산 개발도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당연히 땅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제2의 경부 축으로 떠오르게 될 제2경부고속도로 주변 토지시장에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제2 경부고속도로의 총 길이는 128.8km. 경기도 하남~용인~안성~천안~세종시를 남북으로 잇는다. 2010년 착공돼 2013∼20년 중 단계적으로 완공된다.수도권에서 이 고속도로 개통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곳으로는 모현·백암·남사 등 용인 동부지역과 보개·금광 등 안성 중부지역이 꼽힌다. 이들 지역은 서울과의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그동안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집값과 땅값도 기존 경부축 주변에 비해 낮게 형성된 편이다. 그러나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기존 경부축 못지않게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이 밖에 수지·성복 등 용인 서부, 동탄면 등 화성 동부 등 기존 경부축 주변 땅 시장에도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의 간접 효과가 기대된다.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제2경부고속도로의 하루 예상 교통량은 10만여 대. 기존 경부고속도로 통행량(하루 평균 19만여 대, 양재∼신갈 구간 기준)의 절반 정도를 흡수할 수 있다. 이러면 현재 평균 시속 20km대에 머무르고 있는 일부 구간의 교통 체증이 풀리고 주변 토지 시장에도 생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제2영동고속도로 주변 경기·강원도 일대 땅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총 연장 57km의 제2영동고속도로는 광주∼양평∼여주∼원주를 지름길로 연결한다. 2013년 완공되면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나란히 수도권 동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하게 된다. 사업 관리자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될 경우 동서울에서 원주까지 54분이면 오갈 수 있다. 기존 영동고속도를 이용하면 1시간20분가량 걸린다.이 고속도로 개통의 직접적인 수혜지로는 나들목 예정지인 광주시 초월·실촌읍, 양평군 양동면, 여주군 금사·흥천·대신면, 원주시 지정면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교통이 불편해 부동산 값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제2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이들 지역은 ‘서울 지붕 밑’으로 성큼 들어서고 주변 땅값도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발 수요 증가로 나들목 예정지 주변 토지 가격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영동고속도로 주변 부동산 시장도 제2영동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교통 체증이 풀려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제2영동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예상 교통량이 6만여 대로 기존 도로의 교통량(7만여 대, 주말 기준) 분담 효과가 크다.김영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