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축산 생명공학 지주사
그플레이션(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어) 수혜주가 증권시장에서 새로운 테마주로 부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산물 가격이 뛰면서 다른 물가도 덩달아 올라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뜻한다.국내 상장사 가운데 대표적인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는 기능성 사료 첨가제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이지바이오시스템(대표 최상렬)이 꼽힌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효소 제품 ‘엔도파워’가 옥수수·대두박 사료를 비롯해 밀과 보리 위주의 사료에도 첨가될 경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사료용 곡물 가격이 워낙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료 첨가제를 사용하면 기대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이를 반영, 증시 전문가들도 잇따라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 이지바이오를 신규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지바이오에 대해 “농업 관련지주사로서 애그플레이션에 따른 식량 자급화 이슈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이지바이오는 사료 첨가제인 ‘엔도파워’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34억 원, 수출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지바이오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캐나다 현지 효소 생산 전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 대부분 사료 업체에 공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엔도파워’는 사료 내 항영양인자의 제거 및 소화 이용률 향상을 위해 개발된 복합효소제로 알파갈락토시데이즈 등 성능을 차별화할 수 있는 4가지 효소를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 효소 구성 특성상 대두박 및 박류의 항영양인자 제거 효과가 뛰어나 옥수수·대두박 사료와 밀 보리 위주 사료의 첨가제로 이용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 오경택 애널리스트는 ‘엔도파워’의 매출 규모에 주목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해 이지바이오가 ‘엔도파워’ 제품만으로 5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며 “이는 또 다른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씨티씨바이오가 생산하는 가축 사료 첨가제 ‘씨티씨자임’의 작년 매출액 3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라고 말했다.이지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축산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사료 농장 가공 유통 생명공학 연구개발(R&D)까지 아우르는 ‘팜 투 테이블 (Farm to Table)’ 시스템 구축도 완료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988년 이지시스템으로 출발한 이지바이오시스템은 배합 전산 프로그램 및 기술 용역 전문회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기술용역 사업을 바탕으로 구축한 업계 신뢰와 영업망을 토대로 기능성 첨가제의 유통업을 시작하고, 기능성 첨가제와 특수 기능성 사료를 제조·가공·판매하는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8년부터는 천연제제 및 기능성 첨가제를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계열사를 늘리면서 ‘팜 투 테이블’의 수직 계열화에 나섰다.이지바이오는 축산 사료 업체인 도드람비티(지분율 82.3%), 도드람B&F(39.6%), 부국사료(46.3%)와 현대서산영농법인(35.2%), 생명공학 R&D 업체인 옵티팜솔루션센터(10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회사인 도드람비티는 서울사료(42.0%), 우리손영농조합법인(99.9%) 외에 다수의 농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드람B&F를 통해서는 서울사료(49.3%), 가공 유통 업체인 팜앤유(76.9%), 체리부로(29.9%), 강원LPC(50.0%) 등을 보유하고 있다.이 외에도 생명공학 R&D 계열로는 아미코젠(8.0%), 아비코아생명공학연구소(39.3%), 메디피그코리아(45.0%), 씨알바이오텍(37.9%), 단바이오텍(7.4%), 아이디진(6.8%) 등을 두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수직 계열화로 유통 경로를 단순화해 원가 절감 효과 및 외형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이지바이오는 올 상반기 안에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유 자산 가치의 부각이 예상된다. 현재 이지바이오가 자사와 계열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4500억여 원. 이지바이오는 충남 천안시 직산읍(1만3298㎡)과 입장면(3만330㎡)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도드람B&F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8만3660㎡)에, 서울사료는 인천 남동구 고잔동(1만3096㎡), 천안시 신당동(2만5448㎡) 등에, 부국사료는 인천 남구 학익동(2만6211㎡)에, 현대서산영농은 충남 서산군 부석면(429만㎡)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바이오의 지분율을 고려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1700억 원이 넘는데 반해 주당 3200원 안팎인 3월 주가로 산정한 시가총액은 1200억 원대에 불과하다. 계열사인 도드람비티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15개 농장 부지까지 감안하면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이지바이오는 또 올 하반기 서울사료의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으며, 체리부로도 3년 이내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비코아생명, 메디피그코리아, 옵티팜솔루션센터 등 3개사도 합병한 이후 상장할 예정이다. 이지바이오 지원철 회장은 “사료만 다루는 회사여서 상장 이후 자본 유입 효과가 크지 않지만 회사를 알리기 위해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오경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지바이오에 대해 “지주회사의 날개는 실적 개선과 자산 가치”라며 이지바이오는 이에 부합하는 예비 지주회사라고 평가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이어 “1999년 상장한 이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단순 특수사료 및 기능성 사료에서 갓난 돼지 사료, 유기사료, 치료용 동물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또 “지주회사 구축으로 자회사의 자산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자회사 가치를 반영할 경우 실질 자산 가치가 1690억 원으로,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서 단기 접근도 가능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 판단이다. 한화증권은 최근 이지바이오를 농업 관련 지주사로 부각시켜 신규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이지바이오가 지분 35.24%를 소유하고 있는 현대서산영농법인이 429만6500㎡(옛 130만 평)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농업 관련 지주사로서 애그플레이션에 따른 식량 자급화 이슈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이지바이오는 팜 투 테이블 효과로 작년 영업이익이 37억 원으로 전년의 28억 원 대비 32% 성장했다. 이지바이오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제품 매출액의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지원철 회장은 “팜 투 테이블 체제의 완성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시너지는 올 상반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지바이오는 올해 매출액 650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직 계열화로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당기순이익도 128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