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투자자들에게 영국 부동산은 자녀 유학용으로 수요가 많다. 영국 부동산 거래는 미국과 비슷하다. 우선 거래 시스템부터 살펴보면 미국에서는 부동산 거래 시 에스크로 회사가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값은 모두 에스크로 회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그만큼 낮다. 그러나 영국은 이를 변호사가 대신해 준다는 점이 다르다. 주택 거래 시 계약금과 중도금, 모기지 대금 등은 모두 변호사 계좌로 입금되고 거래상에 아무런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되면 매도인 측 변호사의 계좌로 자금이 이체된다. 본 계약 체결 전 매수인 측 변호사는 등기 확인과 계약서 작성 지역 조사, 매도자의 부채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모든 결과를 자신의 의뢰인에게 보고해야 한다.선분양인 경우 건설사는 은행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사업 자금을 지원받아 공사를 진행한다. 따라서 선분양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와 같이 기초공사도 하기 전에 분양자를 모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약 건설사가 공사 중 파산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변호사를 통해 투자했던 자금 전부와 투자 기간의 금융 비용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영국에서는 선 분양 시 품질 보증 기간을 10년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기간만 놓고 볼 때 세계 최고 수준이다.영국에서 주택 임대 계약은 6개월~1년 단위로 체결하는 것이 관례다. 우리나라 유학생이 영국에서 임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에게 통장 잔액과 여권 복사본, 학생증, 학교 발급 공문, 소득명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입주 전 1~2개월치는 보증금으로 내야 하고 6개월치를 선납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영애 템스에스테이트 사장은 “영국 주택법상 입주자가 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계약 만료인 6개월 이전에는 강제 퇴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또 영국에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거주 시 파손된 가구 등 내부 물품에 대해서 세입자가 원상 복구해 놓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물품 수리비를 대신 집주인에게 지불해도 된다. 이 때문에 계약 전 지불한 보증금은 이사 시 주택 설비의 파손 및 분실 여부를 살피는 데 중요한 열쇠다.또한 세입자가 퇴거 전에 주민세(Council Tax) 등 각종 세금을 제때 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세입자가 이를 내지 않으면 각종 과징금을 집주인이 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이전 세입자 명의로 된 각종 세금 납부 여부를 관할 구청을 통해 확인한 뒤 임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영국 부동산 투자는 아직까지 자녀 유학이나 실수요용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미국 못지않게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은 투자자로선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부분이다. 영국 모기지 업체 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국 내 모기지 대출 기관들이 압류한 부동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증가했다. 이 단체는 영국 전체 모기지 대출 가구의 1%가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추정했다. 영국은 미국과 달리 집값을 대출할 때 소득수준, 신용도 등을 따져보지 않는다. 이는 자연스럽게 집값 거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의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62%로 미국(1.42%), 일본(1.36%), 독일(1.09%)보다 높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영국 금융중심지 캐너리워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