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고수의 신년 장세 진단과 투자 전략“1분기가 최고의 저가 매수 기회”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오가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남미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의 강력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의 긴축 가능성과 미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이 거론되면서 주가가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추세가 하향 쪽으로 전환됐다며 당분간 투자자들에게 관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08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란 구름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재야 주식 고수들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할까. 수십년간 산전수전 거치면서 ‘대박’과 ‘쪽박’을 경험했던 그들은 증시를 어떻고 보고 있으며 어떤 매매 전략을 취할까. 또 그들이 선호하는 업종과 종목은 어떤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하고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상황은 더 좋겠지만 연초 1~2개월은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무극선생(본명 이승조) 김태규(재테크 명리학자) 전익균(새빛인베스트먼트 대표) 선우선생(본명 남상용) 인천여우(본명 곽지문) 등 재야에서도 투자 내공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5인의 고수들은 대체로 “기술적으로 코스피지수가 등락과 하락을 거듭해 특정한 추세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국내 경제와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여전히 견조한 데다 베이징 올림픽이란 대형 호재가 있어 개인 투자자들은 상반기에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5인의 재야 고수들의 상당수는 또 “하반기에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하반기에는 이미 재료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 이후에는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무극선생은 이런 이유에서 1분기인 지금이 ‘길목 지키기’의 적기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서 길목 지키기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무극선생은 “이런 방법이야말로 정보와 자금 부족으로 고민하는 개미 투자자들에겐 최선의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동서고금의 숱한 전쟁을 조사해 보면 승리하는 자는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하고 길목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전략가들은 현저히 적은 수의 병사와 군량을 가지고도 적이 마땅히 움직이는 곳을 요새화한다”고 덧붙였다.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길목 지키기’의 유망주일까. “펀더멘털이 우량하고 시장 주도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 조정을 거치고 있어 가격 메리트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 종목들이다. 다만, 시장 상황이 다소 유동적이기 때문에 시장을 꾸준히 관찰하다가 수급 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일 때 재빨리 사들이는 것이 좋다”고 고수들은 충고했다.무극선생은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삼성증권 등을 사라고 추천했다. 그는 남북경협과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인한 금융시장 재편 등이 지속적인 테마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주도 지속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주는 SK에너지 한국가스공사 S-Oil GS 대우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독점적인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에너지 테마주여서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지난 2년간 철저히 소외됐던 SK텔레콤과 KT도 ‘화려한 귀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무극선생은 상반기 중에서도 5월까지 저점 매수에 치중하라고 권고했다. 이 기간 동안 돌발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주식 사들이기를 반복해 물량 모으기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저점 대비 목표를 정해 목표 단가에 오거나 60일 이동평균선 기준으로 이격률이 30% 이상 급등하면 물량의 50~70%를 매도하고 하락 시 재매수하는 등 감각적인 대응을 강조했다.주식시장을 명리학으로 풀어 재테크 전문 강사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태규 씨는 상반기 전망을 무극선생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의 상반기 주가 전망 수치는 1900~2600으로 재야 고수 5인 중에서 가장 높다. 하반기에 출렁이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매도가 적절하나 좀 더 관조하다 2008년 연말과 2009년 연초 주가가 다시 올라가면 이 시기에 고점 매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중국 관련주는 올 8월 올림픽까지 포트폴리오에서 유지할 생각이다. 증시 핵심 변수로는 국내 펀드 잔액 추이, 중국 경제, 미국 경기, 엔 캐리 자금 동향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김태규 씨의 추천주는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SKT 등이다.전익균 새빛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다소 보수적이다. 그는 상반기에 순환매 차원의 종목에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목표를 명확히 세워 놓은 뒤 매수 및 매도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코스피지수 2000~2200 부근에서 총 투자 금액의 50% 이상 넘지 않게 자산을 운용할 복안이다. 다만 외부 변수에 의해 급격한 조정이 올 경우 1700 이하에서는 우량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편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 너무 큰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분할 매수 및 매도 전략을 통해 이익 실현에 치중할 방침이다. 그의 추천주는 하이닉스(M&A 기대감·순환매) 현대자동차(실적호전·순환매) 대우증권(자통법 수혜주) 등이다.인천여우는 다른 고수들보다 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주식 시장의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3500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경기는 여전히 좋아지고 있고 투신사 등 자산운용사의 투자 여력이 더욱 확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그의 추천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증권주 등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LG필립스LCD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꼽았다.선우선생은 가장 보수적인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1750을 저점으로 2100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2008년은 작년보다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종목 간 차별화도 심화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시장 분위기가 당초 기대보다 강력하지 않는 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종목에 한정해 매매를 할 계획이다. 그가 꼽고 있는 유망주는 LG 태광 메리츠화재 등이다. LG는 LG전자 등 자회사들의 꾸준한 실적 증가로 인해 이익이 급격히 늘고 있고, 태광은 업황 호조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업종 내 다른 종목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보험 업종의 호황과 메리츠금융그룹 내 시너지 효과에 따른 수혜주라는 분석이다.무극선생상반기 주가: 1800~2400추천주: 현대건설 삼성증권 현대모비스김태규상반기 주가: 1900~2600추천주: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SKT전익균상반기 주가: 1650~2300추천주: 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대우증권선우선생상반기 주가: 1750~2100추천주: LG 태광 메리츠화재인천여우상반기 주가: 1800~2450추천주: 삼성전자 한화손해보험 LG필립스LCD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