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폐셜/ 전문가가 추천하는 작심 365 자산관리 플랜
[스폐셜]중장년은 재테크의 골든타임...자산 배분 신중해야
인생의 허리, 중장년의 재테크 플랜은 어떠해야 할까. 부모를 봉양하며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이른바 '낀 세대'의 자산관리 플랜은 더욱 치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X세대는 현재 586이 된 운동권 직후 세대로서 서태지 음악을 듣고, 1990년대가 종료되는 세기말적 감성에 흠뻑 취했던 세대다. 당시로서는 어쩌면 지금 MZ(밀레니얼+Z) 세대보다 더 개혁적이고 파격적인 패션과 트렌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가 시작되고도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 X세대는 어느덧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특히 부모의 노령화와 자녀(88만 원 세대) 사이 낀 X세대는 재무적인 부담과 고민이 누구보다 연령대이기도 하다.
조승빈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배분팀장은 “X세대의 재무 설계야말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스폐셜]중장년은 재테크의 골든타임...자산 배분 신중해야
X세대를 정의한다면.
"요즘 ‘MZ세대’가 연일 언론과 방송을 장악하고 있지만 알파벳으로 특정세대를 언급하기 시작한 원조는 단연 ‘X세대’라 할 수 있다. ‘X세대’는 1968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세대로 현재 40~50대가 주축이다. ‘X세대’ 이전의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와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마디로 정의할 용어를 찾지 못해 결국 X를 붙여 새로운 세대를 부르게 됐다."

X세대의 현재 상황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창조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X세대였지만 이제는 ‘은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월이 지나갔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은퇴뿐만 아니라 건강, 주택 구입, 자녀 교육 및 결혼, 부모 부양 등 현실적인 고민이 하나하나 더해지고 있는데, 대부분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민의 무게는 점점 커지고 있다.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여러 사건, 사고로 모아놓은 재산이 사라진다면 은퇴 이후의 삶은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규모와 상관없이, 자산과 부채가 아무리 복잡하게 얽혀 있더라도 X세대는 바로 지금부터 차분하게 재무 설계를 시행해야 한다. 현실로 다가오는 문제가 늘어나는 만큼 좀 더 구체적인 재무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재무 설계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현재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을 체크해보자. 부부의 경우 4억9000만 원, 혼자(싱글)일 경우 3억8000만 원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노후 준비는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금액의 기준은 재무관리사였던 윌리엄 벤젠이 제시한 ‘4% 법칙’을 활용한 것이다. 윌리엄 벤젠은 은퇴 시점에서 모인 자산의 4%로 연간 생활비를 충족할 수 있다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으로 4% 이상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1988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연금이 기록한 연평균 운용수익률이 6.27%였다는 점에서 4%의 수익률은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적정 생활비 수준을 설문조사 한 결과 부부 기준으로 256만 원, 개인 기준으로 173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적연금 기준 월평균 연금수령액이 부부는 119만 원, 개인은 67만 원이다. 부부 4억9000만 원, 개인 3억3000만 원의 금융자산으로 연 4%의 수익(금융소득에 대한 세금 15.4% 적용)을 거둘 경우 공적연금으로는 채우지 못한 적정 생활비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현재 금융 자산이 위에서 제시한 금액을 돌파했다면 위 금액까지는 노후자금으로 따로 관리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초과되는 부분은 자산 증대를 위해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국채만 보유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4%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기 어렵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국채만 보유하는 것보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최소한 10~20% 편입했을 때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안정성이 더 높아진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주식은 30~40% 수준으로 편입하고, 나머지는 채권 상품으로 구성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적정 생활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의 자금 수준을 넘어선 투자자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투자 상품으로 구성해보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최근 다양한 테마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장기 성장 테마에 대한 투자가 용이해졌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장기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전지, 메타버스, 기후변화와 관련된 상품에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투자 자산 배분 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나.
"투자 자산의 다각화도 중요하다. 차별화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투자 자산을 다양하게 보유할수록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여유자금이 많다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나 사모펀드를 통한 벤처기업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이와 같은 대체투자 상품의 경우 투자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의 규모가 만족스럽지 않은 투자자들의 경우 조급한 마음이 앞서겠지만 그럴수록 계획하에 차분히 자산을 늘려 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40대와 50대는 은퇴 시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연령대에 따라 투자 성향을 다르게 가져 가야 한다.
투자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과거 주식시장은 10년 정도의 주기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 주가지수는 고점 대비 50% 내외로 급락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 봉쇄 국면 당시 전 세계 주가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33% 수준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하락 국면에서 주가지수가 고점을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2000년 IT 버블 때는 고점을 회복하는데 5년 8개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5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로 금융 자산이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면 투자자금을 다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은퇴 시점이 임박한 50대는 노후자금을 확보할 때까지 투자자금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풍요로운 노후를 맞기 위해 자산 설계 외에 추가로 준비할 것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9년 노후 준비 진단지표 개선 및 노후 준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령층의 노후 준비 점수는 평균 67.5점이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건강 점수는 74.1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 67.3점, 재무 60.3점, 여가 59.6점으로 재무와 여가 관련 준비가 상당히 뒤쳐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어떻게 보내고 싶으냐는 질문에 취미활동이라고 답한 비중은 58.7%에 달했다. 취미는 단순히 여가시간을 보내는 차원을 넘어 정신건강과 대인관계 등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부터 젊은 세대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소통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갖는다면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의 주체로 활약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 노후자금을 위한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미활동의 개발은 풍요로운 노후 생활이 밑거름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글 정리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