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마시기에 부담 없는, 3만 원대 이하의 가성비 ‘갑’ 와인들.
[Liqour] 홈술의 시대
TOSTI 3%
맥주처럼 가볍고 편하게 즐기기 좋은 와인이다. 이름 그대로 알코올 도수가 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모스카토 와인으로 복숭아와 살구, 레몬 등 풍부한 과일 향을 필두로 아카시아 꽃 향을 머금었는데, 톡톡 튀는 스파클링이 입안 가득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격무로 지친 저녁, 우울한 기분을 달래는 데 제격일 듯. 케이크와 치즈 등 디저트류는 물론 초밥과의 궁합도 좋다.

SMILEY WINE CABERNET SAUVIGNON
보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스마일리 아이콘이 활짝 웃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인은 스마일리 아이콘을 만든 루프라니(Loufrani) 가문과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200년 넘게 와인을 생산하는 이카르드(Icard) 가문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2만 원대 와인치고는 매우 훌륭한 볼륨감과 균형감을 갖췄으며, 입안을 채우는 과일 향과 목 넘김 후 혀 끝에 살짝 남는 스파이시향이 압권이다.

DIABLO CABERNET SAUVIGNON
전 세계에서 1초에 2병씩 팔리는 레전드 와인이자 대표적 혼술 와인.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이 이처럼 사랑받는 건 다름 아닌 탄탄한 제품력 덕분이다. 산딸기와 자두의 맛, 세련되고 부드러운 타닌의 조화, 인상적인 긴 여운은 이 와인을 칠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와인 자리에 올려놓았다. 특히 최근에는 오직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도깨비 에디션’을 선보였는데,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담아낸 독특한 패키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IL PALAGIO MESSAGE IN A BOTTLE ROSSO
세계적인 가수 스팅이 운영하는 ‘일 팔라지오’ 와이너리에서 생산한다. 와인 맛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본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메시지 인 어 보틀(Message in a Bottle)’이라 이름 지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들어 새콤달콤한 체리향과 은은하게 퍼지는 스파이시한 여운이 일품인데 편안한 스타일로 한식과의 궁합도 기대 이상이다.

DUCA TARO PRIMITIVO DI MANDURIA DOP
‘두카 타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의 이름 끝에 붙은 ‘DOP’란 일종의 품질 보증 등급으로 정해진 규율에 따라 만든 와인임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믿을 만한 와인이라는 뜻이다. 붉은 과실 향 끝에 오크 숙성에서 비롯한 바닐라 향신료 향이 더해지는데, 프리미티보 품종의 풀 보디 와인이지만 텍스처가 부드러워 목 넘김은 가벼운 편이다. 2020년 빈티지 아시아 와인 트로피
(Asia Wine Trophy)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SECRET DE LUNÉS PINOT NOIR
프랑스 남부의 랑그독 지방은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다. 그중 ‘마스 드 륜’은 랑그독의 요람이라 불리는 ‘몽펠리에’에 위치한 해발 150m의 언덕에서 철저한 유기농 기법으로 와인을 양조한다. 이 와이너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시크레 드 륜 피노누아’는 붉은 과실향에 스모키한 향이 조화를 이뤘는데, 가격 대비 훌륭한 피노 누아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글 이승률 프리랜서|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