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BIZ / 핀테크 리더
예창완 카사 대표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자산관리 플랫폼 ‘카사’의 예창완 대표다.
예창완 대표는 거액의 대출 등 리스크 없이 누구나 적은 자본으로도 부동산으로 수익 창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카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크라우드펀딩을 응용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을 출시해 소자본 투자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회사명은 어떤 의미인가.
“회사명 카사(Kasa)는 여러 언어에서 따온 말이다. 스페인어 Casa는 집, 부동산이라는 뜻이고 터키, 폴란드 등에서는 ‘금고’라는 의미로 쓰인다. 일본어로는 ‘우산’이라는 뜻이어서 자산을 든든하게 지켜준다는 의미를 포괄했다. 무엇보다 받침이 없고 쉬운 표현으로 사명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인지하고자 했다.”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자산관리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DABS, 이하 댑스)’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상업용 부동산 지분을 쪼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댑스는 안전자산인 실물 부동산 기반의 디지털 자산 유동화증권(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의 약자다.
5000원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댑스는 세 가지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먼저 주식처럼 상호 거래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1년에 4번 지급되는 분기별 임대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고 수익자 총회를 통해 건물 매각이 결정되면 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다.”
부동산을 주식처럼 한다는 것은 다소 생소한데 어떻게 사업을 구상했나.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며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 관심을 가졌다. 유학을 했던 캘리포니아 지역은 자산 집중도가 높아 빈부격차가 큰데, 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우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창업을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보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옐로우독에서 투자심사역을 하면서 카사와 같은 회사가 있다면 투자하고 싶었지만 나타나지 않았고, 여기에 아쉬움을 느껴 직접 창업을 하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로 부동산 시장을 투명화하고 진입장벽이 매우 컸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투자는 어떻게 진행하는가.
“카사는 하나은행 특정금전신탁계좌 개설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개설한 하나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카사 예치금으로 입금하면 건물에 투자할 수 있다. 그리고 주식과 동일하게 투자자가 투자할 건물을 선택하고, 희망 댑스 구매 수와 매수 희망액을 입력하면 된다. 거래소 안에 물량이 있어야 거래가 체결된다. 판매 과정도 동일하다.”
카사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댑스 ‘거래소’인 카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상장 건물 선정부터 공모와 청약 관리, 상장 이후 증권 거래 및 수익 지급까지 모든 과정을 전문 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인증한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상장 신청 건물의 가치를 평가하고, 상장심의위원회를 거쳐 가치 적합성을 판단한다. 이후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 승인 절차를 거쳐 공모 청약을 시행한다. 또한 공모 건물의 신용보증과 건물 관리, 임대 운영 및 임대수익 관리 등은 신탁사와 협업한다.”
어떤 건물들이 투자 대상이 되며, 물건에 대한 매매가는 어떻게 산정하는가.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건물을 공모해 상장하고 있다. 우수한 장기 임차인을 보유해 예상 가능한 임대 배당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건물,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 등 프리미엄 입지 조건을 가진 건물을 위주로 상장해 왔다.
올해는 기존에 선보였던 오피스 빌딩 외 호텔이나 물류센터 등 다채로운 용도의 부동산도 상장할 계획이다. 건물 매각이 결정되면 공모 시점 감정평가액 대비 10% 이상의 금액으로 매수인을 결정한다.”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물건이 있었다면.
“카사 플랫폼에 상장한 4개 건물 모두 단기간 완판에 성공하며 흥행했다. 최근 상장한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는 공모 시작 14분 만에 조기 완판이 되며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또한 카사의 첫 매각 건물인 역삼 한국기술센터는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5450원까지 댑스 가격이 올랐다.”
빅데이터를 통해 투자 트렌드와 성향을 분석해본다면.
“연령별 투자자 비중은 20대 19.65%, 30대 34.01%, 40대 30.65%, 50대 13.52%, 60대 2.18%, 70대 이상 0.9%를 기록하고 있어 2030세대 투자자들의 비중이 과반수 이상이다. 나이대를 나눠서 얼마를 투자하는지, 얼마간 장기 투자를 하는지 등을 보고 있다. 그분들을 위해 좀 더 쉬운 거래를, 어떻게 유도할 수 있고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는지 고민한다.
댑스를 사고팔 때 플랫폼 거래 수수료 0.2%가 부과된다. 그리고 배당기준일 기준으로 댑스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임대 배당수익을 분기별로 지급한다. 건물 매각 시에는 댑스 보유량에 따라 매각차익을 차등 지급한다.” 건물의 수익증권 소유 시 세금 부담은.
“실제 부동산 소유권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닌 건물의 수익증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증권 거래 시 투자수익에 따른 소득세 이외의 부동산 보유 및 매매에 따른 세금 부담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댑스 매도 시 매매차익 15.4%의 소득세가 원천징수 된다. 임대 배당수익금에 대해서도 배당수익의 15.4% 소득세가 부과된다. 소득세는 세법에 따라 부과되며 정부의 조세 정책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2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근로소득금액 1억 원이 넘는 소득 적격자는 4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시장에 처음 서비스를 내놓고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서비스였기 때문에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다. 준비 초기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제도권하에서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해결한 뒤에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이며, 자사만의 마케팅 비결이 있다면.
“투자금을 안전하게 관리 받을 수 있느냐다. 투자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투자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고 운영되는 플랫폼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마케팅 포인트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카사는 투자자들의 예치금을 하나은행 특전금전신탁을 통해 관리하며 투자자들의 자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회사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손도 댈 수 없는 구조다. 유사시 투자자들은 하나은행을 통해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투명한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운용 정보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세차익-임대 배당수익-매각차익 세 가지로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고객 수와 영업이익 및 매출이 궁금하다.
“거래금액은 242억7000만 원 규모이며, 론칭 시점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2만5000명에서 2022년 3월 현재 32만 명을 기록하며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회원 수는 15만5000명으로 업계 1위다. 현재는 이익이나 매출보다 시장에 서비스를 안착시키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2021년 4분기 19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누적 투자 유치 총액은 약 400억 원을 기록했다. 투자금을 기반으로 서비스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와 회사 운영 계획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접근성을 높여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수익도 물론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에게 각인되고 싶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싱가포르 거래소를 오픈해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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