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공매의 세계3
"독학으로 배운 공매, 일과 재테크 병행 가능”
지난 2015년 지인을 통해 온비드를 알게 된 김영숙(가명, 55) 씨는 공매를 처음 접하게 됐다. 그 전에는 평범한 의료 전문직으로 종사하면서 공매는 물론 재테크에도 크게 관심이 없던 상태였다.
그는 “공매를 통해 재테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꾸준히 관심 물건들을 등록하고 실제로 구매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며 “처음부터 잘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제법 노하우가 쌓여 공매에 처음 도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공매 일기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통해 초보 공매자들에게 정보를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런 노하우의 바탕이 된 일기는 책을 낼 만큼의 알짜 정보들만 모아서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의료 전문직으로 일을 했으며 현재는 은퇴했다."

공매를 알게 된 계기를 설명해달라.
"정말 우연한 기회에 공매에 대해 알게 됐다.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6년 됐다. 지인이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비드라는 사이트를 소개해줬고 이를 통해 공매를 시작하게 됐다. 첫 공매에 도전한 것은 지난 2014년 한국수자원공사 사택 물건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 이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낙찰액은 어느 정도였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3평 사택 아파트를 낙찰 받았는데, 당시 입찰가의 10%인 2000만 원의 계약금이 필요했고 단독 입찰로 그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은행 대출의 도움을 일부 받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공매를 시작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물건 구입을 계기로 2016년부터는 공매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여러 물건을 모두 보는 것은 아니고 부동산만 주로 본다."

부동산만 보는 이유는.
"당시 원래 부동산 경매를 시작했었다. 경매는 입찰을 하기 위해서 직접 법원에 다녀와야 하고 작성해야 할 게 많아 일과 재테크를 병행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공매는 온비드를 통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직장에 앉아서 시공간 제약없이 편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다."

공매로 낙찰 물건들은 무엇이 있나.
"5건 정도 있다. 처음에는 아파트만 하다가 빌라, 오피스텔, 토지까지 하고 있다. 공매는 경매와 다르게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아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발품 대신 손품만 제대로 판다면 좋은 물건을 득템할 수 있다. 너무 비싼 물건은 부담이 있기 때문에 2000만~3000만 원 이하 가격대를 주로 보고 있다."

공매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수자원공사 사택 낙찰을 받고 나니 여윳돈이 800만 원에 불과했고 은행 대출도 생겼다. 이후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6년에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 3개 물건에 동시에 도전했는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두 거머쥐게 됐다.
아파트는 1억5600만 원에 낙찰 받았는데 1억 5500만 원에 전세를 놓아 100만 원만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 시세가 2억 원이니 큰 부담없이 성공한 사례로 삼을 만하다.
오피스텔 7840만 원에 낙찰을 받았고, 빌라는 4670만 원에 구매하게 됐다. 현재 두 물건에서 80만 원의 월세를 받고 있다. 다만 빌라의 경우 허름해서 세입자를 위한 수리비용이 별도로 들었다.
3개 물건에 대한 구입 비용을 동시에 마련하기 위해 2~6개월간 상당히 고생을 했다. 가용 자본이 800만 원에 불과해 대출을 적극 활용했다. 전문 상담사에게 컨설팅을 받아 아파트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해 대출 금리를 낮췄다. 당시 낙찰가의 80%, 감정가의 70% 정도 규모로 대출이 나왔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낮은 상품을 선택해 이후 여유 자금이 생기면 상환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도 있었다."

주택에서 토지로 투자 범위를 넓힌 이유는.
"주택의 경우 본인의 거주지 인근만 공매에 도전할 수 있는 제한이 있는데 토지는 그런 규제가 없다. 명절 연휴에 주로 토지 관광을 다닌다. 이른바 ‘임장 여행’이다. 이를 통해 시세, 주변 편의시설 등 인프라, 맛집 등 여러 정보를 얻는다. 견문도 넓히고 재테크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여행이어서 토지의 매력에 끌리고 있다. 생전 가볼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여행 지도가 온비드를 통해 펼쳐진다.
투자 방향 변경은 현재 부동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는 다주택자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억 원이 넘는 물건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특히 토지가 좋은 이유는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임차인 명도 이전이 힘든데 토지는 그런 게 없다."

공매의 장단점을 설명해달라.
"경매에 비해 공매는 자료가 부족한 편이다. 특히 낙찰자가 책임을 지는 부분이 많아 섣불리 도전하면 안 된다. 권리분석 등을 직접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임차인 정보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인데, 나중에 사고가 생길 경우 낙찰자가 감수해야 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
반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받을 때 무료라는 것이 가장 좋다. 경매에 비해 별도 법무사 비용 등 수수료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공매를 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건 그야말로 낭패다. 소도시에 194.7m2 규모 주택 공매를 알아봤는데 당시 감정가가 1억2000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실제 시세는 7000만 원에 불과했다. 경매는 주변 시세와 비슷하게 떨어지는데 공매는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해당 물건도 전부 구매한 것은 아니고 감정가보다 대단히 낮은 가격으로 지분의 40% 정도를 취득한 케이스다. 감정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큰 수익이 기대됐어야 하는데 감정가 자체가 워낙 높게 책정돼 실제 수익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공매는 어떻게 공부했나.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고 거의 독학으로 해결했다. 유튜브도 보고 관련 서적도 읽고 포털사이트도 참고했다. 여기서 얻은 지식들을 블로그를 통해 일기 형태로 정리했다. 돈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쉽게 배울 수도 있어야 한다. 특히 권리분석, 소송 등 법률적 지식은 꼭 갖춰야 한다. 판례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론만 풍부해서는 안 된다.
투자는 실전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도전정신과 배짱도 필요하다. 지식과 돈이 많아도 꼭 투자에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 물건을 낙찰 받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할 수 있는 자신감과 믿음이 있어야 한다. 경험도 중요하다. 제 경우에도 투자 기간은 짧지만 책을 낼 만큼 경험담이 많다."

공매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한 결정적인 한 방은.
"욕심 부리지 않고 하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을 해서 배워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부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에 작은 물건으로 일단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멘토가 있다면 더 좋다. 멘토가 온라인을 통한 학원 강의여도 좋다. 조언자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글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