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위해 연금 전반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공적연금이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개인의 은퇴 설계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윤 의원은 “공적연금은 개혁 지연, 사적연금은 지원 미흡이 현재 연금 시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연금의 경우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여전히 연금 준비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탓에 은퇴 설계가 미흡하다고 강조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39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적립금은 2055년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당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 19.4명에서 2050년에 93.1명으로 약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급여만 낮추고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아 소득대체율이 40%로 하락했다. 현재 9% 보험료율이 유지될 경우 20~30대의 연금부담율은 커지게 된다. 국민연금 고갈 이슈와 함께 올해 4대 공적연금(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사학연금)의 지출액 규모도 60조 원에 달한다. 적자보전액만 해도 8조7000억 원에 육박한다. 연금의 직역 간 개혁도 지체해 1995년생 기준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258만 원을 수령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는 52만 원을 수령하는 데 그친다.
윤 의원은 “공적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적연금의 비중을 높이는 연금 포트폴리오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적연금이 공적연금 보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디폴트 옵션 도입 등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하에 결정됐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 방식을 명시적으로 지정하지 않았을 경우 금융 회사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운용하게 하는 제도다.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여야에서 각각 대표 발의했는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실적배당형 외에 원리금보장형도 포함하는 내용을 발의했고,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그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개인연금에 대한 과감한 세제 지원 인센티브를 파격적으로 제시해 사적연금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창현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내 연금 전반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공적연금은 개혁이 지연된 상태이고, 사적연금은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의 국민연금 체계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 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을 계속 지급하려면 보험료율 급증으로 미래 세대가 과도한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공적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실행하기에 앞서 정책에 대한 수용 여부가 중요한데 현재로선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고령자들의 빈곤율도 40%대에 육박한다. 노후소득원으로서 연금의 역할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뿐 아니라 사적연금, 자본소득과 같은 사적이전소득 등의 공적연금 보완 기능도 약한 편이다. 노후 소득의 절반 이상을 근로소득에 의지하고 있다.”
현재 연금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금 수령자는 증가하는 반면, 연금을 납입하는 청년과 중·장년 인구는 줄어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노동인구가 납입하는 연금 규모는 갈수록 주는데 퇴직 후 받아가는 연금은 늘어나면서 국가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국가가 연금부분에서 1000조 원가량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적연금 개혁 시기가 늦어지면서 부작용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사적연금은 가입자 비율도 저조하고 상당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연금 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방치돼 있었고 연금 개혁이 하루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보는가.
“공적연금 개혁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사적연금으로의 유인이 필요하다. 퇴직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기보다 여전히 일시금을 받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여전히 사적연금에 대한 인식이 낮다. 이처럼 사적연금 가입자 비율이 낮은 것은 세제지원율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에 인센티브를 좀 더 파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적연금을 강화하는 형태의 연금 포트폴리오 개혁이 필요하다.”
디폴트 옵션의 운용 방법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포함시키도록 한 이유는.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취지는 펀드 등 운용 방법의 선택권을 넓혀 근로자의 노후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자 했다. 다만 퇴직연금 사업자가 디폴트 옵션의 운용 방법에 원리금 보장 방법을 포함시키도록 했는데 원금이 손실되면 수익률이 낮은 것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 제도 외에도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이 있나.
“세제 혜택이 중요한 가입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더 많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유인하려면 세제 지원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종신형 퇴직연금제도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금융당국 내에 연금과 보험정책을 총괄하는 연금보험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또 사적연금을 위한 제도적 개편 외에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공적연금 개편을 위해선 사회적 합의 도출과 ‘국민연금법’ 개정 등 입법 과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연금제도의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하신다면
“국민연금 지속가능성 제고와 노후 소득 보장 체계 구축이 시급한 만큼 1인 1국민연금 의무화와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주택연금 등 농지연금을 포함한 연금 개혁이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제도 개편안과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윤창현 의원은…
제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제21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기획위원
제20대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정책본부 부본부장
국민의힘 정책위 제1정책조정위원장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제7대 한국금융연구원장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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