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패션의 자존심이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란스미어(Lansmere)에서 골프웨어를 선보인다. 미리 만나보니, 역시 란스미어답다.
란스미어의 이름으로
골프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한국의 골프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골프 인구를 추월했을 정도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골프 인구는 564만 명으로 추정된다. 3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10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제 골프를 대중 스포츠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골프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패션 업계는 올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를 6조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 년 새 못 보던 골프웨어 브랜드가 부쩍 늘었다. 다양한 해외 골프웨어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선언했는가 하면, 신생 브랜드도 대거 탄생했다. 라이프 스타일 기자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었지만 최근 들어 조금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종종 기본도 안 된 옷들에 골프웨어라는 이름표를 붙인 것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매우 반가운 소식을 하나 들었다.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을 론칭한다는 소식이었다. 비단 기자뿐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있는 남자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희소식’이었다. 란스미어라면 절대로 허투루 만들리 없기 때문. 나아가 한국 골프웨어 시장의 ‘품격’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당시 제일모직)이 전개하는 란스미어는 이탈리아의 남성 브랜드인 ‘제냐’처럼 원단 제조로 시작됐다. 1991년 국내 최초로 120수의 원단을 개발했는가 하면,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170수의 ‘란스미어 220’을 출시해 세계 남성복 시장의 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다. 여기서 170수란 섬유 1g으로 만든 실의 길이가 170m라는 뜻으로, 수가 높을수록 실이 가늘고 섬세해 고급 원단으로 여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란스미어로 인해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와 영국보다 한발 앞선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런 란스미어가 슈트 브랜드로 재탄생한 것은 지난 2005년. 원료 구입부터 방적, 염색, 제직, 가공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고유 기술로 이루어내 110년 한국 슈트 역사에서 국내 기술로 완성시킨 명품 슈트 1호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롭게 선보인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은 과연 란스미어답다.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최상급의 캐시미어와 기능성을 더한 ‘테크-울(tech-wool)’ 등 최고급 소재만을 사용해 제작한다. 이뿐 아니라 그동안 테일러링(tailoring)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집대성해 라운드 시 가장 편한 움직임을 보장한다. 디자인에서는 란스미어답게 품격이 넘치면서도 젊은 감각으로 완성했다. 이른바 모던-클래식(modern-classic) 스타일이다. 거기에 이탈리안 클래식 스타일처럼 약간의 ‘위트’로 세련미를 더했다.
골프가 ‘신사의 스포츠’임을 고려했을 때 란스미어만큼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그동안 란스미어가 보여준 헤리티지를 생각해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데일리 혹은 위크엔드 룩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는 것. 그동안 남과 다른 골프웨어를 찾았다면 위시리스트(wish list) 가장 상단에 올려두고 고민해볼 만하다.
란스미어의 이름으로
interview
이현정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 디자인 총괄디렉터
“품격에 집중…이번 시즌은 ‘클래식’이 대세”

- 디자인 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골프웨어는 무엇보다 기능성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이 기능성에 ‘집착’해 운동복 같은 골프웨어를 만들어 왔어요. 로고를 가리면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스타일이 많았죠.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은 기능성을 바탕으로, 라운드 시 품격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란스미어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지금껏 볼 수 없던 럭셔리 하이엔드 골프웨어의 품격과 가치를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 골프웨어는 소재가 중요합니다.
“란스미어라는 브랜드의 격에 맞는 최고급 이탈리아 소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시미어 스웨터 시리즈’에는 이탈리아 최상급의 로로피아나 원사만을 사용했어요. 그 외에도 팬츠와 아우터 등 모든 옷에, 흔히 말하는 명품 브랜드가 쓰는 최고급 소재만 사용했습니다.”

- 골프웨어에도 유행이 존재합니다. 2022 FW는 어떤가요.
“올해 SS시즌에는 스트리트 감성의 골프웨어가 인기였어요. 하지만 이번 FW부터는 클래식 무드가 유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패션 업계 전반에 클래식이 트렌드로 돌아오고 있거든요.”

- 필드에서 멋쟁이로 보일 수 있는 팁을 주신다면요.
“국내 남성 골퍼들은 블랙이나 화이트, 그레이 등 모노톤을 즐겨 입더라고요. 하지만 필드에서만큼은 좀 더 과감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레드나 옐로 같은 원색을 입으시라는 건 아니에요. 가령 저희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의 경우는 최상급 소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라이트 베이지나 아이보리 등의 컬러를 주로 사용해요. 그린 위에서 훨씬 세련돼 보이지 않을까요? 장갑이나 모자, 넥워머 등 액세서리 컬러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멋쟁이로 보일 수 있는 팁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란스미어 골프 컬렉션이 보여줄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멋진 옷이라도 움직임이 불편하다면 골프웨어라고 할 수 없겠죠. 란스미어는 움직임을 고려한 소재와 실루엣에 대한 오랜 연구 및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18홀 내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옷을 선보일 것이라 자부합니다. 또한 필드에서는 누구나 젊어 보이고 싶어하잖아요. 하이엔드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되, 모던 클래식 감성에 위트를 주어 유니크함을 더하려고 합니다.”


글 이승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