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세상에 공개된 최초의 웹 생태계인 웹 1.0과 2000년대 중반 이후 웹 2.0 시대는 어느새 지나가고, 이제 웹 3.0이 화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최신 기술이자 개인 맞춤형 차세대 인터넷 환경으로 불리며,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NFT·블록체인 등도 웹 3.0 환경에 적합한 기술로 여겨지며, IT 생태계가 웹 3.0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웹 3.0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향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웹 3.0이 불러올 새로운 패러다임
디지털 자산의 팽창과 수축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리플Ripple 등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결제 플랫폼상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2021년 들어 비트코인의 가격은 2배 이상 급등했고, 이더리움의 경우 그 이상으로 폭등했다. 도지코인을 포함한 알트코인의 가격 상승과 거래량 급증은
더 말할 것도 없다. 2021년 4월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량은 661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2년은 달랐다. 대부분의 디지털 자산 가격은 급락했다. 코인의 경우 가격과 거래량이 최고점의 30~40% 수준까지 감소했다. NFT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극단적인 급등락 속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의견은 매우 다양하게 갈리고 있다.
‘혁신이다’, ‘미래 먹거리다’, ‘경제적 가치가 없다’ 등등 디지털 자산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디지털 자산이 등장한 배경에 대해서만큼은 대부분의 금융학자가 동의한다. 바로 변동성 높은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니즈다. 위험성은 크지만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시장으로 형성되다 보니 디지털 자산 시장은 팽창도 빨랐지만, 수축도 빠를 수밖에 없었다.

웹 3.0에 대한 올바른 이해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웹 3.0이 이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웹 3.0은 초기 인터넷인 웹 1.0, 상호작용이 가능한 웹 2.0에서 진화한 개념이다.

우리가 컴퓨터를 기반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나 이메일 등을 보는 것처럼 오직 정보 읽기에만 집중한 것이 웹 1.0이라면, 웹 2.0은 여기서 나아가 읽기와 쓰기Read-write가 가능한 시대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며,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웹 3.0은 어떻게 다를까?

웹 3.0 시대에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제약 없이 오픈형 네트워크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기본으로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하며, 내가 만든 콘텐츠를 NFT처럼 직접 소유하고 네트워크 내에서 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중앙 집중형 네트워크인 반면 웹 3.0은 블록체인과 분산 기술을 통한 개인 맞춤형 웹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자산은 차세대 IT 기술인 웹 3.0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자산은 차세대 IT 기술인 웹 3.0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웹 3.0이 웹 1.0과 웹 2.0을 거쳐 진화한 것은 분명하나, 우리가 몸소 그 변화의 차이를 느끼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웹 환경이 보다 지능화되고, 개인화된 맞춤형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웹 3.0은 단순히 한 가지 기술에 한정해 설명할 수 없다. 그러니 잘못된 프레이밍Framing에 현혹되지 않고, 웹 3.0이 구현된 구체적 사례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며 기다릴 필요가 있다. 올해 초 싸이월드가 메타버스 환경에 웹 3.0을 적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개발업체 코넌코리아와 협약을 맺은 것도 그 변화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구현된다면 도토리 대신 자체 가상 자산을 발행해 사용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웹 3.0은 연결이다
웹 3.0은 비전이자 목표다. 웹 3.0이 무엇인지는 이름 웹Web에 쓰여 있다. 바로 연결이다. 즉 더 진보한 형태의 연결이다. 2022년 현재 디지털 차원과 물리적 세계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패드 또는 PC와 같은 몇몇 통로단말기가 두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의 인터넷, 즉 웹 2.0의 경우 이러한 단말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기보다는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차원에 옮겨놓은 것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웹 3.0은 디지털 차원과 물리적 세계를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만들어내겠다는 비전이다.

웹 3.0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마주함에 있어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가 열린다는 국지적인 부분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웹 3.0은 매우 범용성 높은 기술 묶음이다. 종래의 인터넷 또한 새로운 산업만 개척한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 분야를 재편함으로써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연결의 중요성이 보편적임을 고려할 때 웹 3.0은 신산업뿐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거대한 물결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차별화된 연결에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웹 3.0이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라면 당연히 종래의 연결과 웹 3.0이 추구하는 연결은 차별화되어야 한다. 웹 3.0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적인 세상을 추구한다. 그리고 각각의 기술이 이를 달성하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구체적 예를 들면 IoT 또는 스마트시티는 수많은 일상 속 물리 개체를 컴퓨터로 만들어 디지털계와 이어지도록 만든다. 물리 개체는 디지털계가 물리계를 인지하는 센서가 되며, 빅데이터의 원천이 된다. 또한 디지털상에서 수많은 개체의 지휘하에 가능해진다.

메타버스나 VR·AR의 경우 아예 디지털 세계에 개체를 구현한다. 아무리 비정형화된 형태일지라도 디지털 세계에서 창작된 개체들은 결국 데이터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는 나머지 디지털계와 연결되기에 용이하다. IoT와 정반대의 솔루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통해 각 개체 간에 다중 연결망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장애가 생길 경우 네트워크 전체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지점을 없애고, 개체 간 직접 연결을 통해 다른 개체를 통하며 발생하는 중개 비용과 오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막중한 연산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한 개체로 집중시켜 네트워크 전체의 효율을 높인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 저장 능력,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AI의 구동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네트워크상 한 개의 개체만 가져도 모두의 생산성이 증대된다. 종합하자면 웹 3.0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웹 3.0을 구성하는 기술들의 차별화된, 맞춤형 연결에서 그 정답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 플랫폼 혁신 필요
웹 3.0은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의 패러다임적 변화를 위한 비전이다. 더 빠른 그리고 더 넓은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5G, AI, 스마트 기기, AR·VR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맞춤화, 분산화 그리고 전문화된 연결이 가능해지고 있다. 더 고도화된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웹 3.0이 분산화를 추구하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주목받는 이유다.
웹 3.0의 부상으로 중앙화 클라우드에서 분산형 클라우드로의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웹 3.0의 부상으로 중앙화 클라우드에서 분산형 클라우드로의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류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구축을 통해 화려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만약’이 존재한다. 일단 기술이 혁신적으로 충분히 발전해야 한다. 그 기술이 플랫폼의 혁신을 가져와야 하며, 거기에 더해 분산화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새로운 디지털 경제와 생태계가 만들어 질 것이다.

웹 3.0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그래서 웹 3.0이 추구하는 목표가 달성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새로운 변화가 가져다줄 색다른 경험을 기대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니까. 30년 뒤의 미래까지 앞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3~5년이라는 시계를 놓고 본다면 디지털 자산 시장은 웹 3.0이라는 비전과 그 구성 기술들과는 별개로 반드시 작동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글. 홍기훈(메타버스금융랩 소장)
출처. 미래에셋증권 매거진(바로가기_click)